소집에서의 또 다른 여행의 시작

새로운 인연을 만나다

by 고향여행자

여행을 다녀야 할 사람이 이렇게 소집지기가 되어서 답답하지는 않느냐는 질문을 받곤 한다. 솔직히 조금 답답하다. 날 좋을 때 무작정 걷는 걸 좋아하는데 전보다는 제약이 따르기 때문이다.


요 며칠 볕 좋은 날이 이어지면서 업무들을 처리하며 창밖 풍경만 바라봐야 하는 게 조금은 답답했다. 그런데 오늘 6시가 조금 넘어 소집을 방문해 준 사람 덕분에 답답함이 풀렸다.그녀는 명주동에서 자전거를 타고 소집까지 왔다고 한다. 더 감동이었다.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기도 하다. 개업식날 처음 만났을 때 이야기를 많이 나누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는데 오늘 그 아쉬움을 조금 풀 수 있었다.


그녀는 전시 중인 사진들 중 몇몇 사진을 호기심 있게 봐주었다. 그 사진들에 담긴 이야기들을 전하니 재밌어했다. 세심히 봐주고 이야기를 들어주는 그녀가 참 고마웠다. 커피 한 잔과 깨북 사장님이 선물해준 강냉이를 나눠 먹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그녀 역시 새 공간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어서 공간 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들에 서로 격하게 공감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렇게 종종 만나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소집 문을 연 지 8일째. 다양한 사람들이 소집을 찾아주셨지만 지인들을 제외하곤 새로운 사람과 이렇게 이야기를 길게 나눈 건 처음이었다. 아직은 서로가 낯설어서 그랬고 나 역시 더 다가가지 못한 노력 부족도 있었다. 하지만 오늘 그녀와의 대화는 자연스럽게 술술 이어졌다. 대화가 통하는 사람이란 걸 직감한 것 같다. 역시 난 대화가 통하는 사람을 만날 때 수다쟁이가 되는 것 같다. 그렇게 그녀는 소집이 맺어준 첫 새로운 인연이 되었다.


여행을 전보다 자유롭게 하진 못하지만 어쩌면 소집으로 여행 온 사람들과의 만남이 내게는 또 다른 여행이 되겠구나를 느끼는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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