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에 뭐가 들어있길래 이렇게 무거운 거야.
종종 내 가방을 들어보는
친구는 놀라곤 한다.
무거운 가방을 메고
걸음까지 빠른 나를 신기해한다.
때때로 내 가방이 불쌍하다고도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내 가방은 그랬다.
준비물을 꼬박꼬박 챙겨가는 아이.
사물함이 있어도
도난을 당한 트라우마로
마음 놓고 두지 못하는 아이였다.
그렇게 내 가방 안은 늘 꽉꽉 찼다.
그것이 습관이 되었다.
서른이 넘어서도 가방을 고를 때
디자인보단 실용성이다.
노트북이 들어가는
사이즈여야만 한다.
백팩을 선호한다.
가방이 무겁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무거운 걸 무겁게 느끼지 못한 채 산 거다.
무거운 게 당연한 채 살았다.
여행할 때를 생각하면
지금 무게는 축에도 끼지 못하니까.
누군가가 이야기를 해주고
다른 사람의 가방을 들어봐야
내 가방이 좀 무거운 거구나 생각한다.
그렇다고 가방의 무게를 덜어내진 못한다.
늘 무거운 채로 메고 다닌다.
얼마 전 읽은 기사가
내게 말을 건넸다.
가방이 무거운 건
불안한 심리 때문이라고.
가방의 무게는 불안의 무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