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의 단어, 지누아리 2

강릉 영진 해변, 한순복 해녀를 만나다 2편

by 고향여행자

한순복 해녀와 지누아리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릉엔 지누아리가 1등이지.


지누아리에 대한 자부심이 느껴졌다.


"영진에 지누아리가 제일 많이 나왔지. 민물과 바닷물 합이 됐던 곳에서 많이 났지. (그런데) 배 들어오는 축강. 항을 만들고 나니 민물과 바닷물 합이 되는 게 막히니까. 흡수가 안 되니까. 지누아리가 없어지더라고. 지누아리 돋는 바위가 하얗게 변하더라고. 백바위가 되더라고. (그곳엔) 지누아리를 보려 해도 볼 수가 없어. 뿌리가 죽었겠지."


지누아리를 찾는 여정 속에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것이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지점에 지누아리가 많았다는 이야기다. 과거형이 된 이야기가 되었다.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곳에 자라기도 하지만 바닷속 바위에도 자라는 지누아리. 그녀는 보통 바다에 들어가 지누아리를 채취하고 있다. 지누아리가 보통 어느 높이에서 자라는지, 얼마나 자라는지 물었다.


지누아리가 참 간사스러워.

지누아리가 간사스럽다고?. 그녀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보면서 의미를 짚어보기로 했다.


"높이는 관계없어요. 낮은 데도 있고, 깊은 데도 있고, 중간에도 있고. 나는 데는 대중없어요. 이렇게 붙어도 또 저긴 안 붙고. 다른 바위에 가서 붙는다고. 참 간사스러워.”


그녀가 느끼는 지누아리는 그러했다. 누구보다 여실히 지누아리를 잘 아는 그녀일 터.


"지누아리는 사시사철 나긴 해요. 한여름에는 크지를 않아요. 설 쇠고 나면 봄에 2-3월에 물이 뜨뜻해지면 크지 순간적으로 크지. 요새는 벌거지(벌레)가 많이 생겼더라고. 이 지누아리는 무대가 좋아야 반들반들하지. 벌거지가 안 달라붙어야 좋지. 벌거지가 붙으면 안 커. 옛날에 우리 몸에 이가 끼듯이 벌거지가 붙으면 잘 안 커. 물이 온도가 좋아야 지누아리가 크지. 지누아리가 참 간사스러워."


덕분에 몰랐던 지누아리를 한 뼘 더 알아가는 시간이다. 지누아리를 어떻게 채취하는지 궁금했다.


“바위가 잘 뜯기는 바위가 있고. 잘 안 뜯기는 바위가 있어. 잘 안 뜯기는 곳은 칼로 낫으로 베고 해야지. 안 그러면 안 뽑혀요. 지누아리가 그렇게 달라붙어 있다고.”


그렇게 채취해온 지누아리는 손질이 쉽지 않다고 한다.


(지누아리 작업하는 거) 보면
지누아리 비싸단 소리 못해요.
뜯어온 거 보면
저런 걸 어떻게 먹나 하지.


"도구가 하나잖아. 물건은 다 해 와야 하잖아. 지누아리도 뜯고 미역이고 골뱅이고 잡동사니니 엉망진창이지. 다 선별해야지. 물속에서도 풀 골라내서 담아내는데도 집에 가져오면 엉망이야. 다 손질해서 말리는데. 다듬을 때 아주 기절할 정도야.”


갓 뜯어온 생 지누아리를 본 경험도 없을뿐더러, 그것을 어떻게 작업하는지 금시초문인 우리였지만 그녀의 어조에서 고스란히 고단함을 느낄 수 있었다. 한 번 물에 들어가면 보통 3-4시간 물질을 한다. 때에 따라 바람 불고 하면 2시간. 물건을 못 해서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지누아리를 채취해 집으로 가져와 풀 고르고, 돌 골라내고 하다 보면 하루는 짧기만 하다. 그녀에게 그 하루를 꼭 함께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날을 기다려본다.


KakaoTalk_20200807_212305323.jpg 지누아리를 손질하고 말리는 과정에서 버려지는 것. 이를 모아놓은 대야를 보여주시는 한순복 해녀. (사진 : 고기은)


*한순복 해녀 선생님과 함께 나눈 지누아리 이야기는 3편에서 계속됩니다.

*글과 사진은 저작권이 있습니다. 무단 도용하지 마시길 바랍니다. 발견될 시, 법적 책임을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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