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고향여행자 Jan 30. 2021

우생마사

우牛2021, 아버지 소집지기의 전시회

아버지 소집지기,

고종환 작가님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한

우牛2021 사진 전시회가

어느덧 마지막 날을 앞두고 있습니다.     


아버지께선

자신이 태어난 신축년이 다시 돌아온 해를 맞아,  

'우생마사(牛生馬死)의 말씀을 새기며

전시회를 여셨습니다.      


홍수가 났을 때

말은 힘으로 물살을 거슬러 가려다 죽지만,

소는 물살에 몸을 맡기고

유유히 떠내려가 산다는

우생마사라는 말처럼

우직하고 차분하게

이 위기를 헤쳐나갔으면 하는

마음을 담아 열린 전시회였습니다.      


새해.

활기차게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던

1월은 여전히 마음을 움츠리게 합니다.

불안한 마음을 키우기도 합니다.


아버지의 사진 속에 담긴

소들의 모습,

말없이 건네는 그들의 위로가  

힘든 마음을 다독여줍니다.       


이번 달은 저보다

아버지가 소집을 지키시는 날이 많았는데요.  

오시는 한 분 한 분께

사진 이야기를 전하곤 하셨습니다.     


묵직한 울림을 준다는 분도 계셨고

좋은 기운을 얻어간다는 분도 계셨고

덕분에 새해 잘 풀릴 거 같다는 말씀을

남겨주기도 하셨습니다.

이런 전시를 열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까지.

모두 모두 큰 힘이 되기도 했습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의 인터뷰는

올 초에 강원도 G1 방송

강원매거진 세븐 프로그램에

출연하셔서 인터뷰하신 것이 있어서  

그 영상으로 대신하려 합니다.      

유튜브에서

소띠 고종환 작가 이야기 여행을

검색하면 나옵니다.       


예전에 소집 1주년 때 공개했던

“소집”  시를 이번 전시회에서 다시 전했는데요.

이 시를 전하면서

이번 전시회 이야기를 마무리하겠습니다.                     


꿈; 몽유원, 고종환 作


소집     


여행하는 네가

공간에 묶여서 괜찮을까

한 편의 우려가 있었고

이 또한 여행이라고  

한 편의 격려가 있었다

그 사이에서

소집의 문이 열렸다

소집지기가 되었다   

   


일곱 개의 기둥이

과거와 오늘을 잇는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서  

이야기가 쌓여 간다     

시간이 여물어간다     

채광창 너머로 마주하는  

하늘과 눈맞춤을 하고

꽃들과 바람의 붓칠로 그려진

오늘의 계절을 마주한다    


    

소의 외로운 뒷모습을

마주하던 벽은

우아한 작품과

입맞춤을 하는 벽이 되었다

오늘도 햇살과 다정하게 포옹한다   


   

더 멀리 멀리로 발걸음이 향하던 나는

더 가까이 가까이로

여행하는 발걸음을 배우고 있다

소집에서 소집으로            


- 고기은




앞으로도

소집지기들은

소집을 지키면서

뚜벅뚜벅 차분히 나아가겠습니다.     

모두 모두 안녕하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https://youtu.be/52fFbKl2HtM





매거진의 이전글 우2021, 고종환 사진전, 소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