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적 기록
예전, 역사 과목을 꽤나 좋아했다. 물론 중간고사와 기말고사에 나오는 문제 위주로 암기하고, 재미있게 공부했던 기억 있다. 따라서 나는 역사가 익숙한 과목이자, 자신 있는 과목이었다. 지금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역사책에 나오는 모든 연도를 외웠고, 주요 사건들을 암기했었다. 해당 연도를 이야기하면, 내가 외웠던 주요 사건들을 이야기했다. 학창 시절, 다양한 공부들이 아닌, 한정적인 과목만 공부했다면, 나는 적어도 역사 공부를 꾸준히 했었을 것 같다. 그만큼 역사는 재미있었던 과목으로 기억이 남는다.
이번 역사의 역사의 책을 읽게 된 경위를 설명하려다 보니, 진부한 서론이 길었다. 사실 책을 읽기로 한 결정적인 이유는, 회사의 KPI(고과 성과) 때문이었다. 그러나 회사의 KPI 핑계로, 그동안 미뤄두었던 책 읽기를 시작하고 싶었던 마음이 컸던 게 아녔을까? 전자 혹은 후자든 지난 계획했던, 목표보다 제법 괜찮은 짓이라, 스스로 생각하면 책 읽기 목표에 충실하겠다는 결심에, 유시민 작가의 역사의 역사는 좌절을 안겨 준, 어렵고 어려운 책이었다. 난 분명히 책을 다 읽었는데, 책 줄거리를 요약하려고 노트북에 앉은 나에게,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아 혼란의 시간이었다. 초등학교 시절, 자율 학습 시간에 탈무드를 1등으로 읽고, 선생님에게 확인받았던 그 시절, 선생님의 질문에 대답하지 못하는 28년 전의 내 모습이 떠오르는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글을 시작하였으니, 마무리는 지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결론은 역사의 역사책을 다시 한번 읽어 볼 예정이다. 제대로 된 줄거리 요약이 나올 때까지는 아니지만, 적어도 유시민 작가가 의도했던, 주장과 근거 그리고 사실들을 한 번쯤 이해하고, 거기에 내 의견을 덧붙여 내 의견을 만드리라. 요즘 회사를 다니면서 힘들어하는 나에게 가장 필요한 건, 타인의 생각과 긍정적으로 토론 및 토의하는 기술이 절실하다. 사실과 취향을 구분하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이다. 타인과 이야기할 때와 업무를 할 때, 취향과 사실을 구분하여, 주장하고 근거를 가지고 이야기해야 하는데, 이 부분이 나는 부족한 것 같다. 내 생각이 맞다고, 관철하는 나쁜 습관도 어느새 더 심해졌다. 입사와 동시에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모두가 자신의 이야기만 하는 사람들이 많은 환경 때문이었다. 그 사람들의 생각이 그리고 주장을 귀로는 많이 들었지만, 내 마음은 하나도 공감이 나지 않았던 이유가 무엇이었을까. 나 역시 내 이야기 내 취향만 이야기하는 사람 때문이었을 거다.
처음 후기는, 역사의 역사의 사실적 내용보다는, 얼마 남지 않은 기억과 느낌으로 후기를 작성하였고, 마무리하려고 한다. 두 번째 책을 읽고 다시 쓰는 후기는 감정보다는 줄거리 중심으로 후기를 작성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짧은 글을 마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