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라는 운동은 일전에 많이 언급했지만, 늙어 가는 나의 청춘의 아드레날린을 만드는 운동이다. 운동 후에 땀으로 흠뻑 젖은 나의 도복과 머리를 보면 내심 많이 뿌듯하고 자신감으로 보답했던 운동. 그렇지만 분명한 건 상대방을 제압하고 겨루는 운동임에는 틀림이 없다. 과유불급 운동 시작 전 항상 생각했다. 다치지 말고 재미있게 땀 흘리고 오자. 그날은 오랜만에 도장을 찾았던 날이다. 개인사와 휴가 기간이 겹치다 보니 오랜만에 도장을 나갔던 것이 화근이었을까 아니면 경쟁심과 욕심 때문이었을까. 상대방에게 계속 제압당하는 나 자신이 싫었던 것일까 그날은 넘어져도 계속 일어나서 대결하고 대결하였다. 넘어가는 건 문제가 되지 않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되지 라는 생각이 강했던 것 같고, 상대방을 제압해야겠다는 의욕이 많이 앞서던 그날. 나는 그날 왼쪽 쇄골이 부셔지는 충격을 받았다. 왼쪽 자세와 오른쪽 자세 싸움에서 상대방의 왼손보다 오른손을 제압을 해야 했었는데 잡기 싸움에서 계속 지고 말았다. 나의 왼손과 상대방의 오른손 잡기 싸움에서 진 것이다. 그러다 보니 잡히는 족족 기술에 걸려 넘어졌다, 그리고 오랜만에 왼쪽 자세와 겨루기를 하는 바람에 나의 머릿속에 전략이 떠오르지 않았다. 예를 들면 상대가 나의 깃을 잡는 것을 유도하다 상대가 나의 의중대로 들어올 때 상대 소매를 잡고 오른쪽 소매 꽂이를 해야겠다 거나 아니면 상대방 왼쪽으로 업어치기 모션 넣다가 오른쪽 반짝 업어치기가 들어간다거나 뭐 이런 나의 콤보가 너무나도 오른손 자세 선수 겨루기에 초점이 가있었던 것이 패배의 원인 중 하나라 생각한다. 그전에 잡기 싸움에서 우의를 내줬다. 같은 체급이라 당연히 상대방의 근력을 무시했던 것이 컸다. 나의 근력도 부족했고. 겨루기 중, 한 번 두 번 넘어가면 상대방의 기술을 보면서 의중을 파악하거나 나중을 위해 전략을 구상하는 연습을 해야 되는데, 그날은 화가 났다. 그래서 오기와 흥분이 나의 몸과 정신을 지배했다. 온몸에 힘을 주고 머리로는 흥분으로 가득 차 있는데 어떻게 상대방을 제압할 수 있을까? 어불성설이다. 그렇게 상대방에서 허벅다리를 걷어 차이다 함께 떨어지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머리가 나의 쇄골로 함께 떨어지면서 나의 쇄골은 댕강 부서져 버렸다. 너무나 흥분한 나머지 넘어지자마자 바로 일어나서 팔을 올리려 봤는데 팔이 제대로 올라가 지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결국 겨루기를 마무리하고 한동안 도장 구석에 앉아 있었다. 분명히 순간 근육통이겠거니 했다. 30분이 지나도 팔이 올라가 지지 않자 쇄골이 부서진 거 같다는 관장님의 의견에 바로 정형외과로 향했다. 엑스레이를 찍고 나의 엑스레이를 의사와 함께 보는 순간, 비전문가가 봐도 부서진 나의 쇄골이 보였다. 그렇게 그날 나의 쇄골이 부러졌고, 수술을 받기 위해 병원을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