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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Aug 13. 2021

[산하령] 지기애의 나라(9) - 대무&칠야를 파봅시다

중드 리뷰

※ 정말 엽백의보다 더 파편적인 정보밖에 없긴 하지만, 스핀오프를 완성시키겠다는 일념으로 한번 꾸려보겠습니다. 이 글은 정말 추측 100%예요. 혹시나 글 읽다가 헷갈리지 마시라고 대무=오계, 칠야=북연입니다. 대무, 칠야는 신분 혹은 호칭같은 느낌이고, 오계, 북연은 이름이에요.


일단 진왕의 형제들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사계산장에서 객행, 성령과 행복한 시간 보내던 자서가 진왕한테 다시 잡혀오죠. 그때 진왕과 자서의 대화로 추측해야 합니다. 윤행은 변방으로 가고, 청란은 자결하고, 북연은 독살당하고, 구소는 전사했다, 자서가 이렇게 얘기해요. 그러면서 지금 남은 형제가 누가 있느냐고 물어요. 그럼 진왕은 북연이 죽었다고 알고 있는데, 실상은 자서가 북연을 빼돌렸단 얘기죠. 그리고 북연을 빼돌려서 대무한테 맡긴 것 같아요. 그럼 대무는 북연보다 먼저 진왕의 그늘에서 벗어나 있었겠죠. 남강의 대무라고 일컫는 걸 보면, 남강에 먼저 가 있었던 것 같습니다.


대무가 저기 형제들 중에 언급되지는 않는데, 평안은장에 갔다 온 자서가 객행, 성령과 대화를 나눌 때 이렇게 얘기해요. 대무와 칠야 두 사람 모두 진왕에게 실망해서 떠났고,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고 하죠. 그리고 객행이가 그럼 왜 진작 대무를 찾아가지 않았냐고 묻자, 자서가 그때는 살 생각이 없었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해요. 물론 그때는 객행과 성령을 만나기 전이었으니 정말 살 생각이 없었겠죠. 근데 북연의 행방이 들킬까봐 남강에 찾아가지 않은 것 같아요. 자서는 자신이 진왕 혹은 천장에게 추격을 계속 받는다고 짐작하고 있었고, 진왕에게 행적이 들켜서 북연의 행적까지 알려지면 안되니깐 대무를 찾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럼 자서, 북연, 대무 이 세 사람은 어떻게 만났을까 짐작을 해볼게요. 진왕이 자서의 사촌형이니깐 자서도 왕족입니다.(객행이는 정말 사람보는 눈 있는 게 맞았어요.) 북연도 탁계왕족인데, 이쪽은 부족이 다르고 공훈을 세우고 진왕 아빠 쪽으로 편입된 것 같아요. 그럼 대무도 남강지역의 왕족 비스무리한 신분일 것 같아요. 근데 대무가 왜 자서, 북연이랑 같이 있었냐를 생각해보면 남강지역의 세력을 견제하려고 데려온 인질이었거나 사신 비슷한 위치였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저 진왕의 형제 명단에는 대무가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평안은장에서 대무와 칠야가 중원으로 온다고 하자 자서가 걱정하잖아요. 그때 평안이 아, 남강까지는 진왕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니 너무 걱정하지 마라고 해요. 아마 진왕 아빠 때는 남강세력까지 인질로 데려올 정도로 강성했는데, 진왕 아빠가 죽으면서 세력이 줄어들고, 대무는 남강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여튼 자서가 진왕에게 언급하며 나열하는 순서를 봐도 그렇고, 스토리상으로도 북연의 독살사건이 있고, 이후에 구소가 자서 구하려다가 전사했습니다. 자서는 형제들이 떠나고 죽고 이러는 걸 보면서 북연만은 살리려고 노력한 것 같아요. 그래서 진왕의 눈을 속여서 북연을 독살 당한 걸로 꾸미고, 남강으로 돌아간 대무에게 도움을 요청한 것 같아요. 자서가 대무에게 기관작 기술을 전수했다고 하니 두 사람도 이 정도 부탁은 할 수 있는 사이겠죠. 그래서 칠야가 나는 자서한테 목숨을 빚졌다, 자서가 없었으면 지금의 오계와 나도 없다,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북연은 구했는데, 이후에 일이 꼬여서 구소가 죽은 거죠. 그 이후에는 우리 모두 알다시피 자서 삶의 의욕을 잃고 스스로 칠규삼추정 박고 기타등등의 일이 벌어집니다. 저 형제들 중에 유일하게 자서가 살려낸 사람인데, 자신이 죽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북연의 행적은 숨기고 싶었을 것 같아요.


북연이 어릴 때는 자서가 그렇지 않았는데, 크고는 나에게 도움을 청하지 않는다, 옛날 일처럼 아득하다, 이렇게 말하는데 아마도 북연을 보호하려고 그랬겠죠. 이게 왜 그런가하면, 막상 재회하고 나서는 자서가 항상 뒷일을 칠야한테 부탁해요. 객행이 시신 발견하고 아상과 위녕을 만났을 때도, 칠야 따라서 남강으로 가라, 내 제자들도 의탁해라, 이렇게 얘기를 하거든요. 아마도 자서한테는 심정적으로 북연이 대무보다 가까운 사람인 것 같아요. 위기 상황에서는 칠야부터 찾습니다. 그러하기에 북연을 보호하려고 더 냉담하게 대했던 것 같아요.


그럼 어째서 은근히 대무와 칠야 사이에 지기의 향기가 나는 걸까를 짐작해봐야겠죠. 자, 산하령의 세계관 속에서 자서와 객행이는 어릴 적 사제관계였어요. 그리고 일단 로맨스든 BL이든 어릴 적 인연이 있어야 뭐든 싹트더라구요.(여중, 여고 나온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나.) 아마도 그냥 지금 모습을 봐도 미남자이고 온화한 성격으로 보이는 북연이 타향살이하는 대무에게 마음을 썼을 것 같아요. 여튼 자신은 조상대부터 진왕 세력쪽에 있었으니 이쪽 풍습이나 지리나 먹거리를 잘 알았겠죠. 니네 고향은 어때? 이렇게 물으면서, 이쪽 지역 풍습도 가르쳐주고, 풍광 좋은데도 데리고 가고, 맛있는 것도 건네고 이랬겠죠. 그럼 대무는 지금처럼 세상 진지한 표정으로 얘는 대체 뭘까, 이러면서 또 같이 하자는 대로 했을 것 같아요.


자서가 진왕 밑으로 들어간 게 16살 때니, 다 고만고만한 청소년들이었겠죠. 근데 진왕 아빠가 죽고 세력관계가 변동을 일으키며, 진왕을 위해 일하던 대무도 염증을 느끼고 남강으로 돌아갔을 것 같아요. 그리고 북연 독살사건이 있기까지 세월이 꽤 흘렀겠죠. 그동안 대무는 남강에서 의술도 익히고, 무슨 주술 같은 것도 습득하고, 오계에서 남강의 대무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자서가 북연을 대무한테 맡기면서 다시 재회한 것 같아요. 그 이후에는 뭐 알아서들 했겠죠. 여느 지기들처럼요.


다만 평안은장에서 평안의 대사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요. 자서가 니네 주인(칠야)은 어쩌다가 돈 다루는 일을 하는 거냐고 묻자, 사실은 대무를 위해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한다, 뭐 이런 식으로 답합니다. 대무가 남강지역에서 어느 위치에 어떤 역할인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일촌상사의 문사연처럼 정보를 수집하고 다루는 산수도 같은 곳의 종주인 것 같아요. 칠야는 평안은장을 운영하며 그의 일을 돕는 것 같구요. 평안은장이 여러 지역에 분포되어 있는 건 정보수집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서겠죠. 일촌상사에서도 보면 장사하는 사람들의 손을 통해서 산수도로 정보가 들어오거든요. 여튼 두 사람은 사실상 사업파트너인 것 같아요.


그래서 아상이 사랑의 도피 얘기할 때, 북연이 대무를 바라보면서 남강사람처럼 좋은 사람을 잘도 찾았구나 이러고, 대무는 씩 웃는 것 같아요. 진왕 때문에 칠야라는 신분을 드러낼 수 없어서기도 하겠지만, 어쨌든 칠야라는 존귀한 신분인 자신이 대무를 위해 일하고 있으니까요. 지기이자 사업파트너다 보니 그냥 두 사람이 세트로 다녀도 자연스러운 것 같아요. 그래서 대무가 자서 치료한다고 나섰을 때, 북연도 위험부담을 안고서라도 따라나선 거겠죠. 그리고 조경 복수 마치고 다 같이 둘러앉아 술상 차렸을 때 자서가 객행이한테 왜 자신한테 숨겼냐고 뭐라고 해요. 그때 심신이랑 대무랑 우르르 일어나서 변호합니다. 그때도 보면 북연이 대무 소매 잡아당겨서 앉혀요. 이렇게 아주 깨알같이 저 두 사람도 지기라고 숨겨놓은 것 같아요.


아상과 위녕의 무덤 앞에서 자서의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눈치 챈 대무가 자서의 맥을 짚어보고는 침묵해요. 더 이상 손쓸 방도가 없다는 걸 아는거죠. 그런데 북연은 현실부정하며 방도를 찾고자 합니다. 그리고 그때 대무를 바라보며 야, 어떻게든 해봐, 이런 뉘앙스예요. 생각해보면 그 단약도 대무가 만든거죠. 뭔가 두 사람의 관계성을 짧게나마 보여준 느낌이었어요. 칠야가 일 벌여놓으면 대무가 묵묵히 처리하는 느낌?


여튼 대무와 칠야 두 사람은 마지막까지 자서를 돕고, 객행이도 지키려고 노력합니다. 엽선배가 이 사단난 거 알고 쫓아왔을 때, 대무가 자서가 죽는 거 알면 객행도 죽는다, 이건 온공자를 헤치는 거라고 말리죠. 오랜 세월을 돌아 다시 만난 친구가 죽기 전에 한 부탁이니 그들 나름대로 애쓰는 것 같아요. 막판에 등장인물 늘었다고 투덜댔는데, 꼭 필요한 인물들이었습니다.


이 또한 없는 파편들 긁어모아 처음부터 끝까지 추측으로 거의 창작한 느낌이긴 한데, 그냥 재미로 봐주세요. 이만 마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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