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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Aug 17. 2021

최근 보고 있는 드라마들

중드 리뷰

니시아적영요


24회까지 감상했어요. 이 드라마 참 희한합니다. 개인적으로 현대극 특히 로맨스는 중반을 넘어서면 흥미를 잃는 편인데, 이 드라마는 중반을 넘어서면서 더 재밌어요. 처음에는 게임 이야기도 잘 모르겠고, 그저 디리러바와 양양 보는 재미로 봤는데 어느 순간 두 캐릭터의 감정선이 차곡차곡 쌓였더라구요. 그리고 게임 대회 끝나갈 때쯤부터 재미가 확 올라간 것 같아요.


그리고 팀전으로 게임하는 걸 경기 형태로 보다보니, 게임을 같이 하다보면 뭔가 생사고락을 함께 한 전우애 같은 게 생길 것 같더라구요. 고전에서는 서로 목숨 걸고 구해주고 같이 싸우고 이런 설정을 보여줄 수 있는데, 현대극에서는 게임의 형태로 보여줄 수도 있겠구나 느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게임 대회 끝나가는 시점부터 우도의 감정선이 확 다가오면서 그 이후에도 차곡차곡 쌓입니다. 이상과 현실 사이의 갈등, 가족을 돌볼 수 없는 자책감, 병을 얻은 선배 등등 우도를 둘러싼 상황을 찬찬히 보여주다가 결국 결단을 내리고 징징을 밀어냅니다. 그 선택도 꽤 설득력 있었어요.


그리고 이후에 후회, 미련, 징징을 다시 되찾기 위한 과정까지 찬찬히 보여주는데 이 부분도 이상하게 궁상맞거나 질척임 없이 설득력 있었습니다. 이게 다 양양이 연기해서 그렇다고 해도 할 말은 없는데, 이야기 전개나 캐릭터적으로도 그랬던 것 같아요. 물론 게임이 가니 우주항공이 오는구나 이런 느낌으로 겁을 겪는 것 같긴 했는데, 그래도 우주항공은 우도의 꿈이자 현실과 맞닿아 있으니 견딜 만 했습니다. 그리고 결국 두 사람이 다시 만나는데 그 이후부터는 정말 노래방에 같이 있던 여자고교동창생들, 아침 사들고 온 샤오주의 표정으로 보게 됐어요.


사실 중드 고전을 보는 이유가 혐생을 잊고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어서인데, 뭔가 현대극은 그런 느낌이 덜해서 빠져서 보지는 못했던 것 같아요. 근데 너무 예쁘고 사회생활 잘하고 자신만만한 여주와 너무 잘 생기고 똑똑하고 역시나 자신감 있는 남주가 연애하는 이야기다보니 이 또한 비현실적으로 느껴지며 현실을 잊게 되는 효과가 있더라구요. 가끔 디리러바는 2D 캐릭터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귀엽고 예뻤습니다.


그리고 문득 깨달았는데, 이 드라마는 주인공 둘 모두에게 가족 트라우마가 없어요. 보통 로맨스에서 남주에게는 정서적으로 가족 트라우마가 있고, 여주에게는 배경적으로 가족 환경이 어려운 경우가 많은데, 이 드라마는 두 가족 모두 건강합니다. 물론 우도가 엄마 아플 때 돌볼 수 없어 괴로워하긴 했지만, 엄마는 우도의 꿈을 지지하고 아빠는 발언권조차 없는 것 같아요. 그리고 정정은 부모님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사랑받고, 일하는 스텝들과 관계도 좋고, 오래된 고교 친구도 있어요. 이렇게 주인공 캐릭터 본인과 주변인물, 환경 등이 꼬인 것 없는 드라마도 진짜 오랜만인 것 같아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캐릭터와 배우를 구분해서 볼 수 있을 정도로 딱히 cp를 파는 사람도 아닌데, 얘네들은 그냥 사귀고 결혼했으면 싶더라구요;; 너무 잘 어울려!! 그런 것도 아니고, 징징과 우도라는 비현실적이면서도 현실적인 커플이 현생에서도 진짜 있었으면 좋겠다 뭐 이런 마음이랄까요. 어찌보면 연예계나 우주항공이나 우리의 일상과는 너무 동떨어진 세계라 오히려 고전 보듯 빠져서 보게 되는 것 같아요. 아마도 끝까지 재밌게 보게 되지 싶어요.


원래아흔애니


13회까지 감상했어요. 시놉만 봤을 때는 그닥 땡기는 드라마가 아니었는데, 중드카페에 심심찮게 추천글이 올라와서 보게 됐어요. 그리고 홀딱 빠졌습니다. 장애를 가진 남주가 나오는데 딱히 비애감이 느껴지지 않고 상큼한 스토리 진행과 서정적인 분위기가 느껴지는 드라마였어요. 전체적으로 잔잔한 느낌인데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더라구요.


무엇보다 여주 캐릭터가 넘나 호감입니다. 첫눈에 반한 거에 비하면 너의 장애 따위 고려대상도 안 된다, 하물며 너에게 인격장애가 있다하더라도 나의 전문지식으로 너를 공략하겠다, 이런 자세라니 넘나 사랑스럽잖아요. 그리고 이 드라마는 만붕 배우의 연기가 그냥 서사입니다. 여주가 어떻게 남주에게 반하고 다가가는지만 지켜봐도 드라마의 팔할 이상은 따라가는 느낌이에요. 물론 남주의 깎아 놓은 듯한 얼굴과 표정, 연기도 훌륭합니다.


니시아적영요가 남주 우도의 감정선에 초점이 맞춰져있다면, 원래아흔애니는 여주 상무언에게 맞춰져있는 느낌이에요. 두 드라마 모두 중드카페의 인기작이라 적당히 스포 밟아가며 보고 있는데, 원래아흔애니는 후반부에 드라마 분위기가 바뀌는 것 같더라구요. 중반을 넘어가면서 슬슬 그런 기미가 느껴지긴 해요.


그리고 첫눈에 반해서 점점 다가가던 초반의 분위기와 달리 두 사람의 상황도 좀 달라졌죠. 아무래도 만나는 사람과 생활공간이 한정적인 소염금과 달리, 상무언은 학교, 라디오국, 가족 등 관계된 사람과 환경들이 많고 그로 인해 염금이 불안해하는 게 느껴졌어요. 그래서 결혼 이야기도 먼저 꺼내는 것 같고. 근데 그러기엔 염금이네 집안이 또 복잡하잖아요. 에효.


그래도 초중반까지 명장면이 우수수 쏟아지죠. 청각과 후각이 예민해 사람이 많거나 냄새 강한 곳은 피하는 연금이 무언의 요구에 따라 KFC에 따라가 마주보며 앉아 있는 장면, 음치 무언의 노래에 인상 쓰는 연금과 전혀 자각 없이 반주하라 재촉하는 무언, 비오는 날 염금과 우산을 쓴 무언이 그 옆에서 가만히 눈을 감는 장면, 그리곤 잎사귀 하나를 떼어 염금의 손에 쥐어주는 무언과 그 잎사귀의 가장자리를 손으로 만져보는 염금, 애기들 쪼로미 앉아 있는데 마지막에 가서 연금이 머리 쓰다듬어 주길 기다리는 무언 등등 다 쓸 수가 없을 지경입니다.


후반부에는 둘의 관계가 어떻게 변하고 스토리가 진행되는지 지켜보게 될 것 같아요.


여군가


6회까지 감상했어요. 고퀄의 한글자막으로 보고 있는데도 드라마가 좀 어렵게 느껴졌습니다. 이게 산하령 본방 달리면서 기운을 빼서 그런지 그 이후에 본 천고결진, 여군가 등 고전이 좀 어렵게 느껴지네요. 그래서 역사를 기반으로 한 드라마라고 해서 그냥 역사를 찾아서 자체적으로 스포를 당했습니다.


그리고 찾아보니 이 시대배경이 딱 어사소오작 전 시대의 이야기더라구요. 어사소오작이 당나라 선종 때를 배경으로 한다면, 여군가는 문종-무종시기를 배경으로 합니다. 어사소오작은 시대배경만 실제고 주인공들은 다 가상인물이었는데, 여군가는 나라 및 캐릭터 이름을 바꾸긴 했지만 주인공이 실존인물입니다. 물론 여주는 가상인물이겠죠. 그래서 이 시대배경 때문에 흥미도가 올랐어요.


성의 배우는 요염 섹시미 뿜뿜하고, 왠지 모르게 어려 보여요. 장여희 배우는 그 서구적인 마스크도 눈에 익었는지 고전에서도 예뻐 보입니다. 선로 배우는 진정령의 염리사저 이후 주요배역으로 진짜 오랜만에 만나는데, 냉미녀 기운 뿜뿜합니다. 스토리는 아직 초반이라 좀 더 쌓여봐야 알 것 같아요.


암격리적비밀


5회까지 감상했어요. 어쩌다가 중드 학원물에 빠져 우리의 청춘시대, 박하지하, 8분종적온난까지 내리 보고, 이제는 찾아서 보고 있는데요. 이 드라마도 중드카페의 추천으로 보게 됐어요. 그리고 1회를 보고 유잼의 기운이 솔솔 느껴졌습니다.


스토리는 학원물의 전형이에요. 일단 주인공 중 누군가 전학을 와요. 근데 알고보면 거기에 어릴 적 인연이 있었던 또 다른 주인공이 있는 거죠. 이 드라마에서는 전자가 여주고, 후자가 남주입니다. 여주는 새로운 학교생활에 적응도 해야 하고, 학업을 따라가기도 힘들어요. 근데 짜잔 남주가 짝궁으로 등장해 이것저것 도와주죠. 그리고 이 드라마의 남주는 멜로눈깔+츤데레+공부의신입니다. 그리고 성격이 뭐랄까 좀 무덤덤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래서 여주에게 끌리는 마음도 설레는 마음도 굉장히 절제되어 표현되는데 그게 또 다 느껴집니다. 신기할 노릇.


여주는 8분종적온난 여주처럼 자존감이 낮지도, 그렇다고 박하지하 여주처럼 자신을 꾸미지도, 우리의 청춘시대 여주처럼 천진난만하지도 않아요. 저 모든 걸 조금씩 다 가지고 있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요. 뭔가 현실적이면서 입체적이라는 말입니다. 초반에 남주의 친구가 여주보고 목석이라고 하는데, 사실 좀 그래요. 그런데 점차 남주에게 설레면서 살짝살짝 웃는데 그게 너무 귀여워요. 이 변화가 병아리눈물만큼씩 이루어지는데 그게 또 다 느껴집니다.


그리고 어찌보면 연적이라 할 수 있는 여인과도 어물쩍 친구가 되고, 그거 땜에 친구들과도 틀어지는데 아등바등 문제를 해결하려하지도 않아요. 스스로가 우유부단하다고 느끼면서도 어찌할 방도를 몰라 손 놓고 있는 그 청소년기의 감성을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여튼 학창시절의 이야기 진행속도가 빠르고, 몇분 컷 사이에 한 학기가 지나갑니다. 대학시절 이야기까지 나올 것 같으니 기대 중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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