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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Aug 28. 2021

[암격리적비밀] 너의 세계로 가는 법

중드 리뷰

※ 16회까지 봤어요. 


저는 중국플랫폼 유료이용자가 아니라서 정말정말 느린 속도로 드라마를 봅니다. 무료방영분 풀리는 속도로 보거나 은혜로운 자막러님들이 자막제작 해주시는 속도로 봐요. 암격리적비밀도 정말 매회 손이 근질거렸지만, 그저 저우스위에 눈빛이나 한 번 더 보자, 이런 생각으로 버티고 버텼는데, 아, 16회에서 결국 또 리뷰를 쓰게 되네요.


저우스위에와 딩시엔의 고교시절이 끝났습니다. 저우스위에는 일찌감치 화칭대학 입학을 확정짓고, 딩시엔은 고3 시절을 보내지요. 그런데 시험 당일 날 실력발휘를 제대로 못해요. 그래서 재수를 하기로 결정합니다. 사실상 두 사람에겐 고3+재수까지 2년이라는 격차가 생겼습니다. 저우스위에를 너무 따라가고 싶지만, 그게 너무 벅찬 딩시엔의 마음이 너무 느껴져서 아프고 아팠습니다. 그리고 그걸 하필 저우스위에가 듣지요.


사실 저 시절을 이미 다 지나고, 이제는 나도 점점 꼰대가 되어 가고 있구나, 싶은 나이까지 온 사람이 보기에 딩시엔의 저 발버둥이 좀 안쓰러웠어요. 두 사람이 어떤 형태로든 함께 할 수 있다는 확신만 있다면 저런 방식을 고집하는 게 맞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근데 또 생각해보면 굳이 연인 관계가 아닌 친구, 하물며 가족이라 하더라도 생활반경이 달라지고 속한 세계가 달라지면 차차 멀어지니깐 저리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을 이해 못할 것도 아니었어요.


그치만 그냥 언니(이모라고 해야하나;;) 된 마음으로는 딩시엔, 니가 원하는 공부를 하고 니가 원하는 삶을 사는 건 어때? 그래도 저우스위에는 어떤 형태로든 너와 함께 할 수 있어, 라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사실 이런 고민은 저우스위에의 고민이기도 해요. 딩시엔이 중요한 결정을 함에 있어 자신을 우선에 두는 게 안타까운 스위에죠. 그리고 두 사람 사이의 이런 갈등(?)은 더 예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고교시절 문과, 이과를 택할 때, 저우스위에가 말해요. 니가 문과를 택해도 나는 너를 응원할거야. 그러나 딩시엔은 고심 끝에 이과를 택해요. 그리고 이것은 순전히 저의 궁예인데, 당시 담임이 스위에를 혼내고 있던 건, 딩시엔이 문과를 택할 거라 짐작하고 스위에도 문과를 택해서 그러지 않았을까 싶어요. 여튼 그렇게 두 사람은 함께 이과에 남습니다. 그리고 이 드라마의 수많은 장점 중 하나인 일상의 실낱같은 순간을 잡아내는 대본, 연출, 연기로 차츰차츰 두 사람이 시간과 감정을 쌓아가는 걸 보여줍니다.


만약 저 궁예가 맞다면, 저우스위에는 딩시엔을 위해 자신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포기하고 딩시엔을 우선으로 하는 결정을 한 거죠. 그런데 딩시엔의 선택으로 인해 그 기회를 놓쳤어요. 그리고 자연스럽게 시간이 쌓여갑니다. 이과에서 열심히 노력해서 딩시엔의 성적도 오르지요. 아마 저우스위에가 옆에서 보기에도 노력하는 딩시엔이 예뻐 보이고 대견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자신은 이미 화칭으로 가기로 정해져 있어요. 자연스럽게 너도 화칭으로 오는 건 어때?라고 묻습니다. 무엇보다 딩시엔과 헤어지기 싫으니까요. 근데 그 물음이 이후의 딩시엔의 모든 결정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거라고까지는 생각 못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우리도 알다시피 딩시엔이 좀 뚱하고 힘든 걸 내색 안 하는 면이 많잖아요. 극 초반에 저우스위에가 몇 번이나 말하죠. 뭐 땜에 그러냐? 뭐가 힘드냐? 니가 말을 해야 알지. 그래서 딩시엔이 자신을 쫓아오기 위해 저 정도까지 힘들어한다는 걸 몰랐던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사실을 대면하고 약간 상처 아닌 상처, 충격 아닌 충격을 받았을 것 같아요. (타고난 천재는 노력형 인재의 고통을 짐작할 수 없달까요;;)


저 맘에 더해 집안에 안 좋은 일도 벌어지고, 자신의 상황도 안 좋아졌으니, 딩시엔을 밀어냅니다. 무엇보다 '너 왜 좋아하지 않는 컴퓨터공학과 왔어?' 물을 때는 저우스위에 맘도 무너지고, 내 맘도 무너지고ㅜㅜ 딩시엔이 눈앞에서 해맑게 웃으며 '내 선택은 간단해' 이럴 때, 조용히 그래도 너를 우선해야지 읊조렸는데, 그 말을 그대로 저우스위에가 딩시엔에게 합니다.


고교시절부터 화칭에 오기까지 2년의 격차를 아등바등 저우스위에를 쫓았을 딩시엔. 그리고 이제는 연구팀에 들고 출국도 함께 하겠다니, 앞으로 딩시엔이 또 어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고 아등바등할지 걱정부터 되겠죠. 너 애니메이션 동아리는?부터 묻잖아요ㅜㅜ


남녀주인공이 함께 하겠다는데도 맘 아픈 드라마는 또 처음이에요. 그리고 그게 고교 때부터 켜켜이 쌓아온 시간과 감정들로 인한 것이라, 드라마를 보며 느껴지는 감상을 말로 다 하기가 힘들어요. (그래놓고 많이 썼네요;;) 여튼 앞으로의 회차들도 기대하며 소중히 기다립니다.


마지막은 웨이보에서 올려준 고교시절 감성샷으로..

출처 : 암격리적비밀 웨이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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