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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Oct 01. 2021

[종극필기] 캐릭터쇼 판타지 무협 어드벤처

중드 리뷰


※ 종극필기의 스포 및 도묘필기 세계관에 대한 파편적인 내용들도 들어갈 예정입니다.(물론 뇌피셜이 대부분이에요;;)


저는 본디 정통 무협에 로맨스가 가미된 작품(ex. 일촌상사, 산하령), 선협의 설정을 살짝만 빌려온 무협물(ex. 장야, 진정령), 무협 느낌이 많이 나는 선협물(ex. 유리미인살)을 좋아해요. 기본적으로 강호의 이야기나 분위기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물론 지금은 현대극도 보고, 로맨스도 보고, 학원물도 보고, 추리장르물도 보지만ㅋㅋ 그렇지만 지금도 장벽이 느껴지는 장르는 신선 이야기로 가득한 선협물(그러나 삼생도 보고, 천고결진도 보고;;), 궁중암투로 가득찬 궁중물(궁중암투의 축소판으로 느껴지는 가정암투극, 현대판 궁중암투극으로 느껴지는 오피스물)은 잘 못 보겠더라구요. 그래서 이리저리 걸러 내다보니 얻어걸린 장르가 판타지물이었어요.


그렇게 스리슬쩍 열어본 투라대륙을 세상 씐나게 보고 나니, 소년만화 느낌의 다른 작품도 보고 싶더라구요. 그래서 판타지 어드벤처 장르인 종극필기를 열어보았습니다. 도묘필기 시리즈 풍문으로 들었지 시도를 안 하다가 스리슬쩍 열었는데, 이거 건드리지 말아야할 것을 건드린 느낌이네요ㅋㅋ 은근 마약같은 시리즈더라구요. 도묘필기 시리즈 전체를 관통하는 세계관은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제 종극필기 하나 봤는걸요. 근데 이 시리즈가 보면 볼수록 빠져들 것 같은 느낌은 왔습니다.



사실 중국 신화나 역사를 베이스로 한 중국판 인디아나존스 설정이 엄청나게 흥미 돋거나 궁금증을 자아내지는 않았어요. 어드벤처물인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서스펜스가 느껴지지도 않아요. 오히려 도묘필기 시리즈의 장점은 주요 캐릭터들의 매력이 끌고 가는 캐릭터쇼적인 느낌인 것 같아요. 주요 등장인물인 우시에, 장치링, 팡즈 각각의 차별화된 매력과 그들 사이의 관계성이 이 거대한 세계관의 시리즈를 끌고 가는 힘입니다. 그리고 조연인 시에위천, 흑안경, 아닝, 판즈 등의 캐릭터도 은은하게 매력 있어요. 이리 매력적인 캐릭터들이 함께 모험을 떠나니 흥미진진 서스펜스가 좀 부족해도 계속 보게 되지 않겠어요.



시리즈의 다른 작품들은 제가 아직 못 봐서 모르겠는데, 종극필기의 경우 브로맨스 느낌을 주려고 은근 노력도 한 것 같아요. 다만 이게 좀 어설픕니다. 진정령, 산하령 등으로 단련된 중드 애청자들은 제작진들이 BL 원작을 어케 지기애로 녹여냈느냐, 이 장면이나 이 대사는 어떤 뉘앙스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대만이나 태국의 BL 드라마 좀 봤다, 중드 지기애 드라마 보다보니 원작도 좀 읽어봤다, 굳이 본격 BL을 보지 않더라도 지기애 드라마 회전문 좀 돌려봤다, 하는 분들은 광총의 제재를 뚫고 어떻게 노련하게 혹은 세련되게 드라마 속에 녹여냈는지를 판별하는 경지까지 왔어요.


사실 지기애 드라마라는 게 BL 원작을 정제, 정련해서 지기애로 각색한 거잖아요. 근데 종극필기는 BL을 정제한 지기애를 또 다시 정련해서 슬쩍슬쩍 넣어놓은 느낌이에요. 근데 그렇게 정련한 당사자가 전문가가 아닌 느낌? 그래서 이게 극 속에서 좀 튀기도 하고, 이 감정선은 좀 오버 아니야, 이런 느낌이 들기도 해요. 실제 원작에서는 등장인물들 간의 진한 의리 혹은 특별한 관계성으로 표현됐을 것 같아요. BL을 지기애로 만든 게 아니라, 이런 원작을 브로맨스처럼 꾸며 놓다보니 생기는 간극이랄까요. 근데 그게 재미가 없냐하면 그건 또 아니에요.



저처럼 도묘필기 시리즈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는 호기심을 동하게 하는 장치죠. 극 초반 우시에가 장치링에게 청동문에서는 언제 나왔어? 말 안 해주면 못가, 이럼서 멱살까지 잡아요. 그러면서 아주 살짝 슬로우를 걸면서 눈빛 교환합니다. 그러곤 바로 쭈글모드 되는 우시에를 보여줘요. 청동문이 뭔지도 모르겠는데, 쟤네들은 왜 저러는지도 모르겠어서 더 궁금합니다. 그리고 이후에도 우시에가 위험해지면 귀신같이 나타나 구해주는 장치링이 계속 되죠. 근데 극 중반에 장치링이 기억을 잃으면서 이 관계가 역전됩니다. 뭔가 우시에가 장치링을 돌봐주는 형국? 근데 이전에도 그래왔던 것 같아요. 장치링이 기억을 잃고 다시 찾고 이 과정을 반복한 것 같거든요. 그리고 운옥에서 나온 장치링을 우시에가 업고, 도로에서 손그늘도 해주고, 기억을 잃고 찾는 과정을 반복하는 치링 때문에 마음 아파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팡즈의 관계성도 더해지죠. 극 초반 마귀성에서 실종된 우시에를 찾던 팡즈가 이번 한번 떨어져 있었는데 남은 평생을 절간에서 보낼 뻔했다고 얘기해요. 그래서 팡즈는 누군가(우싼싱?) 우시에를 지키라고 보낸 사람인가 했어요. 근데 버섯 잉태(?)하고 사경을 헤매는 우시에에게 니가 버티지 못하면 난 평생 후회할 거라고 얘기하는 걸 보면서, 팡즈도 우시에바라기구나 했습니다. 근데 팡즈의 경우, 바나이 마을에서 촌장님 딸과 썸도 타면서 브로맨스에서는 배제시켜요.(중계에서는 첫사랑한테 빨대도 꼽힌다면서요?)


그치만 우시에도 팡즈에게 진심이죠. 체력도 약한 우시에가 뱀에 물려 사경을 헤매는 팡즈를 업고 탈출할 때는 안쓰러울 지경입니다. 서스펜스가 강한 작품은 아닌데, 팡즈의 몸무게로 인해 탈출이 어려울 때는 스릴 넘치더라구요. 구렁이 피해서 동굴로 쫓아왔는데 입구에서 낀다거나 저리 우시에가 팡즈를 업고 탈출을 감행해야 한다거나.



그리고 의외로 브로맨스가 꽃피는 콤비는 시에위천과 흑안경이었던 것 같아요. 서왕모궁 모험 때 무리에서 떨어져 나와 둘만 다니기도 하고, 뭔가 둘의 서사에 집중을 시키는 느낌이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류우녕 배우는 장가행에서 호도도 멋있지만 여기서 흑안경 캐릭터가 진짜 매력 있더라구요. 항상 능글능글한 미소를 입에 걸친 채 여유롭게 행동하는데, 막상 기관 장치 깔고 앉고 밟고 늪에 빠지고 혼자 다함;; 그때마다 시에위천이 구해주는데, 또 결정적인 순간에는 먼저 나서기도 해요. 시에위천이 운옥에 들어가려 하자 자신의 비밀을 보여주며 막기도 하죠. 서왕모궁 벽화 보면서 사랑 때문이지...이럼서 뭔가 사연이 있음직해 보이기도 합니다. 시에위천에게 불멸의 존재를 본다 한들 모를 수도 있다며 의미심장한 말을 하는 등 매력적인 요소는 다 가진 캐릭터였어요.



그리고 콤비인 시에위천과는 비즈니스 관계로 시작해서 차차 진심이 되는 관계인데, 이게 은근히 재밌더라구요. 항상 능글맞게 꽃님, 젊은이 이럼서 말을 걸고, 시에위천이 위급한 순간에는 花儿爷(화얼예, 꽃님), 小九爷(샤오지우예, 작은 구당주님), 시에위천!(다급할 때 나오는 본명;;) 이렇게 호칭도 바뀝니다. (근데 이것을 한글자막으로는 위천, 위천, 시에위천! 이리 멋없게 번역합니다.) 그리고 극 중에서 우시에는 사람들이 항상 우시에 아니면 小三爷(샤오싼예, 작은 삼당주님, 한글번역은 도련님)이라고 부르던데, 시에위천은 호칭이 여러 개더라구요.


일단 흑안경이나 퉈바는 화얼예라고 부르고, 우시에는 샤오화라고 부르고, 훠슈슈는 샤오화거거라고 부릅니다. 경극 같이 하던 어르신은 샤오지우예라고 불러요. 사람들이 꽃님이라고 부르는데도 막상 본인은 태연자약, 표식으로 꽃을 그려 넣기도 하죠. 흑안경이랑 나란히 꽃이랑 안경 표식 그릴 때는 귀엽기도 했어요. 이렇듯 여러 호칭으로 불리는 시에위천은 다른 사람을 호칭으로 부르는 일이 드뭅니다. 우시에, 슈슈, 퉈바 딱딱하게 본명으로 부르거나 그마저도 생략해요. 흑안경한테도 본명을 물어보긴 하는데, 얼마나 촌스러운지 그 이름으로 부르진 않죠.



그리고 왜인지는 모르겠으나 사막에서 흑안경이 시에위천이랑 퉈바 다리 한쪽씩 붙잡고 질질 끌고 오는 장면이 좋더라구요. 퉈바를 구워먹을까 삶아먹을까 대화는 세상 살벌한데, 이제는 손발이 척척 맞는 둘. 거기다 퉈바의 깨알드립까지ㅋㅋ 여튼 무사히 사막을 탈출해 양고기 먹으면서는 손수 고기 구워서 안 매운 거라며 시에위천한테 건네고, 탕도 건네고, 퉈바도 챙기고. 세상 새침하고 도도한 도련님 시에위천은 딱히 호칭 없이 흑안경한테 말을 하기 때문에 뭐라고 부를까 궁금했는데, 이 장면에서 흑야라고 부르더라구요. 그러면서 같이 조사하자고 하는데, 흑안경이 거절 아닌 거절을 하죠. 그러곤 목각칼을 슬쩍 건네요. ‘흑야, 사실 난...’ ‘말 안 해도 알아’ 술잔 짠 하는데, 니들은 알지만 나는 모른다, 궁금하니깐 굳이 말로 해주면 안 되겠니 싶더라구요.


중반을 넘어서면서 장치링의 기억찾기입니다. 바나이 마을로 가서 호수 탐색하고, 그러다 샤오거랑 팡즈 휩쓸려가고, 우시에 호수에 뛰어들고. 이 시점에 시에위천과 흑안경도 바나이 마을로 옵니다. 시에위천은 다시 딱딱하게 흑안경이라고 부르는데, (그나마 호칭 불러주는 게 어딥니까) 흑안경은 이맘때쯤부터 샤오화라고 부르더라구요. 그리고 흑안경이 자꾸 사기치고 팔아넘기고 이러니깐 씅질 난 시에위천이 臭小子(이 자식), 臭瞎子(장님 자식) 욕을 하기도 해요. (물론 어릴 때부터 서로 알긴 했겠지만)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고, 속고 속이고, 구해주기도 하는데, 기본 베이스는 돈이 오가야만 굴러가는 비즈니스 관계ㅋㅋ 거기다 자꾸 헤어지는데 언제든 다시 볼 것처럼 헤어지죠. 약간 로코를 보는 듯한 재미였어요.



그리고 이시기쯤 우시에는 피로 기색 역력, 급노화, 급성숙입니다. 삼촌인줄 알았던 사람은 아니라 하지, 샤오거는 기억을 잃은 데다 팡즈랑 같이 실종됐지, 부쩍 지쳐보였어요. 그리고 장치링 호칭도 좀 얘기를 하자면, 극중에서 장치링을 다들 샤오거라 부르는데(하물며 우싼싱도), 늙지 않는 천원진만 장치링이라고 부르더라구요. 장치링이 이름이 아니라 족장이라는 뜻이라던데, 뭔가 극중 인물들이 샤오거라고 부르는 게 인물의 정체성 같았달까요. 반복적으로 기억상실증을 겪는 장치링이 이 세상에서 자신을 증명할 수 있는 유일한 장치 같았어요. 사실 장치링을 둘러싼 모든 것 기린혈, 긴 검지와 중지, 기린문신, 뛰어난 전투력은 다 장가의 표식이잖아요.



정체성 얘기를 한 김에 저는 인간이나 신선이나 여튼 극중 캐릭터는 그만의 정체성이 중요한 것 같아요. 머리 싸매고 봤던 천고결진의 경우, 자꾸 등장인물들이 분리, 합체, 혼합믹스 상태라 괴로워하면서 봤는데, 도묘필기도 원작의 설정은 약간 그런 것 같더라구요. 근데 이 도묘필기라는 시리즈의 정보가 너무 방대하고 파편적인데다 조각조각마다 다 달라요.


원작 자체가 귀취등 시리즈의 팬픽으로 시작된 데다 작가 자신이 시리즈를 쓰면서 자꾸 변주를 시킨 것 같아요.(이것이 의도적인지 쓰다보니 그리 되었는지는 모르겠어요.) 들리는 풍문으로는 인터넷 연재, 재연재, 출판을 거치면서 많이 바뀌기도 하고, 구덩이를 파놓고 잘 메우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소위 떡밥을 잘 뿌리기는 하는데 회수가 안 되는 느낌? 그러나 워낙 세계관을 크게 잡고 떡밥을 잘 던지고 캐릭터 설정을 매력적으로 잡다보니 단점은 스리슬쩍 묻히고 시리즈가 계속 굴러가는 거죠.



본편이 완결 안 된 상태에서 또 다른 번외가 나오고, 거기서는 기존 세계관을 변주하거나 뒤집기도 하고 이러다보니 시리즈 안에서도 설정들이 상충되는 부분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근데 작가가 딱히 개연성 있게 매듭을 지으려고 하지도 않는 느낌이에요. 이미 시리즈 자체로 힘을 얻어서 굳이 완결성을 추구하지 않는 느낌?


정말 파편적인 정보들을 뒤지다 뒤지다 혼돈이 왔는데, 그냥 도묘필기라는 커다란 세계 안에서 각각 숨 쉬는 소설 본편, 소설 번외, 드라마들, 영화들이라고 생각해야 할 것 같아요. 다만 그 세계관 자체가 정교하다거나 개연성이 쭉 연결된다거나 그렇지 않은 거죠. 그래서 결국 도묘필기는 세계관이나 비밀은 떡밥일 뿐 캐릭터의 힘으로 끌고 가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래도 개연성이나 완결성을 추구하고 싶은 시청자는 제 안에서 논리를 세워봅니다. 시리즈 하나 보고 얘기하기는 무리한 짓이긴 한데, 시리즈를 더 보면 혼돈이 더 올 것 같아, 지금 시점의 정리를 해볼게요. 작가가 드라마화에 다 참여하진 않았지만 드라마화 되면서 설정이 바뀌거나 단순화 되거나 업그레이드 됐을 거 같아요.


원작의 천년/천년/천년에 걸친 막장스토리를 그냥 주목왕이랑 영아가 같이 옥용에 들어가고 삼천년 후에 깨어나는 걸로 단순화시키고, 주목왕, 노상왕, 철면생 등 불로장생을 원했던 사람들은 일단 다 실패한 걸로 잡은 것 같아요. 결국 서왕모의 불로장생의 비기는 장가네가 지키는데, 구문과 힘을 합치는 거죠. 그리고 대립되는 왕장해 및 왕가네도 불로장생을 뺏으려는 세력으로 좀 단순하고 개연성 있게 바꾼 것 같아요.



그리고 장치링이 그 주목왕이랑 같이 옥용에 들어간 영아라는데, 실제로 주목왕은 불로장생 실패, 그냥 그 영아가 본연의 자아로 삼천년 후에 깨어나서 장치링이 되었다, 이럼 또 말이 되어요. 저기 위에 썼던 캐릭터의 정체성은 잡히는 거죠. 종극필기와 사해의 감독이 같다고 들었는데, 종극필기 말미에 주목왕이랑 영아가 같이 옥용에 들어간 썰을 풀고, 사해에서 그 영아가 장치링이었다는 걸 풀면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잖아요. 그나마 감독이 같은 두 시리즈라도 세계관을 연결시키려고 한 것 같아요.


그리고 전체적으로 보면 장가네 직계가 장치링이고, 방계가 노구문(장계산)인데, 걔네들이 후손을 거치면서 협력하고(우시에-시에위천-훠슈슈) 왕가에 맞서는 게 큰 스토리인 거 같아요. 물론 자잘하게 보면 장가네 도플갱어 시신들은 무엇인지(아마도 장수의 비법인 것 같은데;;), 우시에와 똑같은 얼굴의 어른 남자는 누구인지(장계산의 손자라는 설이 있던데;;), 의문투성입니다.



짐작으로는 시에가와 우가는 할아버지 대부터 왕가의 존재를 감지하고 왕가에 맞서기 위해 3대에 걸친 판을 짠 것 같아요. 그래서 시에롄환과 우싼싱의 바꿔치기도 가능했고, 결국 그 계획을 완성할 최종 실행자가 우시에인 거죠.(우가네 약인설도 있던데;;) 저는 개인적으로 우시에가 우가네의 최종 약인이라는 설정보다는 장계산의 손자라는 게 더 그럴듯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구문이 우시에를 보호하고 지킨다, 그러면서 단련시킨다(구문이 널 선택했다고 하잖아요), 결국 그 노구문이 장계산을 중심으로 결성됐으니 장가의 방계(우시에)와 장가의 직계(장치링)가 뜨거운 우정을 나누고 윗세대의 은원을 씻고, 더 큰 외부의 적에 함께 맞선다, 이 스토리가 더 매력적이거든요.


그리고 쓰면 쓸수록 보면 볼수록 도묘필기는 무협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9개의 가문, 세대를 걸친 인물들과 스토리, 거기서 피어나는 은원과 우정, 더 큰 외부의 적. 거기다 현대사회에서 약간 불가능해 보이는 역용술도 주요 소재죠. 무협물의 권문세가들처럼 구문에서 끊임없이 돈이 나오고,(물론 우시에는 가난하지만;;) 후손들도 가문의 운명을 숙명처럼 받아들여요. 그리고 자기세대에서 이걸 바꿔보려고 노력도 해요. 장야에서 이전 세대의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녕결의 사부인 안슬, 상상의 사부인 위광명은 사라져야 하는 존재들이었고, 결국 그 숙제는 녕결과 상상에게 주어졌던 것처럼요.



여튼 건드리지 말아야 할 것을 건드렸으니 앞으로 달려봐야지요. 종극필기의 후반부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풀지 않은 건, 이 이야기가 끝이 아니기에;; 최근에 본 투라대륙도 그렇고, 종극필기도 그렇고, 왜 자꾸 이렇게 끝내서 나에게 헛헛함을 주는가.(먼산) 이만 마칠게요.


* 사진출처는 종극필기 웨이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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