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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Nov 14. 2021

최근 완주 및 보는 작품들

중드&대드 리뷰

※ 최대한 스포는 피하면서 작성했습니다. 


최근에 미스터리, 범죄수사물로 감성을 사포로 갈고 있는데요. 이러면 안 되겠다 싶어서 촉촉한 작품들도 종종 보는 중입니다.


<팔각정미무> - 완주

큰 기대 없이 봤는데 생각보다 좋았던 작품이었어요. 수로를 따라 형성된 마을에서 벌어진 19년 전 살인사건과 현재의 사건이 연결되면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피해자인 현씨가족을 중심으로 그들을 둘러싼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범인을 밝히거나 사건의 전말을 밝히는 것보다 이를 둘러싼 인물들에 더 초점을 맞춘 이야기예요.


그리고 이 이야기에서 여성서사의 비중이 크고 주요 여캐들이 연기를 넘나 섬세하게 잘해요. 특히 현주역의 학뢰배우는 표정 하나로 모든 걸 납득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후반부에 학뢰배우의 표정과 대사 때문에 울컥하기도 했어요. 막판에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몰아치는 부분은 없지 않아 아쉬움이 남긴 했어요.(중드스러운 급화해모드 엔딩;;) 그러나 오랜만에 만족하면서 본 미스터리물이었어요. 파스텔톤 분위기 미스터리, 감성 미스터리물이었습니다.



<역국> - 20회까지 시청

대만 오리지널 수사물이라고 해서 봤는데 초반에는 좀 뻔한가? 전형적인가? 무엇보다 너무 잔인한 거 아닌가? 했는데 갈수록 매주 기다리며 보는 드라마예요. 일주일에 2편만 볼 수 있다는 게 감질날 정도. 보는 동안은 정말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보게 되네요. 전형적인데 잘 만들어서 뭐라 할 수 없는 느낌이랄까요.


등장인물들이 랑염동을 중심으로 모두 연결된 것은 뭐야, 랑염동 월드야? 싶지만 그것도 보다보면 그러려니;; 근데 그로인해 캐릭터 개개인별 매력은 약한데 캐릭터들이 모이면 상호작용에서 나는 시너지가 있어요. 랑염동, 임비, 계사기는 사실 각각 떼어놓고 보면 매력적이지 않은 주인공들인데 얘네들이 모여 있으면 재밌달까요. 세계관은 랑염동 중심으로 돌아가는데, 주인공 서사는 임비한테 준 느낌이라 적절히 균형을 이룬 것 같아요. 그래서 임비와 관계되는 담팀장님, 형사대 사람들, 과거 총기사건이 착착 맞아 들어가는 느낌.


사건 서사는 정말 정석적이고 묵직하게 끌고 가는 수사물입니다. 장르물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단면을 보여주거나 인간 본성을 탐구하거나 그런 느낌은 덜해요. 그러나 장르적 재미는 톡톡히 갖춘 작품이에요. 엔딩까지 4회 남았는데 손꼽아 기다리지 싶어요.



<쌍탐> - 완주

‘진상’을 보려 했으나 저작권 잡혀서 못 보고 이리저리 헤매다가 얻어걸린 작품입니다. 그리고 최근 본 장르물 중 가장 만족했어요. 전반적으로 어두컴컴한 다크블루 느낌의 작품인데, 첫 회 열어보고 끊을 수 없어 완결까지 내달렸네요. 서사나 연출이 드라마의 문법이 아니라 영화의 문법 같은 느낌? 그래서 영화제용 영화를 길게 보는 느낌이 들었어요. 근데 장르적 재미가 없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거의 초반부터 끝까지 긴장감이 쭉 유지되면서 등장인물들도 하나같이 입체적이고 서사도 흥미 돋습니다. 사실 이 드라마는 사건 수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물론 주인공 이형사가 북경에서 쌍탑으로 사건을 쫓아오고, 또 다른 주인공인 주유도 아버지의 죽음을 밝히기 위해 고향인 쌍탑으로 오지만 사건 수사가 중심이 되는 이야기는 아니랄까요. 왜냐하면 이미 초반부터 범인을 보여주면서 시작하거든요.


이형사, 주유, 왕주, 범효원 각각 인물의 심리가 중요하고, 한명 한명의 심리를 몇 개의 컷으로 효율적이고 효과적으로 전달합니다. 랑염동 월드스러운 ‘역국’과는 달리 등장인물들이 끊임없이 등장하고 연결되고 퇴장하는데 억지스러운 느낌 없이 자연스러워요. 장르물인데도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봐도 물 흐르듯이 서사가 연결되고 등장인물들 관계가 흐릅니다.


가끔 더블체크 하면서 보기도 했는데 보다보면 극 안에서 다 확인을 시켜주더라구요. 묘하게 설명적이지 않으면서도 은근 친절한 느낌? 그리고 오나길-곰, 왕주-소,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통해 상징적으로 전달하는 부분도 있어요.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전달되는 느낌이고, 시청자가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콩스러운 마무리, 급화해모드가 장착된 중드 장르물 치고는 엔딩도 이 정도면 선방했다 싶어요.


오프닝부터 시작해서 한글이 자꾸 나오는데 실제 촬영은 길림성 지역에서 한 것 같아요. 물론 한국사람이니깐 한글 나오니 반갑긴 했는데, 이런 것도 다 중국꺼다라고 은연중에 보여주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드라마가 묘하게 한국영화랑 닮았습니다. 감독이 한국영화에 영향을 받지 않았을까 궁예질을 해봅니다.


단혁굉 배우가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작품이라 감독 믿고 하고 싶은 건 다 해봐라 한 느낌이에요. 방영당시에는 ‘쌍면신탐’이랑 비슷한 시기에 방영해서 주목을 받진 못한 것 같아요. 마이너하고(그러나 재밌음) 매니아스러운(그러나 잘 만들었음) 드라마예요. 



<황언진탐> - 6회까지 시청

‘쌍탐’ 이후로 수사물 뭐볼까 하다가 보게 된 작품이에요. ‘쌍탐’에서 뇌공역이었던 배우가 형사로 등장합니다. 그러나 이 드라마의 메인롤은 사람의 심리를 꿰뚫어보는(뭔가 무릎팍도사스러운 소개 멘트;;) 거짓말탐지기 전문가 능연입니다. 정확한 지위는 모르겠는데 약간 팀장역할 같아요. 전체 팀원을 통솔하면서 수사에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거짓말탐지, 진술분석도 직접 합니다.


차가운 완벽주의자 같은데 뭔가 사연 있어 보이고 피해자나 관련인에게도 따스한 촌철살인 날리는 그녀. 거의 능연 캐릭터가 끌고 가는 느낌인데, 파트너인지 팀원인지 모를 진호가 그녀와 상반되는 캐릭터로 나와요. 허술하고 구태의연한 형사 같은데 은근 수사는 휘뚜루마뚜루 하는 형사예요.


사실 사건 진행이나 수사는 짐작이 되고, 2~3회로 구성된 사건들도 약간 통속적인 스토리예요. 그래서 촌스럽고 뻔한 느낌도 있고, 사건 수사도 우연에 의지하는 경향이 있어요. 중드 장르물이기에 얼마간 콩스러운 느낌도 있습니다. 그럼에도 다음을 궁금해 하며 자꾸 보게 되고,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매력적입니다. 아마 쭉 달리지 싶어요. 



<몽견사자> - 10회까지 시청

워낙 중드카페에 칭찬이 자자해서 천천히 보고 있는 작품이에요. 초반에는 이걸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갈수록 매력있는 작품이네요. 일단 여주 캐릭터가 시원시원하다보니 딱히 고구마를 느낄 수 없는데다 서사가 잔잔하게 흐르면서도 전개가 빠르다 느리다 묘하게 흐르네요. 결국 꿈에 대한 이야기일 거 같은데, 문득문득 등장하는 대사가 뼈를 때리면서도 바세린 발라주는 것처럼 뭉근하게 위안이 되는 정말 묘한 작품입니다. 아직 초반이라 더 가봐야 알 것 같아요.



<무신지지불하우> - 3회까지 시청

상견니 작가와 제작진이 만났다니 봐야하지 않겠습니까. 대만원주민 신화를 베이스로 환경문제도 깔려 있고, 비의 신, 바람의 신, 지혜의 신, 정리의 신, 동박새의 신, 무한생산되는 신들. 초반에는 신비롭고 새로운 설정 머릿속에 주입하느라 좀 산만한 느낌이 없지 않아 있긴 한데, 저는 상견니도 초반에는 몰입하기 힘들었어요;; 갈수록 안착할 거라 믿으며 보고 있습니다.



<아적파비륜연인> - 4회까지 시청

이것도 사포처럼 갈린 감성에 뭔가 촉촉함을 끼얹으려다 얻어걸린 작품입니다. 근데 촉촉함이 아니라 개그감을 끼얹었어요. 진짜 넘나 웃겨요. 간만에 드라마가 보다가 깔깔깔 소리내며 웃었던 것 같아요. 심지어 저 장면 웃느라 대사를 못 들어서 다시 돌려봐도 또 터져서 대사를 못 듣습니다.


물론 남주들도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하지만, 천메이루, 장후이젠, 구천용녀 여주들이 넘나 천연덕스럽게 연기를 해서 찰져요. 저 이 드라마 보면서 나 복관금 좋아하나봐 새삼 깨달았어요. 그리고 여주의 친구로 나오는 주안만자도 감칠맛나게 연기하더라구요.


진짜 말도 안되는 설정에 말도 안되는 서사에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정신이 없어요. 대사 리듬이 다다다, 우다다다 이런 느낌이라 저 대사 다 따라 읽기도 벅찬 느낌이 들 때가 있는데, 그게 산만하다기보다 약간 시트콤 보는 느낌? 무대에 올려진 희극 보는 느낌? 저는 ‘안녕, 프란체스카’ 느낌도 살짝 나더라구요. 정말 추후 전개가 예상이 안 되는 그래서 계속 보게 될 드라마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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