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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기우지우 Nov 15. 2021

태드 도장깨기는 계속된다(1)

태드 리뷰 / Bite me, 7 Project, Bad buddy

<Bite me>

이 드라마를 완주한 나 자신을 기특하다 해야 할까요ㅋ 진짜 신기한 드라마인데, 태국 관광청에서 제작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태국전통음식, 퓨전음식, 전통디저트 만드는 과정부터 먹음직스러운 플레이팅까지 다큐처럼 보여주고, 심지어 태국유적지까지 보여줘요. 그래서 보다보면 힐링다큐, 음식다큐, 자연다큐를 보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멍 때리면서 보게 되어요. 


근데 서사나 연기는 매우 아쉽습니다. 사실 이 정도 연기나 서사여도 태드 잘만 보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에는 워낙 고퀄의 태드들이 나오다보니 세상 낯설더라구요. 주연인 Aue와 Aek의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다만 조연들의 연기가 정말 숨막힐 정도로 어색하고 순간순간 계속 마가 떠요. 마치 일시정지를 한 듯한 표정과 정적에 드라마를 보고 있는 시청자는 어떤 반응을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특히 Aek의 친구들, 서브커플인 Aek의 친구1과 파티쉐의 연기는 진짜 손발이 사라질 것 같아요. 그러나 저는 스킵하지 않고 정주행했습니다ㅋㅋ 이유는 모르겠어요ㅋㅋ 



그냥 제가 태드를 볼 때는 너그러워지기도 하고, 위에 쓴 것처럼 평화로운 다큐 보는 느낌 때문인 것 같아요. 약간 ‘리틀 포레스트’를 보는 듯한 느낌도 있어요. 음식영화나 드라마 특유의 힐링되는 느낌이요. 


일단 주인공 Aue는 자신의 레스토랑을 가지고 있는 요리사입니다. 그리고 또 다른 주인공 Aek은 요리에 천부적인 재능을 가지고 있는 대학생이에요. 그러나 시골에서 작은 식당을 하는 Aek의 엄마는 Aek이 요리사의 길에 들어서는 걸 원치 않죠. 그냥 전공(아마도 회계학과였던 것 같아요)을 살려 좋은 기업에 취직하기를 바랍니다. 음식배달 알바를 하던 Aek의 재능을 우연히 Aue가 알아봐요. 



그리고 이 시점에 저는 쓰잘데기 없는 생각을 합니다. 과연 Aue는 Aek의 재능에 반한 것일까 Aek에게 반한 것일까. 재능도 그 사람의 일부이니 그냥 Aek을 좋아한 거겠죠.(그리고 당연하게도 Aek이 심하게 미청년이기도 해요;;) 그런데 저런 선후관계가 불분명한 생각을 잠시 했어요. 당시 중드 ‘몽견사자’ 초반을 보던 중이라서 과연 백비려는 여비의 경극 재능에 반한 것인가 여비에게 반한 것인가 이런 생각을 하던 때라 자연스럽게 연결되서 생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리고 드라마가 세상 느린 호흡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보다보면 저런 쓰잘데기 없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ㅋㅋ 


정말 인물들이 0.8배속으로 움직이고 말하는 것 같아요. 성질 급한 사람은 이 드라마 못 보실 것 같아요. 그럼에도 Aue의 눈빛이 좋고, Aek의 말간 얼굴을 보다보면 한회가 그냥 끝나 있어요. Aue역의 Zung은 영화 쪽에서 주로 활동한 것 같고, 밴드에서 기타도 치더라구요. Aek역의 Mark는 그 유명한 Love by chance 시리즈의 Kla역이었습니다. 당시 Mark가 어리기도 했고 본인의 이미지와 잘 맞지 않는 날라리 역할이었는데 그때도 꽃미모이긴 했어요. 여튼 지금은 그때보다 나이가 먹었고 본인의 이미지와 맞는 역할을 찾은 것 같아요. 태드는 이런 개미지옥적인 면이 있는데, 워낙 배우들의 어릴 때 모습부터 봐놓으니 정이 들어서 자꾸 얘네들 커서도 보게 된다는 겁니다;;  



여튼 드라마는 거의 Aek의 성장기 같은 느낌이에요. Aek은 엄마의 기대와는 달리 요리를 하고 싶어요. 그리고 Aek의 고뇌에 비해 엄마는 비교적 쉽게 허락해줍니다. Aek의 고향을 찾아온 Aue의 설득과 Aue와 함께 한 시간들 때문에요. 이 드라마는 갈등과정이 이리 스리슬쩍 지나갑니다. 자, 그럼 다음은 Aue을 좋아하는 자신의 마음을 어찌 인정하느냐입니다. 이 부분은 좀 아프게 지나가요. 두 사람 모두에게요. 



Aek은 이미 요리를 하겠다며 엄마를 실망시켰는데 또 다시 엄마를 실망시키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사실 Aue에 대한 자신의 마음도 확신할 수 없어요. 부정기를 심하게 겪는 Aek에게 Aue도 대처를 잘 못했어요. 셰프님이 짠내나게 혼자 눈물 흘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짠하기는 한데, 셰프님 하아;; 이런 마음도 듭니다. 그러나 Aek이 그렇게 걱정했던 엄마와의 갈등은 또 스리슬쩍 지나갑니다. Aue가 아닌 엄마에게 먼저 Aue에 대한 감정을 고백하는 Aek. 엄마의 따스한 포옹 이후 Aek도 Aue에 대한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고 받아들입니다. 


근데 요즘 태드 경향인 것 같아요. 의외로 부모와의 갈등은 스무스하게 지나가요. 주인공들은 이 때문에 겁나 고민하는데, 부모님들은 여러 형태로 이해합니다. 가볍게 나도 젊을 때 그런 적 있어, 이러면서 지나가기도 하고, fish upon the sky처럼 내가 니 엄마인데 모를 줄 알았냐, 니가 먼저 말해주길 기다렸다, 이런 반응도 있어요. 아니면 lovely writer처럼 아예 서사에 중요한 축으로 집어넣기도 합니다. 그래서 꽤 진지하게 그려요. 



여튼 이때까지 흘러온 드라마의 분위기처럼 두 사람이 밍숭맹숭하게 함께 하는 모습으로 엔딩을 맞아요. 제목은 마라맛 예상되는 Bite me인데 실제 드라마는 거의 순두부와 같습니다. 여튼 Mark 잘 컸구나, Zung은 어디서 나타난 인물인고 이럼서 줍줍하게 되는 드라마였어요. 그러나 태드를 처음 보는 분들에게 추천하기는 뭔가 망설여지는 드라마예요.(모든 태드의 서사나 연기, 호흡이 이런 줄 알고 탈주하실까봐;;)




<7 Project – ep.6>

Studio WabiSabi에서 옴니버스로 제작한 드라마인데, 저는 붐과 픽이 나오는 에피 6만 챙겨봤습니다. 이 드라마가 아이치이에도 들어와 있길래, 아이치이 파급력 무엇? 했어요ㅋ 저는 Studio WabiSabi 유튜브로 봤어요. 자, 이 커플도 그 유명한 Make it right 시리즈의 주인공들인데, 시즌오프인 Make it live : on the beach 이후 이렇게 같이 나오는 건 진짜 오랜만에 보는 것 같아요. 저 시즌오프도 본 시리즈의 3년 후에 나온 작품입니다. 이후에 붐은 학업에 집중하고, 가끔 카메오로 나오는 정도였던 것 같아요. 


애들이 많이 크기는 했는데, 여전히 교복을 입고 청량하게 등장합니다. 부정행위 사건으로 인해 모범생에서 반항아가 된 붐과 그런 붐을 구제하려는 전학생 픽의 이야기에요. bl은 정말 한 스푼 정도인데, 우리는 저 커플의 오래된 역사를 알고 있으니 알아서 서사를 읽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함께 파트너로 활동해 온 두 배우 간의 자연스러운 케미와 연기를 볼 수 있어요. 그저 붐과 픽 여전하구나 이런 훈훈한 마음으로 감상했던 것 같아요.  


 


<Bad buddy>

아마도 전 세계 태드 팬들이 손꼽아 기다렸을 그 작품, 배드버디입니다. GMM의 간판스타 나논이 처음으로 찍은 bl드라마이기도 하고, 그 파트너가 심지어 옴입니다. 옴은 Make it right 시리즈에서 프레임역이었고, 이후로도 쭉 bl과 정극을 오가며 주조연으로 활동했어요. 나논은 그냥 교복 입고 찍는 GMM 작품은 쟤가 주인공이다 생각하면 될 정도로 주인공 of 주인공입니다. 둘은 실제로 동갑친구이기도 하고, 이미 다른 정극 학원물에서 호흡을 맞추기도 했고, 엄청 티격태격하는 사이인 것 같아요. 



드라마에서 프란과 팟은 두 집안이 원수예요. 아버지 대부터 사업상 이권으로 시작해서 사사건건 대립해온 관계인데, 실제로 양쪽 집안 아들들은 미묘한 관계예요. 우선 첫회부터 프란은 팟을 좋아했던 것 같은 느낌을 풍깁니다. 이게 나논이 연기를 잘 해서 그렇게 느껴지는 건지, 캐릭터가 그런 건지 좀 헷갈리더라구요. 


근데 3회까지 오니 프란이 팟을 좋아했던 게 맞았어요. 그럼 팟은 어떤가, 이 부분은 좀 애매한데, 이것도 옴이 연기를 잘 해서 좋아하는 건가 싶은데 확실치 않습니다. 그냥 무의식적인 플러팅 시전, 니가 신경쓰여, 정도인 줄 알았는데, 3회까지 오니 프란의 마음을 얼마간 짐작하지만 모른 척 중이거나 자신의 마음은 자각하지 않으려는 것 같아요. 



근데 이게 또 모르는게, 태드의 경우에는 드라마 ost 뮤비를 사전에 공개하는데, 여기서 드라마의 내용과는 다르지만 캐릭터와 서사를 따온 듯한 내용으로 뮤비를 찍거든요. 이 뮤비에서도 나논은 옴을 좋아합니다. 거의 나논의 짝사랑처럼 뮤비가 흘러가다 막판에 옴도 나논을 좋아했다는 걸 살짝 보여주면서 끝나요. 그래서 드라마도 이처럼 흘러갈 가능성이 커요. 



여튼 현재까지 공개된 바로는 드라마가 참 재미지고, 두 배우가 연기를 참 잘하고, 옴나논 둘 다 참 귀엽습니다. 나논이는 미모에 물이 올랐는지, 저는 사실 정극 보면서 나논이가 잘 생겼다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요즘 배드버디 보면서 잘 생겼구나 싶어요. 옴은 폭풍성장을 해서 그냥 남좌입니다. 그리고 캐릭터상 세상 추저분한데 멋있어요;; 니가 그리 설레게 굴면서 어찌 프란이가 널 안 좋아할 수가 있겠니 싶달까요. 뭐 그렇게 다정한 성격은 아닌데, 그냥 툭 던지는 한 마디, 그냥 툭 하는 행동들이 그리 설렐 수가 없습니다. 



3회 마지막에 어릴 적 팟이 찾아준 손목시계를 차고, 학창시절 팟이 보관해준 기타를 든 채로 프란이가 혼자 짓는 표정은 말이 필요 없어요. 팟 니가 그리 굴어놓고 프란이 책임 안지면 유죄다, 유죄 싶어요. 



그리고 둘은 같은 대학에 재학 중인데, 하필이면 프란이 속한 건축학부와 팟이 속한 공학부는 또 원수 사이예요. 이만하면 거의 bl계의 로미오와 줄리엣급인데, 두 주인공도 만나면 엄청 투닥거립니다. 설렘은 찰나의 순간이지요. 그리고 그 투닥과 설렘을 두 배우가 절묘하게 오갑니다. 이 시점에 아무렇지 않게 웃고 지나가면 감정선 무너지는데 싶을 때쯤 세상 아련해진 나논이가 있어요. 그냥 쳐다보다가 순간 그윽한 눈빛이 되는 옴이가 있어요. 그리고 기본적으로 나논이는 눈빛이 아련아련하고, 옴이는 눈빛이 똘망똘망합니다. 



여튼 앞으로도 기대되는 배드버디예요. GMM 작품 특성상 기본적으로 소프트한 편이고, 주력상품인 나논과 옴을 정극에도 계속 출연시켜야 하기에 수위는 2gether(보이프렌즈) 정도일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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