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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막별 Oct 12. 2020

삼 형제 이야기 <동네 한 바퀴>

10월의 산책

시계를 보니 벌써 오후 4시,


첫째와 둘째가 어린이집에서 올 시간이다.


집안일에다 셋째 육아를 하다 보니 어느새 시간이 이렇게 지나가버렸다.


아이들 마중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지금 퇴근해서 집에 가는 길인데 오랜만애들 데리고 운동삼아 산책 가자"


잠시 후 아이들 어린이집 버스가 도착했고 남편도 집으로 왔다.


남편은 셋째를 유모차에 태우고 우린 집을 나섰다.




날씨가 선선해진 이후로 산책은 처음이었기에 집 근처 풍경은 그사이 많이 달라져있었다.


민들레 홀씨 불기에 신난 첫째


집이 시골이다 보니 주위는 온통 논과 밭, 산으로 둘러싸여 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시내 쪽에서 살았었는데 작년 12월쯤 집 짓기를 완성하여 우리 가족은 시내와 조금 떨어진 조용한 이곳에서 생활하게 되었다.


벌레가 많은 것이 단점이지만 여름에는 정겨운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잠을 잘 수 있고 창문을 통해 백로가 날아다니는 것도 볼 수가 있다.


천연기념물이라는 장수하늘소

가을인데도 논과 밭길에는 여러 종류의 예쁜 꽃들이 가득했다. 그 주위를 잠자리와 나비들이 맴돌며 이리저리 춤을 추었다. 


밤나무에는 밤송이들이 열려있고 땅에도 떨어진 밤송이들이 수북했다.  울에는 오리 떼들이 여유롭게 거닐고 있었다.


조용하고 한적한 시골길이지만 걷는 내내 심심할 틈이 없다. 아이들에게는 자연을 벗 삼아 놀 수 있는 놀이터가 되기도 한다.



깊어가는 가을
걷기 좋은 날씨
살랑살랑 쏟아지는 햇살
하늘하늘 흔들거리는 코스모스
산들산들 불어오는 가을바람

겨울이 천천히 오길


오리떼들의 한가한 모습


하루하루를 정신없이 바쁘게 살다 보니 하마터면 이렇게 귀한 예쁜 가을 풍경을 놓칠 뻔했다. 날이 더 추워지기 전에 아이들과 자주 나와봐야겠 생각이 든다.


자연의 모든 것이 사랑이고 친구이며 아이들이 그 안에서 기뻐하고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니 오늘도 엄마 아빠 행복하다.



아이들을 자연으로 내보내라
언덕 위와 들에서 아이들을 가르쳐라.
그곳에서 아이들은 더욱 좋은 소리를 들을 것이고, 그때 가진 자유의 느낌은 아이들에게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다.

-페스탈로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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