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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Apr 19. 2020

불안의 징후 : MARA

그래봤자, 직딩의 사진 #075

MARA


- मार : 산스크리트어 / 죽음을 의미

- 魔羅 : 범어 / 불교의 마신, 욕계의 최상층인 타화 자재천의 지배자, 죽이는 자, 죽이는 것의 의인화

- Māra : 라틴어 / 쓰라림, 괴로움, 고통의 의미


Project : MARA는 거리의 현재를 MRI(자기 공명 영상) 촬영하듯 접근했다. 불과 몇 개월 전 만해도 낯설어야 할 풍경이 현재는 일상이다. 

 현장과 시간적  흐름을 날것 그대로 추적했다. 솔직히 작업 노트도 필요 없다. 굳이 어둡고 무거운 미사여구를 내세우지 않고도 이미지만으로 충분한 프로젝트라 생각한다.

미래는 현재를 관통하여 과거가 된다. 미래로부터 다가온 이 잔혹한 세계에 당신을 초한다. 지금 당신 곁을 스쳐 과거가 되어가고 있는 현시대의 단층이다.

페이스북, 진동선 선생님께서 작성하셨던 내 작업에 대한 평론 인용해본다.


진동선 (3월 10일 페이스북 포스팅)

권장윤의 시각-불안의 징후


칸딘스키의 어법을 빌자면, 예술사진은 "시대의 아들 감성의 어머니" 모습이어야 한다. 즉 동시대를 말해야 하고, 말할 때는 어머니 마음처럼 깊은 울림 혹은 호소력을 가져야 한다.

"코로나 19"시대, 과연 누가 시대의 이슈에  집중하는지, 그것을 어떤 울림으로 밀도 있게 표현하는지 주목해서 SNS 공간을 보고 있다. 아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더 많은 사진가들이 시대의 이슈를 찍고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권장윤의 시각이 돋보인다. 그의 사진은 시대의 불운과 암울과 미로의 불확실성을 제대로 짚고 있고 표현적 강도 또한 매우 강렬하고 인상적이다.

다만, 접근법에 있어 모리야마 다이도 풍의 스타일과 감각이 전면에 깔린다는 게 신경 쓰이지만 그러나 극복 및 변주 가능하다는 측면에서 문제로 보이지 않는다. 권장윤의 사진을 보면 계급장 떼고 오로지 사진으로 프로와 아마추어를 구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렵고 위험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준다.

온라인 전시를 오픈하기 직전 사랑하는 아버지께서 영면하셨다. 내 생에 가장 긴 일주일이었고 편안하게 잠드신 아버지의 모습이 나의 시간을 오랫동안 붙잡아두었다. 당신의 아름다운 삶의 기억으로 남아 있기를 바란다. Propject: MARA의 계획된 온라인 전시 이후에는 책으로 출판을 해볼까 한다. 글로써 과거를 기록하셨던 아버지를 사진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수많은 분들의 애도와 위로가 있었다.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올린다. 내가 할 일은 그저 내 자리에서 나의 일을 묵묵히 하는 것. 사진으로 현재를 이야기하는 것. 그것이 그분들을 위한 보은의 길이다.


www.beyondframe.net
Project: MARA / 4월 21일 온라인 사진전 오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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