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02
여러분이 사진 촬영을 취미로 하고 있다면 아래 목록 중 최소한 몇 개 이상 해당되거나, 한 항목의 단계에 오랫동안 머물러 있을 확률이 매우 높다.
1. 카메라에 지대한 관심을 갖는다.
2. 유명한 온라인 커뮤니티의 회원이다.
3. 최소한 컴팩트 디카는 가지고 있다.
4. DSLR 중급기에 표준 렌즈 정도 있다.
5. 출사 모임에 나가 정보를 많이 얻는다.
6. 장비가 늘기 시작한다.
7. 사진은 잘 몰라도 카메라는 좀 안다.
그리고...
8. 언제 제대로 셔터를 눌러봤는지 기억이 없다.
9. 어제도 찍었고 오늘도 찍고 내일도 찍을 것이다.
다소 극단적으로 들릴 수 있으나 거의 모든 분들이 1번에서 7번의 과정을 거쳐 대부분 8번이 되거나 극소수의 확률로 9번이 된다. 극소수...
여러분은 과연 몇 번째 단계에 머물러 있는지?
카메라의 태생적 역할은 '사진을 촬영하는 도구'이다. 셔터에 검지 손가락을 올려놓고 본인(여러분들)이 원하는 타이밍에 누르지 않으면 여러분 앞의 장면은 영원히... 다시 볼 수 없고, 기록할 수도 없다.
여기 중요한 단어가 보인다.
영.원.히.
헐~ 너무 섬뜩하다고? '영원히'라니! 그런데 사실이다. 한번 지나간 장면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비슷한 장면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겠지만...
진심으로 취미 사진가가 되고자 한다면 몇 가지 쉬운 규칙을 알려드릴까 한다.
1. 카메라를 소지하는 횟수를 늘릴 것.
2. 가장 가볍고 편한 렌즈 하나만 마운트 할 것.
3. 가방에 넣지 말고 가능한 목에 걸고 다닐 것.
단순하지만 우선, 세 가지 습관에 익숙해지기를 바란다. 장비가 아무리 좋고 많아도 지금 당장 바로 셔터를 누를 수 없다면 소용없다고 믿어라.
누구는 "매일 한 장씩 사진을 찍으라."라고 권장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다. 아니, 그것은 취미로 접근 하기에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프로 사진가(몇 달 동안은 할 수 있을지 몰라도...)도 지키기 어려운 규칙이다. 그래서 최소한 카메라를 잡는 횟수부터 늘리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지금 이 순간, 갑자기 FEEL 받아서, "작년에 질렀던 카메라 어디에 뒀지?" 하는 분도 있겠다. 이 글을 읽고 장롱이나 책상 서랍을 뒤적거리 거나, 충전기에 배터리를 충전하는 분, 혹은 극소수의 확률로 카메라를 들고 바로 뛰쳐 나가시는 단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오늘 포스팅의 의무는 다했다고 본다.
당장, 카메라를 들어라. 그것이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