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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Jul 04. 2016

영겁의 시간, 바다

프로젝트의 기록 /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10

바다를 소재로 하는 천문학적 숫자의 사진들이 있다.  그런데 좀 비슷하다고 느낀 적 없는지? 일출이나 일몰, 갈매기와 배 사진 등 바닷가의 풍경은 세계 어디나 비슷해서 그런지 식상함이 크다.


특히, 오메가!


일몰, 일출 시 멀리 수평선에 오메가(생김새가 오메가와 비슷해서 붙여진 별명, 오여사 라고도 한다.)처럼 생긴 빛의 굴절 현상을 쫒는 '오여사 헌터'들이 있다. 일출이나 일몰 사진에 이 현상이 없으면 거들떠보지 않는 꽤 편협한 사고의 소유자분들. 구름이 좀 있으면 어떠리?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어떠리? 석양을 바라보는 그 소중한 시간에 의미를 두어야지 그깟 태양의 오메가 형상이 뭣이 중허다고!


그냥, 무시하자
가족의 길 / 단란한 가족의 주말 바닷가 산책
태양을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태양을 병풍으로 쓰면 다른 그림이 된다. 그 앞에 역광으로 가족이 평화롭게 산책하는 모습.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 셀카를 찍는 연인들, 즐겁게 뛰노는 아이들의 실루엣을 담아보자. "드디어 오메가 찍었어요!" 보다 훨씬 감성적이고 멋진 의미의 메시지를 사진에 담을 수 있다.

가족이라 설명하지 않아도 / 이럴 때 삼각대가 있으면 좋다 ^^
연인의 세계 / 일몰은 거들뿐


해변은 바다만 있는 것이 아니다

갯벌, 모래, 돌 그리고 해변을 이루는 모든 것. 영겁의 세월 동안 그 자리에 있었다. 생물이 등장하기 훨씬 오래전부터 바다와 흙은 있었다. 생김새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았을 그때부터 지금까지 긴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담는 것은 경이로운 일이다. 바닷물과 함께 살아가는 해변의 모래는 꽤 재미있는 시각적 특성이 있다. '과학적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지구를 이루고 있는 작은 녀석들의 모습 하나하나가 신비롭게 느껴진다. 이 작은 모래들과 돌은 얼마나 많은 파도에 휩쓸려 여기까지 왔을까?

분화구 처럼 / 채석강에서
썰물의 흔적
바다가 없는 바닷가 #1
바다가 없는 바닷가 #2

꾸준히 사진을 계속 취미로 한다면 언젠가는 '내 사진'에 대해 고민을 시작할 때가 반드시 도래한다. 다른 사람이 촬영한 사진과 내가 촬영한 사진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눈이 떠질 무렵일 것이다. 좋은 사진 포인트를 찾아다니며 비슷하게 찍는 사진이 여러분들의 취미생활을 조금 즐겁게 만들어질 수 있겠지만 잠깐 기쁘고 만다. 커뮤니티에 대문(일면)에라도 걸리는 날 정도. 그렇다고 본격적인 사진작가처럼 완벽한 자신의 사진 정체성을 발견하라는 얘기가 아니다. 맹목적인 따라 하기는 어느 정도 도달하면 금방 의욕은 사그라들게 되어있다.

바다가 없는 바닷가 #3

당신의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것은 '용기' 일 수 있고 '열망'일 수 있다. 어느 누군가 몇백 미리 망원렌즈로 오메가를 어디에서 찍었다느니 동네방네 떠들고 있을 때 , 여러분은 여러분의 사진을 찍을 수 있으면 좋겠다.

그곳으로 / 멀리서 사람들의 모습을 담는 것도 매력적이다
그곳은 /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담으면 스케일감이 명료해진다.


당신의 바다는 당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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