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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의귀인 Mar 27. 2017

인물 사진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2

그래 봤자, 직딩의 사진 #049

여기! 한 번만 봐주세요!


지난 시간 인물사진에서 촬영자와 피사체 (모델)의 '이해'에 대한 얘기를 했다. 오늘은 모델의 '감정'을 이끌어내는 중요한 부분 중 하나인 '시선'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모델 손예인님 / 팝코넷 소니톡 촬영회 현장 (뒷모습 빅토님, 알테마웨폰님)

인물 촬영 시 모델에게 자신의 카메라를 향해 시선을 요청하는 경우를 종종 만난다. 사진 전문 모델의 경우 자신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많을 경우, 시선을 공평하게 분배하기도 한다. 사진 관련 전시장이나 단체 모델 촬영 모임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카메라에 시선을 향한 사진이 어떻게 보면 가장 기본이긴 하다. 이것은 카메라를 향한 시선이지만 결국 사진을 감상하는 사람의 눈을 바라보는 사진이 된다. 감상자 입장에서 좀 더 감정 이입이 쉬워진다는 장점이 있다.


당신을 보고 있기 때문에


사진 수업 동료 수강생


사진의 기본을 살짝 틀어준다면 다른 세계가 보인다. 카메라를 외면한다거나, 애매한 시선을 담는 것.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더라도 감상자가 무엇인가를 생각할 여지를 남겨두는 것.

모델 앞에 카메라를 든 사람이 있기 때문에 의식하지 않는다라는 표현은 틀릴 수도 있다. 카메라를 못 본척한다? 표현은 촌스럽지만 좀 더 정확한 표현일 수도...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시선


브런치 인기 작가 혜류님 (함께 사진 수업 듣고 있음^^)
사진 수업 동료 수강생

어쨌든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모델은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는데 보다 자유로움을 느낄 수 있다. 그다음 숙제는 모델의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 사진가의 노력이 필요한 것. 보통의 경우 모델에게 직접적으로 표정을 요청한다.


"웃어주세요..."


스튜디오 사진 실습 첫날, 선생님께서 수강생 한 분을 열심히 찍고 있던 나를 물끄러미 보시더니 한마디를 던지신다.


"웃겨야 웃죠...웃으라고 하면 웃나요?"


조명 때문에 땀은 조금 있었지만 그 말씀을 듣고 식은땀이 흘러 셔츠를 적셨다. 결국 그날 수강생 모델님을 웃기지 못하고 어정쩡(?)한 시선의 사진 한 장을 남겼다.

사진 수업 동료 수강생

사진가의 좋은 감정과 피사체의 좋은 감정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찰나를 포착한다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사진가의 불친절한 요청은 피사체의 경직된 눈빛을 만든다.


시선은 감정을 이야기한다


사진의 감상자는 눈의 방향과 강약에 따라 피사체의 감정이 어떤 상태인지 가늠할 수 있다. 물론 눈 이외에도 입이나 손짓, 전체적인 얼굴의 표정 등을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눈만큼 강렬한 핵심을 갖고 있지는 못하다.


사진 수업 동료 수강생 동생

다른 것은 차치하더라도 눈빛, 시선 만으로 피사체의 스토리를 담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 쉽지는 않겠지만 현장에서 가장 미니멀하게 인물을 담아보는 연습이다. 아래와 같은 사진은 빛이라는 요소가 우선 계산된 사진이지만... 정면을 응시하는 눈빛과 굳게 다문 입술로 무엇인가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

사진 수업 동료 수강생 형님

인물을 촬영하는 사진가는 피사체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내야 할 '의무'가 있다. 그것을 끌어내는데 피사체에 대해 '칭찬'만큼 좋은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긍정적인 이야기, 피사체에 대한 감탄과 환호가 모델이 두려워하는 분위기를 희석시킬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고 했던가? 사진을 촬영하는 동안 카메라 앞의 모델에 대해 멋지다는 표현, 아름답다는 표현을 아끼지 말아야한다. 그렇게 좋은 점을 끊임없이 이야기해주고 긍정적 반응이 계속되면 어느 순간 모델은 자신 앞에서 카메라를 들고 있는 사진가에게 믿음이 싹튼다. 그 순간부터 모델의 시선은...


사진가의 시선과 같은 방향을 바라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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