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끝’ 선언 한마디면 충분

by 키영
이혼을 막아주실 순 없나요?

이혼소장을 받고 찾아오시는 분들 중 의외로 많은 분들이 이렇게 물으십니다. 심지어 어떤 분들은 이혼 소장에 대한 답변서에 '본인은 이혼에 반대한다'는 입장만 밝히고, 이혼 시 받을 수 있는 재산분할, 위자료, 양육권 등의 주장(countersclaims)은 아예 넣지 않겠다고 주장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뉴욕에서는 상대방이 시작한 이혼 절차를 사실상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바로 No-Fault Divorce (무책 이혼) 제도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잘잘못을 따지지 않고 부부 중 한 사람이 '결혼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다'라고 주장하는 순간, 그 자체로 이혼이 허용됩니다.


공익 변호사들은 가끔 실험적인 시도를 해볼 때가 있습니다. 흔히 ‘test the waters case’라고 부르는 경우인데요. 법의 테두리 안에서, 과연 어디까지 그 경계를 밀어낼 수 있을지 실험적으로 진행해 보는 케이스입니다. 그래서 저는 실제로 No Fault Divorce에 대해 판사들이 어떤 판단을 내리는지 볼 기회들이 있었습니다.


자, 예를 들어볼게요.


늦은 나이에 재혼한 노부부가 있었습니다.

남편은 심각한 건강 문제를 안고 있었습니다. 아내는 헌신적으로 남편을 돌보았지만, 시간이 흐르며 남편의 건강은 더욱 악화되었습니다. 본인의 앞날을 장담할 수 없었던 그는, 본인 사망 후 아내가 안정된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두 사람이 함께 살던 본인의 집을 아내 앞으로 이전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남편의 전처소생 자녀들이 이를 문제 삼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한 자녀가 아버지를 본인의 집으로 모셨고, 곧 아버지의 이혼 소송이 시작되었습니다. 몸이 불편해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생활이 어려운 아버지가 자식들에게 결국 설득당한 것입니다.


아내가 남편의 이혼 사유에 이의를 제기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어떤 판사는 결혼관계가 실제로 파탄 났는지를 따로 조사하지 않습니다. 증인도, 증거도 요구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소송을 시작한 배우자(원고)가 이혼 소장을 제출할 때 “이 결혼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난 상태가 6개월 이상 지속되었다”라고 선서하도록 되어 있고, 그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어떤 판사는 간단한 재판 형식을 갖추어, 이혼을 청구한 배우자(원고)에게 실제로 결혼관계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파탄 났는지를 직접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생각해 보세요. 원고는 언제든 이혼소송을 그만둘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재판까지 오게 된 상황이라면, 그 자리에서 “아직 결혼을 지속할 수 있다”라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따라서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이혼 소장을 받으셨다면, 가장 현명한 대응은 즉시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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