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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observer K Nov 06. 2023

뉴질랜드 전자상거래 시장의 현주소

마켓 코멘터리 (2023.8.7)

themarket.com 의 경이로운(?) 실적이 주는 함의



웨어하우스 그룹은 2013년에 당시 온라인 플랫폼이었던 torpedo7 과 1-day.co.nz 을 사들입니다.

(torpedo7 은 1-day의 소유주입니다) 그 후 오프라인 스포츠용품점이었던 R&R Sport 를 인수하여 torpedo7 을 온,오프라인 통합플랫폼으로 전환하고 2019년에는 themarket.com 을 론칭하면서 1-day 를 흡수 통합하여 웨어하우스 그룹내 유일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구축합니다.


웨어하우스 측은 $12m 의 투자와 14개월의 시간을 들여 뉴질랜드의 아마존을 지향하며 수년간의 적자는 감수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습니다.


The Warehouse wants TheMarket to become New Zealand’s Amazon


많이 낯이 익은 서사입니다. 네. 쿠팡이 그러하였지요. 쿠팡과 다른 점이 있다면 쿠팡은 매출과 적자가 함께 우상향 곡선을 그렸는데 themarket 은 사업 개시 이래 매출은 줄고 적자는 늘어나는 멸망 그래프를 그리고 있다는 점입니다.

출처 : WHS Annual Report (2023년 실적은 반기 실적 기준 추정치임)


개인적으로는 뉴질랜드에도 trademe 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의 출현을 절실하게 기대하고 있습니다. 기업간 경쟁이 가져올 다이나믹함은 소비자에게 항상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작용하니까요.


1999년에 만들어진 trademe 는 지금도 영악하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2022 회계연도 기준 revenue 는 $348.6m, net profit 은 $28.5m 을 기록하였습니다.


amazon 에는 있고 themarket 에는 없는 것


아마존의 창업자 제프 베조스가 냅킨에 그렸다는 flywheel 은 온라인 플랫폼의 성장모델을 함축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베조스는 많은 상품의 종류가 고객만족을 이끌고 그게 다시 트래픽을 증가시켜 판매자 증가를 견인하여 다시 상품의 종류가 늘어나는 선순환 구조를 통해 플랫폼이 성장하고 성장은 비용구조를 낮추게 만듦으로 인해 다시 고객만족을 강화하여 플라이휠이 계속 돌면서 성장을 고도화한다고 보았습니다.


플라이휠을 작동하게 하는 중요한 요소는 크게 selection, price, convenience 로 정리할 수 있을 것입니다.  

selection


themarket 의 상품갯수는 정확하게 파악하기 어려우나 각 카테고리별로 10,006개 상품등록이 max 인 것으로 보이며 10여개 카테고리를 감안하면 15만개 정도의 상품이 등록된 것으로 보입니다. 2022년 기준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등록상품은 약 8억개, 쿠팡은 약 3억개, 경쟁사인 trademe 는 약 4백만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되어 있는 걸로 파악됩니다.


웹사이트 트래픽 분석사이트인 similarweb 에 의하면 trademe 의 평균체류시간 및 페이지 뷰는 각 8분과 12페이지 이상인데 반해 themarket 은 3분에 5페이지 정도에 불과합니다.


월간 방문자수(MAU) 에서도 약 20m 과 1.5m 으로 현저한 차이를 보여 상품갯수의 차이가 가져오는 결과치에 상당한 격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price


1-day.co.nz 의 상품구성은 중국산 잡화가 대부분으로 저가의 이미지가 강하였습니다. 웨어하우스 그룹이 1-day 사이트를 없애고 themarket 을 론칭한데에는, 첫째 기존 웨어하우스 판매상품과 정확하게 겹치는 점, 둘째 저가 상품판매를 위해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하기에는 비용면에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 올 수도 있다는 점 때문에 브랜드 오너 중심의 themarket 을 론칭하지 않았을까 개인적으로 유추해 봅니다.


브랜드오너가 플레이 하는 경우 제품의 신뢰성은 높아질 수 있으나 동일제품에 대해 복수의 판매자들이 가격경쟁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합리적인 가격을 바라는 소비자에게는 허들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을 것입니다.  


convenience


쿠팡이나 아마존의 뒷단에서 작동하고 있는 고도의 기술력은 소비자들이 의식하는 못하는 사이에 오래 머물고 자주 방문하고 저절로 지갑을 열게 만드는 기능을 합니다. 중독되는 거지요. 빠른 배송까지 덧붙여지면 굳이 시간낭비 하면서 다른 사이트를 가야 할 필요가 없게 됩니다.


themarket 은 로그인시 아직 개인화조차 안되는 것으로 보입니다. 배송은 사이트에 설명 한대로 라면 3-5 일이 소요되고요. 고객편의 기능은 5불 남짓한 무료배송 멤버쉽이 다 인것 같습니다.


5백만 인구의 뉴질랜드에서 고도화된 온라인 마켓플레이스를 기대하기는 ROI 관점에서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커뮤니티를 기반으로 하는 trademe 가 아직도 난공불락의 위치에 있을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현재 뉴질랜드에서 높은 트래픽을 갖고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은 거의 대부분 오프라인 스토어를 기반으로 두고 보조적 역할에 충실한 사이트들입니다. 종합 쇼핑몰보다는 버티컬커머스가 메인이고요. 이것이 뉴질랜드 상황에서 자연스럽게 진화해 온 양상이라 한다면 향후 온라인 비지니스를 계획하고 계시는 분들에게 인사이트가 될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2006년에 스파크 (당시 텔레콤)에서 타도 trademe 를 외치면서 $30m 을 들여 ferrit 사이트를 만든 후 3년 후 $380m 의 손실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짐을 두눈으로 목도한 기억이 있습니다. themarket 의 현재가 ferrit 의 데자뷰가 아니길 간절히 기대해 봅니다.


Telecom axes loss-making Ferrit webs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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