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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산초랑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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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경진 Jun 05. 2022

너와 눈이 마주칠 때

오늘로 산초가 가족이 된 지 110일이 됐다. (100일 지난 줄도 몰랐네;) 영역표시가 집안 곳곳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그로 인해 사망한 물건들도 있고, 나름의 노하우로 살아남은 것들도 있다. 요즘은 내내 조용하던 산초에게 요구성 짖음도 생기고 있는데, 또 다른 고난이 예상되는 지점이다.


그래도 꽤나 가까워졌다는 걸 사진첩을 정리하다 알게 됐다. 초반에는 죄다 관찰하는 사진이었다. 이 생명체는 누구인가, 무엇을 하는가, 왜 그런가 같은 의문이 담긴 사진. 사진 속의 나와 산초는 언제나 일정한 거리가 있었고, 대체로 노즈 워크를 하거나 잘 때 사진을 찍었다. 어찌할 바를 몰랐다는 얘기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아이컨택 사진이 많아졌다.


천혜향 시절부터 ‘본 투 비 아이컨택러’였는데, 나도 이제는 그 순간들을 포착할 수 있게 됐다. 멈춰서 산초의 눈을 마주할 수 있게 됐다. 산초의 눈빛에 서로 다른 감정이 담겨있다는 것도 알게 됐다. 오늘은 ‘아이컨택’ 폴더를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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