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돼요.”
카페 입구에서 들리는 소리였다. 반려견 입장은 안된다는 것이었는데, 내가 유리에 붙은 이미지를 잘못 본 게 화근이었다. 겸연쩍은 미소를 지으며 “안 돼요?”하고 나왔다.
거절을 두려워하는 편이다. 누구든 그렇지 않겠냐만은, 나는 사소한 거절에도 이유를 찾고 그 이유가 납득되든 아니든 크든 작든 그걸 물고 늘어지는 사람이다. 내가 다르게 행동했더라면 거절당하지 않았을까? (아님) 거절의 원인이 몽땅 나에게 있다는 생각 때문에 해당 문제가 나에게 중요하면 중요할수록 더더욱 나를 다그치고 동시에 회피하기도 한다.
거절이라는 것이 관계 안에서 벌어지고 그렇기에 온전히 한 사람만의 책임이 아니라는 것, 각자의 이유가 있고 생각보다 그 이유가 거창하지 않기도 하다는 것을 머리로는 안다. 그런데 거절을 당하면, 모든 회로가 멈춰버리듯 얼어버린다. 때로는 억울해할 만도 한데 그렇지도 않다. 나는 부정적인 감정을 잘 다룰 줄 모른다. 멈추고 외면해버리니 정확한 실체를 알기 어렵고, 다뤄본 경험이 드무니 비슷한 상황을 마주하면 상황에 의한 거절도 나에 대한 부정으로 느껴버린다. 그러니 가능하면 거절당하지 않을 상황을 만들려 애쓴다. 하지만 언제나 내 마음대로 되는 건 없다.
말이 길어졌는데, 내가 지금 작은 거절을 경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잘 맞지 않는 낯선 강아지를 만날 때도, 때로는 무례한 이야기를 들을 때도, 함께 갈 수 없는 곳들도 있다. 나도 산초도 가능하면 환대받는 경험을 더 많이 하고 싶지만,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걸 피부로 감각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너무 약하고 금세 쪼그라들고 멈춰버리지만, 단단해지고 싶다. 산초와 함께라면 그 연습이 마냥 고되지만은 않겠다 싶다. 역시 나를 키우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