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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두민 Jun 19. 2021

1984 리뷰

우.만.책 북클럽 리뷰

전쟁은 평화, 자유는 속박, 무지는 힘 - 텔레스크린에 모인 관중들



'1984'를 읽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 책에서 말하고 있는 전체주의적 사상이 지금 이곳에 자리 잡으면 어떡하지?' 이런 생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랫동안 나의 뇌리에 남아있었다. 그래서인지, 장난이지만 사람의 얼굴 포스터를 보면 괜히 빅브라더 포스터 같고, 손에 쥐고 있는 핸드폰을 보면 저것이 텔레스크린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었다. 


책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당의 시선에 벗어나지 못하고 수많은 텔레스크린과 감시체계를 통해서 사상을 점검당하며 옳지 않은 사상을 가질 시 무참히 끌려가 애정부에 있는 '101'호라는 곳에 끌려가 '교화'된다. 교화 과정은 총 3단계로 교육, 이해, 수용의 단계 이 세 가지 단계를 겪는다. 그리고, 교화를 마친 이들은 마지막에는 총살이라는 당의 '배려'로 인해 죽음의 안식을 맞이한다.





이 책의 주인공이라 말할 수 있는 인물이 나온다. 그의 이름은 윈스턴이다. 윈스턴은 당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가진 자로서 설명되고 있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있는 윈스턴은 작품 내내 자신이 당에 반하는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들킬까 봐 숨을 죽이며 철저히 연습된 표정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우연히 줄리아를 만나고 당이 통제하고 있는 애욕을 그녀와 함께 불태우고 당이 주지 못했던 자유를 그녀와의 관계를 통해 느꼈다. 


그러다가 오브라이언이라는 당의 고위직 인물을 만나게 되고, 그가 당을 무너트릴 형제애에 대해서 알고 있을 것이라고 윈스턴은 굳게 믿었다. 그래서인지, 그는 오브라이언을 당의 반대파라는 것에 대한 증거를 확인할 수 없었지만 심적으로 신뢰했다. 그는 오브라이언을 만나게 되면 당에 대한 반역을 꿈꾸고 있는 단체에 가입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줄리아와 함께 오브라이언에게 자신들의 마음을 실토하게 된다.


하지만,  오브라이언은 당의 사상에 반대가 아닌 사랑하고 있으며 당의 배후인 '빅브라더'를 숭배하고 있었던 자였다. 그로 인해 줄리아와 윈스턴은 잡혀 들어가게 되면서 책의 결말에 가까이 다가갔다. (책의 결말은 직접 읽어보는 것을 추천하기에 한 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 책을 읽다 보면 한 가지 문제점에 봉착하게 된다. 그 문제는 바로 자유가 무엇이냐에 대한 문제다. 이 책에서 조지 오엘은 자유는 속박이라고 하면서, 사람들이 항상 감시될 수밖에 없는 체계를 그려낸다. 그런데, 과연 자유가 그런 속박과 감시 속에 있다니 믿을 수가 없었다. 물론, 결론을 가면 갈수록 여기서 이야기하는 자유에 대하여 알게 되지만, 그럼에도 질문하게 된다. '과연, 자유라는 무엇인가?'


자유는 항상 책임이 따른다. 그 책임을 지기 위해서는 성숙해야 하고 약속을 잘 준수할 수 있는 인격과 이성이 필요하기도 하다. 그러나, 24시간 반복되는 과정 속에 과연 자연스러운 책임이 따르는 것인가 아니면 억지스러운 책임이 동반되는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계속해서 생각하게 된다. 


반대로, 통제에서 벗어난 사람들은 자신이 속한 단체를 보호하고 지킬 수 있을 만큼 양심적인가라는 질문도 던져지게 된다. 역사적으로, 참주 정치나 귀족정치, 왕정 정치를 돌아보게 되면 매번 이상과는 먼 자신의 욕심과 이익만 추구하게 되는 집단을 자주 마주하게 된다. 불과 몇백 년 전의 조선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인간은 법이라는 통제가 없다면 과연 그 집단은 다른 집단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도 궁금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윈스턴이 겪는 육체적 고통의 사진으로 마무리를 하려고 한다. 그는 당에 대한 분노와 증오가 마음속에 사무쳤다고 하는데, 결국 그는 육체의 고통 앞에는 그러한 다짐도 무너지게 되었다. 이런 그를 보면서 실존주의 철학자 사르트르가 말한 "존재는 본질에 앞선다."라는 말이 떠올랐다. 분명히 윈스턴은 마음속에는 당이 자신의 자유를 잡아먹고 거대해진 짐승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짐승에 대하여 분노하고 절망했다. 하지만, 그가 겪은 고통과 실존의 앞에서는 그가 믿었던 본질보다 앞서지 않았나 생각한다. 


결국, 이 책에서 말하는 전체주의적 사상은 시대의 뒤편에 숨겨둔 인간의 욕망을 형체화 시켜 빅브라더로 승화시킨 것이지 않을까 한다. 빅브라더는 그야말로 권력 그 자체이며 그 권력은 곧 그 집단에서 '신'으로 비치게 된다. 이런 모습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결국, 인간 스스로가 권력을 영원토록 붙잡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고 자기 스스로 신이 되어 세상을 통제하고 싶은 마음을 들춰낸 것이지 않을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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