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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May 22. 2019

<명차열전> 관세음보살을 닮은 '철관음'

#중국차 #우롱차 #철관음

<명차열전> 관세음보살을 닮은 '철관음'


    우롱차는 한국인, 중국인, 일본인, 대만인 모두에게 사랑받는 차다.

    우롱차의 고장은 역시나 중국 명차 산지인 푸젠(福建)성이다.

    그간 소개한 우롱차를 추려 보면 차 중 왕이라 불리는 대홍포를 비롯해 내가 좋아하는 동정우롱, 대만 동방미인, 우이암산의 육계, 수선 등이다.

    철관음도 우롱차 중에서는 꽤 상위급 차로 중국인들이 즐겨 마시는 차 중 하나다.

    철관음은 푸젠성 안시(安溪)현에서 생산된다. 이 안시현은 사계절이 따뜻하고, 강수량이 많은 지역이다.

    철관음은 차의 종류이기도 하지만, 차나무를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관목형인 철관음 차나무는 싹이 작고 잎이 두터우며, 가지는 거칠고 단단한 것이 특징이다.

철관음의 고장 푸젠성 안시현

    차를 실제로 우리고 나서 찻잎을 펴보면 꽤 두터운 잎을 볼 수 있다. 잎이 두껍기 때문에 여러 차례 우려도 그 맛이 유지되며, 그래서 '7번 우려도 향이 유지된다'라고 평하기도 한다.

    차를 우리기 전 모양은 동글동글 콩벌레 같이 생겼는데 찻잎을 이렇게 말아 모양을 만드는 과정을 포유(包揉)라고 한다.

    철관음은 안시현을 비롯해 그 주변 지역에서 많이 재배되며, 가장 유명한 안시현에서 나는 것을 안시 철관음이라 부르고, 나머지는 푸젠 철관음으로 구분해 부르기도 한다.

    또 탕색이 청색을 띠는 것을 청향형(清香型) 철관음, 탕색이 노란빛을 띠는 것을 농향형(浓香型) 철관음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우롱차이기 때문에 발효도는 녹차와 홍차의 중간쯤으로 보면 되면, 반발효차이다. 종류에 따라 발효도가 아주 낮은 것도 있고, 높은 것도 있다.

    철관음은 사철 찻잎을 따는데 봄에 난 차와 가을에 딴 차를 높이 쳐 준다.

    철관음은 중국 10대 명차 중 하나로, 철관음이라는 정확한 이름이 붙은 것은 청대 건륭제 초기로 추정된다.

    이름을 풀어보면 관세음보살을 나타내는 '관음'과 쇠를 뜻하는 '철'자로 이뤄져 있다.

    철관음이라는 이름이 붙은 데는 여러 유례가 있는 데 그중 하나를 소개하면 왕씨성의 한 선비가 남암산(南岩山)에서 이 차를 발견한 뒤 청나라 건륭 황제 6년(1741년) 이 차를 건륭황제에게 진상했다고 한다.

    차를 마신 건륭황제는 차 맛에 반했고, 찻잎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관세음보살의 형상을 봤다고 한다. 또 차가 무겁기가 철과 같다 하여 이름을 '철관음'이라 불렀다고 한다. 나는 아무리 들여다봐도 관세음보살이 보이지 않는데 건륭황제가 난 사람은 난사람인가 보다.

    철관음은 약효가 좋은 것으로도 유명한데 노화방지, 동맥경화, 당뇨병, 다이어트, 충치 예방, 숙취 해소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오늘 내가 마신 철관음은 아주 높은 등급으로, 차 포장지에 '사장차'(私藏茶·부호나 고관이 개인적으로 먹기 위해 특별히 만든 차)라고 적혀 있다.

    지난번 금준미를 준 귀인께서 내가 차를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선물해 주셨는데 포장만 봐도 아주 귀한 느낌이 난다.

    철관음은 중국인들이 즐겨 먹기 때문에 가격대가 폭이 넓은 데 오늘 마신 철관음은 적어도 1포당 15000∼20000원선을 할 것으로 추정된다.

    포장도 세 겹으로 밀봉이 돼 있고, 찻잎 색과 위생 상태도 매우 정갈하다.

    차를 받은 날 와이프에게도 두 포를 나눠주고 지인들과 나눠 마시라고 했는데 차 수업시간에 수강생들과 나눠 먹었다고 한다.

    차 선생님도 차를 마시고 메시지를 보내 아주 좋은 차라고 하셨을 정도로 좋은 차였다.

    나도 사무실에서 차를 끓여 보았는데 그 향이 다른 철관음에 비해 짙고, 탕색도 아주 맑은 청색이 났다. 맛은 처음에는 녹차향이 먼저 나다가 꽃향기가 느껴지고, 마지막에는 단맛이 진하게 올라온다.

    발효도가 낮은 편인지 쿰쿰한 향이 다른 우롱차보다 덜 나서 초보자들도 쉽게 즐길 수 있을 것 같았다.

    누가 만든 사장차인지는 모르겠으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내포성이 강한 차답게 7~9번 우려도 차 맛이 유지되는 것이 매우 강점이었다.

#명차열전 #철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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