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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Aug 02. 2022

<나만 알고 싶은 명주> '시주'(习酒)


중국에서 최근 가장 주목받는 술을 꼽으라면 이 술을 빼놓을 수 없다.

그 이름은 바로 '시주'(习酒).

시주가 유명한 이유는 시진핑 주석의 성과 같은 '시'(习)자를 쓰기 때문이다.

시 주석의 후광을 받아 최근 몇년간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다.

명나라 때부터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시주 입장에서는 억울하겠지만, 시 주석이 집권한 2012년 이후 시주는 '시 주석의 술'이라는 이유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실상 시 주석은 시주를 마시지 않는 것 같지만 말이다.

시주는 마오타이와 같은 구이저우 출신으로 향도 마오타이와 같은 장향형 바이주다.

시주가 나는 구이저우성 시수이(习水)현은 구이저우성 북부 지역에 있다. 장향형 바이주의 대표인 마오타이의 수원인 츠수이허(赤水河) 중하류에 자리를 잡고 있다.

그래서일까 시주의 맛은 마오타이와 많이 닮아 있다.

물론 마오타이만큼 고가의 술은 아니지만, 유명세를 타면서 상당히 가격이 올랐다.

마오타이와 비교하면 조금 더 곡물향이 진하고, 질감이 눅진하다.

시주의 원료는 찰수수와 밀, 츠수이허의 물이다.

마오타이와 맛이 비슷한 이유는 시주 역시 마오타이와 같이 재료를 2번 넣고, 9번 찌고, 8번 발효하고, 7번 채취하는 '9증8효7취'의 주조법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시주는 명대 만력 연간(1570년)에 은(殷)씨 성을 가진 처음 빗었다고 한다.

이후 장사가 잘 되자 은씨 자손들은 시골 벽지인 시수이현을 떠났고, 술 도가를 나(罗)씨 집안에 넘겼다.

나씨 집안은 이후 이 자리에서 대대로 시주를 빗어왔다.

1952년 런화이(仁怀)현 공업부는 나씨 집안이 운영하던 도가를 사들였다.

사실 유래가 명대부터라지만 1952년 주조법을 복원했다고 보는 것이 맞다.

중국에는 장향형 바이주가 꽤 많다.

내가 좋아하는 것만 나열해도 일단 마오타이가 있고, 시주, 랑주 등이 있다.

시주는 시중가 100만원이 넘는 마오타이를 마시기 부담스러울 때 훌륭한 대체재가 된다.

사실 시진핑 주석의 인기도 한몫했지만, 그보다는 마오타이보다 훨씬 싸면서 비슷한 맛을 구현한 것이 시주의 인기 비결이라고 할 수 있다.

시주의 가격은 가장 고급라인이 2천위안(약 40만원)대이고, 그 바로 아래 라인이 800위안(약 16만원) 정도 가격에 판매된다.

보급형 시주의 경우는 300위안(약 6만원)대에 구할 수 있다.

당연히 마오타이를 완벽히 대체할 수 없지만, 중요한 자리에 가지고 나가도 부족함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술잔을 입에 대면 첫번째로 장향 특유의 간장 향이 코를 훅 치고 올라오면서 입으로는 묵직한 맛이 느껴진 뒤 약간 달콤한 끝맛이 따라온다.

도수 역시 구이저우성의 DNA를 간직했다는 것을 보여주듯 53도로 마오타이와 같다.

마오타이 가격이 부담되거나 짝퉁 마오타이가 걱정될 때는 시주를 마셔보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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