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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15. 2018

베이징에서 전통 나고야 장어덮밥을 즐겨보자

#맛객



    국제도시인 베이징에는 세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맛집들이 제법 많다. 오늘 국감장에서 빨린 기를 보충하기 위해 선택한 음식은 바로,
    '히쓰마부시'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의 전통 음식인 장어덮밥의 이름이다. 이름 그대로 '히쓰'로 불리는 둥근 모양의 나무그릇에 나온다. (여~~히사시부리 니코짱 이런 느낌은 아닙니다)
    맛객 포스팅의 한 팬이시자 중국 전문가이신 한 귀인 분께 조만간 취재해야할 '스마트시티' 강의도 받을 겸해서 함께 장어 덮밥 집을 찾았다.
    베이징 한인촌인 왕징 근처 리두에는 한국 일본 외교관과 주재원들이 모여 산다. 이곳에는 여러 맛 난 음식점들이 있는데 일본 국제학교가 자리하고 있어 나름 괜찮은 일식집들이 많다.
    오늘 간 곳은 히쓰마부시를 나고야 전통 기법으로 내는 '아오만'(傲鰻)이라는 식당이다. 교만할 '오'자에 뱀장어 '만'자를 썼는데 오만이라는 뜻보다 '굽히지 않는다'라는 뜻으로 오자를 쓴 것 같다.(그정도로 덕후 아니 장인 정신이 있달까?)
    히쓰마부시는 말 그대로 덮밥. 장어가 밥 위에 덮어져 나오는 음식이다. 하나 특기할 것은 히쓰에 담긴 덮밥을 네 등분해서 먹어야 한다는 것.
    나고야에 여행을 가서 드신 분들도 많겠지만, 히쓰마부시는 먹는 법이 특이한데 가게에 적혀 있는 먹는 법을 소개해 본다.
    1.덮밥이 나오면 일단 밥주걱을 이용해 밥을 4등분으로 나눈다.
    2.첫번째 덩이를 빈 공기에 덜어서 아무런 양념을 치지 않고 맛본다.
    3.두번째 덩이는 덮밥 위에 함께 나온 파, 김, 화자오즙, 와사비, 깨를 뿌려서 싹싹 비벼서 먹는다.
    4.세번째 덩이는 두번째 덩이와 같이 고명을 얹은 뒤에 녹차와 장어 뼈를 함께 곤 물을 말아서 먹는다.
    5.마지막 덩이 먹는 법은 위의 세 가지 방법 중 가장 맛있던 방법으로 먹는다.
    나는 마지막 덩이를 녹찻물에 말아 먹었다. 대부분 사람이 이 방법을 택한다고 한다.
    먹는 법부터 특이한 이 장어 덮밥은 장어에 대한 나의 인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한국에서 장어가 가장 맛있는 지역이 어딘가? 바로 고창. 그렇다 전북 태생인 나의 홈그라운드. 한국에 있을 때는 철마다 먹고, 고창에 경조사가 있으면 가서 복분자주 명인이 빚은 복분자 술과 함께 장어를 먹었다.
    고창의 장어는 풍천장어로 바닷물과 민물을 오가며 자라서 살이 탱글탱글하면서도 적절히 기름기가 배어 한마디로 '근육돼지' 느낌의 식감을 자랑한다.
    중국에 와서 맛본 장어는 장어라기보다는 식감이 젤라틴에 가깝달까. 이게 무슨 맛이냐면 비린 맛에 특유의 중금속 향이 나는 민물 맛이 배어서 아예 입에 대지도 못했다.
    그런 까다로운 내 입맛이 오늘은 완전히 탄복했다. 솔직히 고창 풍천장어와 히쓰마부시 중 어떤 것을 먹을 것이냐고 묻는다면, 배가 고플 때는 기름기가 적절히 밴 고창 풍천장어, 배가 좀 찼을 때는 히쓰마부시를 먹겠다.
    이유는 조리법에 있다.
    히쓰마부시는 일단 재료인 장어를 키우는 것부터 요리가 시작된다. 히쓰마부시 조리법에 따르면 먼저 장어를 3일간 굶긴다. 이런 다이어트 과정을 통해 좋은 기름만 몸에 남기고, 나쁜 기름을 빼낸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기름기가 적당히 빠져서 이게 장어를 먹는 것인지 아니면 잘 구워진 소갈빗살을 먹는 것인지 구별이 안 될 정도다.
    풍천장어가 기름기가 즌뜩하니 맛나게 낀 두터운 안심 스테이크 맛이라면, 히쓰마부시는 적절한 기름기를 가진 토시살 정도라고 보면 된다.
    이 집의 또 하나의 맛 포인트는 바로 화자오(花椒)즙인데 추어탕집에 있는 그 산초 가루의 산초가 맞다. 사실 우리가 부르는 이 추어탕집 산초는 화자오다. 둘은 다른 식물인데 보통 통후추 같은 느낌이 난다. 그런데 생화자오즙이 이렇게 맛을 살려준다는 것을 느낀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장어의 느끼한 맛을 잡아주면서 입안을 화하게 청량감 있게 해줘 덮밥을 다 비울 때까지 느끼함을 못 느꼈을 정도다.
    너무 맛있어서 확인해 본 결과 여기 사장님은 나고야에서 오신 분이고, 장어도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 오신다. 사장님은 홀에 거의 나오시지 않고, 장어 맛을 위해 주방에서 장어를 굽기만 하신다고 한다. 유통이나 비싼 임대료 등으로 인해 가격이 조금 비싼 편인데 이 정도 맛이면 그래도 먹어 봄 직할 정도로 맛났다.
    한국에도 히쓰마부시를 하는 곳이 광화문에 한곳, 반포 쪽에 한곳 있다고 하는 데 식당 이름은 모르겠다. 한번 찾아서 먹어 보시는 것을 추천한다.
#맛객 #나고야 #히쓰마부시 #장어덮밥 #풍천장어라이벌 #오늘밤은장어다 #여봉나장어먹었어 #하지만거실온수매트서자겠지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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