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돼지터리언국 총리 Nov 17. 2018

<초보 댕댕이시터의 보모일기> 2화. 비글들과 조우

비글들 반갑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초보 댕댕이시터의 보모일기> 2화. 미지의 비글들과의 조우

    한국 일정을 잘 마치고 돌아온 다음날인 일요일. 비글들(우리집 두 아들)을 데리고 무무를 만나고 왔습니다.
    일주일만에 만났지만 무무는 저를 바로 알아보더군요. 무무 주인인 ㅇ군이 어제 대학원 중간고사가 끝나서인지 초췌한 모습으로 나왔습니다.
    무무는 비글들이 찾아와 무척 좋아했습니다. 비글들은 무무의 압도적인 덩치에 조금 놀랐지만 조금 지나자 적응이 됐는지 공 던지기 놀이도 하고 아주 잘 놀더군요. 물론 그 과정에서 덕통사고를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ㅋㅋㅋ.
    
    2.
    안뇽. 횽, 누나들. 오랜만에 보네. 오늘 사람인데 비글인 애들 둘이 온다고 해서 낮에 강아지 목욕탕에도 다녀왔오. 간만에 때를 미니 너무 시원하고 좋네.
    어. 저기 온다. 생각보다 조그만한데. 처음 만나면 냄새를 좀 익혀야는데 나는 견공사관학교 나온 배운 개기 때문에 그런 무례한 짓은 허락 없인 하지 않지. 어. 진방이 횽도 왔네. 어서와. 횽껀 이미 맡았으니까. 좀 맡을 게. 킁킁킁킁. 어 낯선 냄새가 좀 나는데 기분 탓이겠지?
    애들이 내 덩치에 놀랐는지 가까이 안 오네. 애들아 내가 너희들보다 좀 형이야. 나 올해 개 나이 1살, 인간 나이 10살이거든. 너네 6살, 5살이라며 오늘 잘 지내보자.
    친해지는 데는 공놀이만한 게 없지. 너가 호수니? 공 한번 던져 줄래? 셀프로 하고 싶은데 나는 손구락이 없다. 응응, 옳지. 아냐, 아냐, 이건 포켓볼이 아니란다. 나는 피카츄가 아닐세. 나를 맞추는 게 아니오. 다시 던져보자. 옳치, 옳치. 잘하는구나.
   다음은 단이라고 했나? 단아 한번 던져 볼래? 그렇지. 그렇지. 더 멀리. 어. 제법 잘하는구나. 자. 공 좀 다시 던져봐. 어디가? 왜 도망가니? 같이 달리기 시합하자고? 예~~~ 헥헥헥헥헥. 내가 일등~. 마우스 파이브~. 예~~. 뭐야. 이 분위기? 왜 울어? 갑자기? 나? me? 와따시? 我? 내 잘못이라고? ㅇ군. 나는 그냥 놀라고 한건데. ㅠㅠ 세상 억울.
   기분도 더러운데 저기 우리동네 양아치 시바스바가 오네. 시바스바야 나 오늘 건들지마라. 기분 안 좋다. 어쭈. 너 오늘은 내가 안 봐줘. 왈왈. 아. 또 나? me? 와따시? 我?. 또 혼나? 헐~. 진짜.
   어. 저기 우리동네 혜자견. 보보 할머니 오신다. 저 분 올해 14세셔. 닝겐 나이로 140살. 주인 아주머니가 만날 혹시나 무지개다리 건너면 어쩌나 근심 걱정이 많으시지. 보보 할머니 오래오래 사세요.
   비글들아 우리 놀이터나 가자. 와~~~~ 같이 놀자. 뭐? 안 된다고? 헐. 그럼 벤치에 앉아서 기다려 줄게. 비글들? 애들아? 나 잊은 거 아니지? 해가 다 지도록 노니?
   안 놀려면 말아라. 헤이~ 거기 동생. 이름이 뭔가? 숀이라고. 음. 반가워. 뭐. 너도 전에 미국 살 때 래브라도 리트리버 키웠다고? 나랑 같은 흑형으로? 근데 지금 어딨어? 아.. 미안. 울지마. 10살 때 떠났구나. 숀 너네 엄마가 나 보시더니 우신 게 그거 때문이구나. 뭐? 그 뒤로 댕댕이를 안 키운다고. 이해해. 아이고. ㅠㅠ.
   비글들 다 놀았으면 집에 가자. 오늘 산책을 세 번이나 했더니 나도 되다. 주차장까지 데려다 줄게. 끈 잡아봐 내가 끌어 줄게. 차 조심하고, 어서 가. 다음 주에 또 온다고? ㅇㅋㄷㅋ
#무무생태보고서 #비글들체력이더조아 #10살이니내가형 #어디서맞으면나불러 #다음엔간식가져와라 #삥뜯는건아냐 #단아내첫키스는너야

비글들 내가 안내하지.
나의 포켓몬이 되어라!! 난 피카츄가 아니란다.ㅡㅡ
나도 체력 짱인데 니들이 왜 비글인지 알겠다.
이제 그만 그만 그만~~~ 이쉥키들아.
오늘 밤은 딥슬립이다.
달리기 시합하자고? 예~~~
내가 이겼다~~ 유후. 덕통사고
아니. 조아서 그랬지. ㅡㅡ
이루와. 미안해. 다시 놀자.
컹컹. 내가 이구역의 미친X 시바스바다.(1화 참조)
놔봐 놔봐. ㅇ군 놔봐. 저거 오늘 내가 담근다.
아니 덩치 크면 다 참아야나? 쟤가 먼저 그랬는데?
보보 할머니 오래 오래 사세요.
애들아 똑똑. 관심 좀. 똑똑
숀 슬픈 가족이야기 해줘서 고마워. ㅠㅠ
이제 집에 가볼까? 줄 잡아 단아 아깐 미안했어.
는 훼이크고 복수닷. 웅카카카카카
안뇽. 비글들 담주에 꼭 다시 와~~
내 첫키스는 비글 2호 단이. 헤헤



매거진의 이전글 <중국 반려견문화 엿보기> 댕댕이 똥은 치워 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