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책일페(7) 헤어질 결심, 만날 결심

한 해를 돌아보며 20221229목

by 솔뫼 김종천

올해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영화는 '헤어질 결심'이다.

박찬욱감독 특유의 상상과 현실을 실제 장면으로 상호작용 시키며 소재에 대한 반감은 줄이고 사랑과 이별에 대해 섬세하고 치밀하게 고찰했다고 전문가들이 평가하는 영화다. 주연은 탕웨이, 박해일이 맡아 열연했다.

한 해를 정리하며 나도 영화처럼 '헤어질 결심'을 한다.

나를 망치는 나쁜 습관과 함께 사이좋게 살 수는 없기 때문이다. 삶을 서서히 망치는 치명적 습관을 내게서 도려내고 제거해야 나를 보호할 수 있다. 나를 망치는 나쁜 것들과 결별하지 못하면 운명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하고 패턴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 이제 나쁜 것과 헤어지고 좋은 것과 만날 결심을 해야 한다. 연말연시는 ‘결심하기’에 딱 좋은 때다.


하나는 ‘헤어질 결심’

또 하나는 ‘만날 결심’이다.


삶의 자취를 돌아보면 자신을 망치는 나쁜 것들이 참 많다.

알면서도 습관적으로 끌려 다니는 나약함을 마주 할 때는 새로운 각오로 자신을 재무장하고 재설정할 필요성을 느낀다. 바로 ‘헤어질 결심’과 ‘만날 결심’이다. 결심(決心)은 마음을 굳게 정함. 단단히 마음먹음. 또는 그 마음이다.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실천하지 못하면 행동은 우유부단해지고 나쁜 것들이 일상과 뒤섞여 삶을 함몰시킨다. 헤어질 결심, 만날 결심이 필요해지는 이유다. 나이가 들수록 다짐과 결심을 실천하기 어렵다. 나이 들면 고치기 어렵다고, 몇 번 실패경험이 있다고 해서 포기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내 삶을 나답게 살기 위해 몇 가지 개선점을 정리하며 결심한다. 첫째, 시시비비를 가리지 않고 먼저 내 생각을 말하는 푼수(분수分數). 둘째, 남의 일이 자신의 일인 양 나서서 도와주려는 주책(주착主着). 셋째, 상대가 원하지 않는데 도움이 된다며 자기 의견을 말하는 망령(妄靈). 넷째, 상대방의 미래, 꿈, 방향 등 속내를 알아보려는 음험(陰險)이다. 이것은 좋게 해석하면 남을 이해하고 돕는 일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지 않고 고유성을 침해하는 일이다. 직업적으로 가르치는 일을 하다 보니 특히 주책과 망령은 내가 저지르기 쉬운 잘못이다. 남의 일에 관심을 가지고 관찰하다 보니 관심이 지나쳐 간섭, 침해, 폭력이 될 수 있다. 그야말로 남의 일을 내일처럼 착시하고 착각하는 '오지랖'이 많다. 이런 습관은 밖으로는 남을 괴롭히고 안으로는 자기 자신을 해친다.

이런 사람에 대해 장자는 ‘군자는 그런 사람을 친구로 사귀지 않았고, 성군은 신하로 삼지 않는다’고 했다.


새해에는 헤어질 결심을 하자.

타인에 대한 지나친 관심과 관여하는 오지랖과 결별하고 나의 길을 가자. 남의 일에 신경 쓸 시간에 경험에 대한 성찰적 대화를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가자. 수많은 사람들이 삶을 사는 이유가 저마다 달라 보여도 정리해 보면 딱 두 가지다.


하나는 ‘행복’

또 하나는 ‘나다움’이다.


남이 아닌 나로 살아가려면 진정한 나를 ‘만날 결심’을 해야 한다.

새해에는 성장을 넘어 성숙한 자신을 만나는 일에 관심을 집중하자. 한 해가 끝나는 것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된다는 의미다. 익숙한 것과 헤어지면 낯설지만 신선하고 새로운 것을 만날 기회가 있다. 이 같은 헤어짐과 만남은 자연의 원리이며 세상이치다. 며칠 남지 않은 한 해의 끝자락, 두 번 다시 오지 않을 시간이다.


익숙한 한 해와 '헤어질 결심'을 하고

낯선 곳에서 맞이하는 새해, 새 아침을 '만날 준비'를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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