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정책의 중요성
"같은 책상에 앉아있다고 다 같은 인생을 사는 줄 아니?"
제가 중학교를 졸업할 무렵, 한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입니다.
지금 생각해도 참 못 됐고 존중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말. 그러나 현실은 선생님의 막말보다 더 차갑고 냉정했습니다.
이 사진은 사회복지학 전공 수업에서 대부분의 교수님들께서 보여주시는 사진입니다.
아마 기계적인 공평이 아니라 궁극적으로 '야구 경기 관람'이라는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형평을 추구해야 한다는 뜻일 것입니다.
평등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이 사회적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가 평등해야 한다는 '기회의 평등'과 더욱 평등한 결과를 만들어야 한다는 '결과의 평등'이 그것입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큰 발전을 해왔습니다. 여러 사회복지정책의 시행과 복지국가로의 발전은 우리 사회 내에서 기회의 평등을 어느 정도 실현했습니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무상교육의 실시로 입학금, 수업료, 학교운영지원비, 교과서비 등을 정부 및 지자체에서 지원하여 모든 사람이 무상으로 고등학교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되었고, 한국장학재단의 국가장학금 제도는 집안 형평이 어려워도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습니다.
그러나 아직 '형평'을 실현하지는 못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패할 수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기회의 평등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기회가 동등하게 주어졌다는 것만으로는 실패할 위험이 있기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쉽게 도전할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자신이 좋아하는 것, 자신이 꿈꾸는 것을 할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실패해도 괜찮다, 실패해도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는 안전망이 튼튼하게 구축되어야 합니다.
그러한 사회적 안전망이 있을 때, 진정한 형평을 실현하고, 획일적인 사회가 아닌 다양성이 보장된 사회가 만들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아동에 주목해야 할까요? 여전히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많은 것들이 좌우되고 있고, 격차는 아동청소년기부터 벌어져 성인이 되면 더 이상 쫓아갈 수 없는 지경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모든 아이들이 가정환경과 상관없이 안전하게 살아가고, 누구나 꿈꾸는 것을 할 수 있는 사회를 위해서는 우리 사회의 가장 약자라고 할 수 있는 아동과 청소년을 기준으로 사회적 안전망이 설계되어야 합니다.
아동 청소년 때부터 자신이 하고 싶은 것에 마음껏 도전하고, 실패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져야 이러한 격차를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형평'을 실현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기회의 평등을 넘어 '실패할 자유'가 있는 사회를 지향해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반에는 아동이 있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