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듯이 숨을 관찰하기.

명상하면 호흡이 왜 더 힘들어 질까?

by 마인드풀

'이거 제가 숨 쉬듯이 하는 거라 잘하는 거예요.'

'숨 쉬듯이 덕질합니다.'

'숨 쉬듯이 이 행동을 반복하세요.'


'숨 쉬듯이 한다'는 말은 흔히 쓰이는 관용어구입니다. 숨은 우리가 태어나면서부터 시작을 해서 잘 때도 하고 지금도 하고 있습니다. 아마 죽을 때까지 할 것입니다. 저도 그렇고 여러분도요. 그러니 무언가를 지속해서 반복해서 해왔다는 표현을 과장해서 숨 쉬는 것만큼 한다고 표현하는 것이지요. 많이 반복을 하면 익숙해지기에 잘한다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숨 쉬는 것은 아주 쉽고 단순한 행동이라는 전제가 있습니다. '


사실 대부분이 그렇게 생각할 것입니다. 호흡에 문제가 있었음을 인지하게 되었다면, 바로 알아차린 뒤 병원에 갔을 것이며, 진짜 호흡에 문제가 있으신 분들은 지금 편안하게 제 글을 읽을 여유도 안될 것입니다. 적어도 제 글을 편안하게 읽는 독자분들이라면 내 호흡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실 것입니다.


명상을 처음 해보았을 때, 내 호흡을 관찰한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잘 와닿지 않았습니다. 더군다나, 호흡을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내 호흡이 더 거칠고 불안해졌습니다. 이상하게도 명상을 하지 않으면 호흡은 편안해졌습니다. 왜 평상시에 가만히 내버려 두기만 하면 되는 호흡을 관찰하면 할수록 더 힘들어지는 것일까요?


'호흡을 관찰하면서 잘하려는 의도가 개입되어서 더 힘들어졌기 때문입니다.'


우리 몸에서 호흡이란 참으로 특이합니다. 수의(隨意)적이면서 불수의(不隨意)적입니다. 용어가 좀 어려운데, 수의적이다는 말은 내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불수의적이라는 말은 자기 뜻대로 안 된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모순되는 것 같은데 호흡은 2개 모두 가능합니다. 우리가 원한다면 숨을 길게 내뱉을 수도 있고, 짧게 내뱉을 수도 있기에 수의적입니다. 그리고 신경을 쓰지 않으면 알아서 숨은 저절로 쉬어지기에 불수의적입니다. 여기서 충돌이 일어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호흡의 모습이 있습니다. 길게 들이마시고 길게 내뱉는 것이지요. 하지만 실제 자기 호흡을 관찰해 보니 호흡이 짧습니다. 그러니 호흡을 관찰하지 않고 '조절'하려는 의도가 개입됩니다. '내 호흡은 이럴 리 없어.'라며 억지로 조절하려고 합니다. 원래 짧게 하던 호흡을 억지로 늘리다 보니 무의식적인 호흡이 화들짝 놀라게 됩니다.


'잘하려면 힘을 빼야 한다.'


스포츠 대회, 혹은 시험, 직업과 관련된 일 모든 곳에서 금언 (金言)처럼 쓰이는 말입니다. 너무 잘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무언가를 한다면 그르친다는 것이지요. (이 글을 쓰는 것도 잘 써보고자 힘을 많이 주고 있는 것 같네요.ㅎㅎ) 호흡을 관찰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처음부터 너무 잘하려고 한다면 무의식적인 호흡과, 의식적인 호흡이 충돌이 일어나고 불쾌한 호흡을 하다가 마무리하게 됩니다. 그러면서 나는 명상이랑 잘 맞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그만두게 되지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힘을 뺄 수 있을까요?


'의도를 내려놓고 지금 일어나는 느낌에 집중한다.'


먼저 내가 잘하려고 애쓰고 있다. 잘하려고 하고 있다는 의도를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려야 합니다. 그리고 그 의도를 알아차렸다면 지금 이 순간의 느낌과 감각에 내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호흡의 경우, 코 끝에서 느껴지는 감각, 코안의 느낌을 관찰해 봅니다. 미세하게 공기의 흐름이 느껴집니다. 들숨은 차갑고 날 숨은 따듯합니다. 공기에 따라 움직이는 코털의 감각도 느껴지기도 합니다. 지금의 감각들에 집중할 때 온전히 집중할 수 있습니다.


'의도를 배제하는 것은 참으로 힘들다. 그러니 숨 쉬듯이 숨을 관찰하자.'


역시 말은 쉽지만 그 과정은 어렵습니다. 저도 몇 년째 명상을 하고 있지만 완벽하게 의도를 지운채 호흡만을 관찰하는 것은 참으로 쉽지 않습니다. 생각에 끌려가기도 하고, 호흡을 억지로 조절하다가 엇박자가 나기도 합니다. 다행인 것은, 저는 평생 동안 명상을 하기로 마음먹었기에, '숨 쉬듯이 숨을 관찰 해보고 있습니다.' 밥을 먹을 때, 운동을 할 때, 걸을 때, 바쁜 마음이 움직일 때, 제 호흡을 가만히 지켜봅니다. 의도가 개입되었는지 안되었는지 모르겠지만, 고마운 것은 호흡은 언제나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 자리에서 누가 시키던, 그냥 하는 것이던 호흡은 묵묵히 그 자리에 자기 할 일을 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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