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착한 일' 하나씩

내 인생을 예쁘게 가꾸는 비결

by Haylee 지혜

다음 주 2월 14일은 발렌타인 데이다. 발렌타인 데이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리 가족이 호주에 도착한지 11년되는 날이다. 11년 전, 아장 아장 걸음마를 걷기 시작한 14개월 딸 아이를 데리고 호주로 왔었다.


11년 전으로 돌아가 내 모습, 그리고 우리 가족의 모습을 영상으로 지켜볼 수 있다면.... 아마 살얼음 판을 두드려 가며 한발씩 딛는 모습이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는 상태로, 그 먼 길을 떠나왔으니, 남편의 용기(?)나 혹은 어리석음(?)가 아니었다면 나 혼자서는 그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을 것이다.


딸 아이에게 물었다. "젬마! 다음주가 되면 우리가 호주 온지 11주년이야. 어떻게 그 날 하루를 축복할 수 있을까?"

"Aussie world(호주 나라)라는 놀이 동산에 가서 즐겁게 놀아보는 건 어때?"

12살 아이다운 답변이다.


머릿 속으로 그날을 어떻게 보낼까 하다가, 일단 헌혈을 하기로 마음 먹었다. 내가 낯선 땅 호주에 와서 많은 것들을 얻고 누렸으니, 작은 것이라도 내가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누고 싶었다. 2월 14일 오후 1시 30분 헌혈 예약 완료.


그리고 주말엔 혼자 사는 직장 동료에게 맛있는 한국 치킨을 해서 나누어 주었다. 시원한 맥주 2캔도 센스 있게 함께 넣었다.


코지와 산책을 갈 땐 매일 아주 작은 쓰레기라도 주워서 함께 버리려고 노력한다. 강아지 똥 봉투는 생각보다 커서, 코지의 배변물을 담고 나면 항상 자리가 남는다. 거기에 동네에 버려진 작은 과자 봉지나 쓰레기를 담아 함꼐 버리는 일은 크게 힘들지 않다.


아무도 보고 있지 않지만 이런 작은 실천이 모여, 하루 하루의 작은 감동을 만들어 낸다.


며칠 전엔 이웃들과 같이 운동을 하러 갔는데, 함께 운동하러 온 이웃이 빈병을 모으고 있다고 했다. 음료수나 맥주캔 빈병이 1개에 100원 정도인데, 그것을 모아놨다가 한꺼번에 재활용 센터에 갔다주면 만원 정도의 소액이 생긴다. 그럼 그걸로 우리 가족은 아이스크림을 사먹거나 작은 군것질을 하곤 했었는데, 이번에 모은 빈통은 이웃에 나눠줘야 겠다고 생각했다.


운동을 마치고, 같이 우리 집에와 빈병을 담아 주었다. 정말 아무것도 아닌 작은 나눔이지만, 나누고 나면 훈훈해지고 따뜻해진다. 하루에 하나씩 착한 일, 이것이 내가 내 인생을 아끼고 사랑하는 비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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