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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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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 일상 속에서 스치는 생각과 감정을 기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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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의 언어
성난 파도를 잠재우는 방법
얼마 전 홀로 드라이브하다가 강릉 해변에 차를 세워두고 잠시 거닌 적이 있다. 동해안의 짙푸른 바다를 보니 한동안 복잡했던 머릿속이 덩달아 시원해지는 기분이었다. 부산이 고향이라 바다를 보면서 크게 흥이 나는 적은 없는데 희한하게 동해바다를 보면 설레는 마음이 든다. 뭔가 더 깊고 야성적인 느낌이랄까. 깊고 짙은 푸른빛의 바다를 보면 비로소 여행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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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8. 2025
치유의 언어
이별 후에 남는 마음
이별은 힘들다. 세상에 쉬운 이별은 없다. 지금까지 크고 작은 이별들을 경험해 왔지만 한 번도 이별이 유쾌한 적은 없었다. 그 이별이 마땅한 운명이었다고 할지라도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 모를 서글픔이 남기 마련이다. 어릴 적 키우던 병아리가 죽었을 때 세상이 떠나가도록 엉엉 울었던 적이 있다. 그 어린 나이에 며칠간 식음도 전폐할 정도로 슬퍼했다. 그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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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5. 2025
치유의 언어
어쩌면 가장 필요한 말, 괜찮아!
문뜩 그런 의문이 들었다. 평소에 내가 나에게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뭘까? 그때 왜 그랬지? 남들 하는 만큼이라도 할 순 없어? 이게 최선이야? 대체로 이런 말들이었다. 나는 나를 길들이는 마부가 되어 스스로 고안한 말들로 채찍질을 하고 있었다. 따뜻한 말은 마음 깊은 곳에 감추어 버리기 바빴던 것 같다. 발견해 버릴까 봐 두렵기라도 한 듯이. 어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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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10. 2025
이순신, 고독한 내면의 독백
김훈 <칼의 노래>
예전에 영화 명량을 보고 나서 칼의 노래를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좀처럼 손이 가지 않았다.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깊이와 책 속에 쓰인 문장들이 낯설어서였다. 쉽게 읽히지 않았다. 가방에 넣어가지고 덜렁덜렁 다니다가 도서관 반납 기일에 맞추어 첫 페이지만 넘긴 채 고스란히 떠나보냈었다. 다시 읽기까지는 시간이 꽤 지났다. 몇 년 정도 지나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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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7. 2025
치유의 언어
별 헤는 밤
제주를 여행하던 중에 선명한 별을 보게 되었다. 같이 산책길을 걷던 여행자들은 흔하게 볼 수 없는 밤하늘의 별을 카메라에 담으려 했다. 나도 오래간만에 발견한 별을 카메라에 담으려 덩달아 부산을 떨었다. 얼마 만에 보는 선명한 별이었는지 그 자리에 있던 모두가 세상을 처음 마주한 어린아이로 되돌아가는 기분이었다. 별 하나에 다 큰 어른들이 이토록 감탄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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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5. 2025
치유의 언어
숲의 위로
숲은 그 자체로 위로가 된다. 일상의 근심도 숲에 들어서는 순간부터는 스쳐 지나가는 바람결과 함께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상처받았던 기억도 숲의 고요 속에 머무르고 있노라면 어느덧 아물어 버린다. 봄에는 꽃잎이 흩날리며 기쁨을 주고 여름에는 만발한 수국이 청량함을 준다. 또 가을에는 잘 물든 단풍이 감동을 준다. 겨울은 다른 계절보다 수척해진 모습으로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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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 03. 2025
치유의 언어
은은한 여운
살아가다 보면 여운이 남는 순간이 있다. 인생 영화를 보고 났을 때나 주홍빛으로 물들어 가는 노을을 바라봤을 때, 마음을 울리는 좋은 음악을 들었을 때가 그런 순간이다. 여운의 사전적 의미는 아직 가시지 않고 남아있는 운치를 뜻한다. 감동이 마음속에서 떠나려 하지 않고 계속 맴도는 현상이다. 감동을 느낀 상황과 시간이 지나갔음에도 마치 버퍼링이 걸린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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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23. 2025
치유의 언어
치유의 언어
프롤로그
언어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고 믿는다. 언어는 글자의 조합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경험이 담기고 사람의 마음이 담긴다. 경험과 마음을 담은 언어는 누군가의 영혼에 아로새겨진다. 나 역시 이유 없는 불안에 시달렸던 적이 있다. 이유가 있는 불안은 그 이유를 제거하면 되지만 이유가 없는 불안은 그 원인을 알 수 없기에 괴롭다. 이유가 있는 불안은 누군가에게 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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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7. 2025
어느 날, 현실판 히어로가 나타났다!
뉴스를 보다 보면 참혹하거나 안타까운 사연을 접하게 되기 마련인데 그럴 때면 마블 유니버스나 고담시에나 있을 법한 히어로들이 현실로 이주를 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마블 유니버스나 고담시에 존재하는 히어로만큼은 아닐지라도 현실판 히어로가 출몰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작년 봄에 있었던 일이다. 생일을 기념해서 부모님과 식사를 하고 돌아가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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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6. 2025
그녀의 진도아리랑
퇴근길에 유튜브 콘텐츠를 둘러보다가 진도아리랑을 열창하는 할머니의 영상을 보았다. 인상이 인자해 보이는 할머니는 장구를 치며 진도아리랑을 불렀다. 할머니 주변으로 손녀 손자들, 동네 사람들이 한데 어우러져 흥겹게 춤을 췄다. 일어나 춤을 추는 할머니들은 손바닥으로 들고 온 양동이를 퉁퉁 치며 박자를 맞추었다. 95년도쯤에 촬영된 영상이라 화질이 좋진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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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5. 2025
창백한 푸른 점(Pale Blue Dot)
보이저 1호는 61억 킬로미터가 떨어진 거리에서 지구를 찍었다. 지구는 태양 반사광 속에서 희미하게 그 존재를 드러내었다. 창백하고도 푸른 점으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거대한 지구는 61억 킬로미터가 떨어진 우주에서는 그저 하나의 점에 불과한 것이다. 언젠가 우주선을 타고 이 창백하고도 푸른 점을 카메라에 담아 보는 날이 올까? 아마도 지구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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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13. 2025
혼술을 하는 이유
나는 혼술을 즐겨한다. 혼술이라는 단어를 상습적으로 내뱉을 만큼 즐겨하게 된 건 최근 2년인가, 3년 전부터 인 것 같다. 어쩌면 서른 살이 되고 혼자 독립을 했을 때부터 지속적으로 혼술을 해왔는지도 모른다. 그저 혼술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자각 못했을지도 모른다. 밤이 찾아들면 술을 연상시키는 카톡 하나, 전화 한 통으로 언제든 달려와 술잔을 부딪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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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9. 2025
변해도, 사라지지 않는 것
어느 날 성자 야즈나발키야가 아내 마이트레이에게 말했다. "여보, 난 이제 속세를 떠나려 합니다!" 그러곤 야즈나발키야는 아내 마이트레이와 둘째 부인에게 재산을 나누어 주겠다고 한다. 그러자 마이트레이는 야즈나발키야에게 재물을 모두 다 가지면 불멸에 이를 수 있는지 물어본다. 야즈나발키야는 대답한다. "이 세상의 재물을 모두 다 갖는다면 엄청난 부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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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8. 2025
숨비소리
"휘이익-" 마치 휘파람 소리를 내듯이 해녀는 바다 위로 올라와 숨을 몰아쉬며 소리를 내었다. 바다와 오랜 세월을 함께 살아온 해녀는 고된 숨을 몰아쉬며 자신도 모르게 자연의 일부가 되어 하나의 음악을 완성하고 있었다. 내가 지난여름 혼자 제주도를 찾았을 때 해녀와 지역 청년이 함께 운영하는 공연과 다이닝이 어우러진 프로그램을 찾았을 때 해녀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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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6. 2025
나와 아버지의 시간
추석 때 함께 술잔을 나누시던 아버지가 불쑥 말씀하셨다. "니하고 내하고 이래 볼 날이 몇 년이나 되겠노?" 이 말을 불쑥 건네시던 아버지는 눈시울을 붉히지도 않았고 슬퍼하는 느낌도 없었다. 남의 이야기처럼 그저 덤덤하게 웃고 있었다. 어느덧 아버지의 연세는 66세이다. 평소에 건강한 체질에 나이보다 젊어 보이시다 보니 어느덧 일흔에 가까운 나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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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6. 2025
잠들 수 없는 밤
잠이 오질 않았다. 간만에 몸살을 심하게 앓았다. 간만에 찾아든 오한과 속울렁증이 낯설게 느껴졌다. 늦은 밤부터 갑자기 아프기 시작한 터라 급히 서랍에 있던 타이레놀 한 알을 삼키고 침대에 드러누웠다. 속이 거북하게 느껴지고 머리가 지끈거려 새벽까지 잠에 들지 못하고 몸을 이리저리 뒤척거렸다. 꿈인지 현실인지 모르는 경계를 헤매일쯤 겨우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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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 05.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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