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상황, 같은 실수의 반복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는 누구나 비슷한 실수를 반복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골프장에서 특정 홀에만 서면 괜히 긴장되고, 결국 비슷한 실수를 되풀이하거나, 일상 속에서도 같은 유형의 실수를 계속 저지르며 자책하게 되는 순간이 생기곤 한다. 그러한 상황을 마주하면 얼른 빠져나가고 싶어지지만, 또다시 같은 패턴을 반복하게 된다. 이 모든 것이 과연 우연일까? 왜 우리의 뇌는 이렇게 쉽게 과거를 되풀이하려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기억이 단순한 정보 저장 창고가 아니라, 감정과 신체 반응까지 함께 저장하는 복합적인 구조이기 때문이다. 기억은 단순한 사실뿐 아니라, 그와 결합 된 감정까지 세트처럼 저장된다. 한 번 강하게 각인된 사건이 감정과 결합하면, 이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할 때 뇌는 자동으로 그 기억을 호출하고, 같은 감정과 신체 반응을 유도하게 된다.
예를 들어, 골프장에서 티샷을 실수했던 기억이 편도체에 강한 감정과 함께 저장되면, 비슷한 상황이 다시 찾아올 때 편도체는 즉각 반응하여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게 된다. 이때는 마치 데자뷰처럼 과거의 행동대로 몸이 움직이는 듯한 착각이 들기도 한다. 이러한 감정은 손과 어깨의 긴장감을 높이고, 결국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만드는 악순환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악순환의 구조는 다음과 같이 나타난다.
[기억의 활성화(특정 상황)] → [편도체의 감정 반응(불안, 긴장)] → [신체 반응(근육 긴장,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 → [실수의 반복(과거 행동의 재현)]
이 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첫 번째 방법은 ‘인지적 거리 두기’이다. 같은 상황에서 과거의 기억이 떠오를 때, 잠시 멈추고 스스로에게 말하는 것이다. “과거는 과거일 뿐, 이번에는 다를 수 있다.” 실제로 “그때 여기서 오른쪽으로 휘었지. 하지만 이번에는 다를 것이다. 나는 왼쪽 목표만 보고 샷을 할 것이다.”라고 조용히 중얼거리는 습관을 지니고 있다. 이러한 자기암시는 뇌가 과거의 감정을 자동으로 재생하는 것을 방해하는 역할을 한다.
두 번째 방법은 ‘패턴 끊기’이다. 평소와는 다른 작은 행동을 의도적으로 추가함으로써 기존의 연결 고리를 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호흡하거나 티샷 전에 가볍게 스트레칭하는 새로운 습관을 만드는 방식이다. 또한, 루틴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 예전에는 스윙 전에 루틴을 한 번만 반복했다면, 이제는 2~3번 반복함으로써 해야 할 행동을 더욱 확실히 각인시키는 것이다.
마지막은 긍정적인 새로운 기억을 의식적으로 쌓는 일이다. 작더라도 성공한 순간을 기억하고 기록함으로써 뇌가 새로운 패턴을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긍정적인 기억과 감정이 부정적인 과거 기억을 덮게 되고, 뇌의 ‘신경가소성’에 의해 실제로 새로운 연결이 만들어질 수 있다.
우리의 뇌는 익숙하고 편안한 과거로 회귀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의 반복이 아닌 새로운 삶을 살아가고자 한다. 기억의 순환 고리에서 벗어나 변화를 맞이하고자 한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작지만, 의식적인 실천을 시작해야 한다. 우리의 뇌는 언제든 새롭게 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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