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처음인 그대
요즘은 인기가 조금 떨어졌지만 여전히 많은 사람이 골프를 즐기고 싶어 합니다. 골프 경기를 관람하는 것보다 볼 치는 기술 연마에 관심은 예전부터 여전했습니다.
골프 기술과 입문 과정을 설명하는 책들도 많고, 골프 교습과 TV 정규방송에서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선수의 생애와 일상, 골프 스타일 그리고 골프의 역사와 배경에 대해 인터넷과 유튜브로 얼마든지 검색해 볼 수 있는 세상으로 변화했습니다.
골프 진입은 너무나 쉬워졌습니다. 동네마다 연습장이 있어 마음만 먹으면 손쉽게 접근이 수월해졌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보편화된 골프는 그만큼 문제점 노출이 많아졌다는 방증이기도 합니다. 골프 접근할 때 심사숙고하면 좋겠습니다. 주변 지인이 골프 골프를 친다고 하니까, 타인의 권유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재미, 오락적 요소를 찾기 위함이면 시작에 앞서 고민하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그렇지 않으면 정작 중요한 골프 본질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적도 없이 클럽을 구매하거나 얻어서 주야장천 볼만 칩니다. ‘왜’ 골프를 하는 걸까요. 선수가 되기 위함일까요? 골프에 임하는 자세는 진심인 사람은 인생에서도 같은 자세를 취합니다. 막 치는 사람은 인생도 막살 확률이 높습니다.
예전에는 타인에게 관계를 맺고 자신의 건강을 위해 골프만 한 것이 없으니 골프를 권유한 적이 있었습니다. 거기에는 자신의 성숙에 도움을 받고 사유를 통해 발전하기를 기대한 것입니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면서 속도에 치중하고 일상에서 편리를 위해 순서가 생략되면서, 변질 된 원칙(경기규칙)의 파편만이 난무하게 됩니다. 즉 신사와 숙녀가 없어지는 판국입니다. 골프 본질은 개인의 이기적인 편리를 선택하므로 써 다수의 집단도 잘못된 흐름을 묵인하고 반복되면서 고유한 특성이 달라졌습니다. 이제 골프에 종용하기도 미안합니다.
위에서 질문했던 ‘왜 골프를 하는지?’에 대한 답을 구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연결됩니다. ‘왜’라고 물어야 답을 찾게 되고 그 과정에서 진정한 진가가 무엇인지 인식하게 됩니다. 진가를 이해하게 되면 굳이 옆에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발전을 위해 지속해서 연습하고 학습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철학적 질문은 고사하고 생각만 하게 되고 우리의 제대로 된 의식, 즉 정신 차리지 못하고 죽어 있습니다. 그 과정이 힘들고 어려우므로 그 길을 피하려다 보니 의식을 놓아 버리고 우리 일상에 젖어 들게 된 것입니다.
어떻게 할지 계획을 세우고, 무엇을 할지 결정하게 되는데요. 삶을 돌아보면 그 일이 무사히 실행되어 유지되고 있는가요. 아니면 중간에 포기한 적이 더 많은가요. 골프든 어떤 일이든 실행에 있어 ‘왜 이것을 하는지’를 질문해야 중간 단계에서 중단하거나 핑계 대는 일이 없습니다. 또 골프는 생계가 아니다 보니 포기해도 그만이라는 식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무슨 일이든 죽음과 생존(자기 업)에 관련된 일이 아니면 중도에 놓아버려도 아무도 따지거나 혼내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런 삶에 만족하시나요?
결국 ‘골프를 왜 해야 하는가?’부터 이야기를 시작해야겠습니다. 골프의 본질을 파악하고 인생에 연결해 골프와 자신의 삶을 조화롭게 일치시켜야 의미가 있습니다. 앎과 삶이 분리되지 않고 두 개가 구분되지 않고 앎과 삶이 일치하여 실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머리로만 생각하고 책상에 앉아 펜만 굴리는 것은 진정한 앎이 아니다. 몸을 움직여야 균형 잡힌 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이 행동이 지행합일이고 머리는 거짓말을 하지만 몸은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곧 골프는 실천하게 하며 지행합일 시키는 원동력입니다. 몸은 마음이 머무는 정거장과 같습니다. 가끔 오해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그럼 골프 꼭 쳐야지만 실행할 수 있는지 말입니다. 당연히 아닙니다. 실행하는 도구, 어떤 도구든 괜찮습니다. 누구는 미술, 음악, 피규어 등 자기 일에 자신이 가치를 부여해 자기 삶에 연결하고 확장해야겠지요. 골프만 답이라면 골프선수들이 가장 부자 되어야겠지요. 훌륭한 도구는 삶의 깊은 사유와 안목과 시력을 넓히는 무기이고 거기에 지식을 쌓아야 세상의 눈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습니다.
골프에서 중요한 부분은 연습 과정뿐만 아니라 또 하나는 관계를 맺는 과정에서 나타나게 됩니다. 약속, 신뢰, 원칙, 희생, 용기 등 자신을 찾아가는 자기 배려가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에는 미셜 푸코의 자기 배려처럼 자기답게 살아가며 관계를 이어나가는 것입니다. 타인을 위해 배려하면 상대를 배리게 됩니다. 배려도 자신을 먼저 배려할 때, 자신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나답게 사는 방식을 향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이기(利己)가 이타적인 삶을 살도록 돕습니다.
저는 골프를 시작한 지 30년이 되어갑니다. 집안이나 친척 중에 체육전공자도 운동선수 출신도 없습니다. 단지 아버지가 골프를 하시긴 했지만, 특별히 영향을 받지 않았습니다. 골프를 하면서 잠깐 엘리트 선수를 꿈꿨지만 스치듯 지나갔습니다. 스치듯 지나갔지만, 몸에 한 번 스며든 인연은 쉽게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재미를 느끼면서 골프 기술에 심취해 스스로 찾아 헤매다녔습니다. 연습 과정에서 온몸이 아파도 버티며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며 쌓아 올렸습니다. 연습 과정이 쌓일수록 볼 치는 행위보다 과정에서 깨닫는 부분이 인생에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그것을 깨달은 시점도 얼마 되지 않았습니다. 시작한 지 오래된 저도 깨닫는 데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처음 시작하는 골퍼에게 무리한 부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작하는 시점이 가장 좋은 시기입니다. 그래야 변질 된 골퍼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겠지요. 누군가는 이야기해야 합니다. 저 혼자라도 떠들어야 봐야 변하는 것은 없겠지만 그래도 저라도 찝쩍거리고 떠들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골프를 시작하는 사람, 시작한 사람에게 골프의 진정한 가치를 깨닫고 궁리하는 작은 등불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골프 문화는 본질을 지각하게 되면 좋은 점들이 많습니다. 그 문화에 입문해 들어가며 오랜 세월 함께 공유하며 행복해지고 자신을 찾아가기를 바라는 간곡한 마음입니다.
볼을 치는 연습 과정이 왜 필요하고 중요한지 깨닫게 되면 오락적인 요소보다 삶의 질과 발전시키는 데 관심을 끌게 됩니다. 골프 라운드 나가는 시간과 과정에서 우리는 우리를 스스로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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