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중에 엄마 2.

그들만의 신호

by dle

그때, 만두가 할머니에게 들릴 듯 말 듯 한 목소리로 말을 했다.

“둘 다 가면 좋을 텐데...”

삼신할머니가 만두의 말을 듣고는 무릎을 탁 치며 말했다.

“그래! 그렇게 하면 되겠구나! 너희 둘 다 엄마에게 가거라! 둘이 가려면 많이 힘들 거야! 그래도 둘이 손 꼭 잡고, 놓치지 말고 둘 다 엄마에게 잘 가야 한다!"


두 아기는 손을 잡았고 엄마를 향해 걸어갔다.

‘아리’와 ‘랑이’라는 이름표가 생겼다.

그 엄마의 꿈속에 병아리와 호랑이가 손을 잡고 엄마 품으로 걸어오는 게 보였다고 했다.


삼신할머니가 만두를 불러 오늘은 동물의 날이라며 같이 가보겠느냐고 물었다. 아직 엄마를 만나러 가려면 조금 시간이 남았기에 만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동물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부분 금방금방 엄마를 찾아냈고 바로바로 끈이 이어졌다.


그때, 작고 귀여운 송아지가 삼신할머니 앞으로 다가왔다.

“그래! 엄마를 찾았니?”

송아지가 커다란 눈을 끔뻑이고는 한 어미 소를 가리켰다. 삼신할머니가 송아지가 가리킨 어미 소를 보고는 얼굴을 찌푸렸다. 쉴 새 없이 마른풀을 씹고 있는 어미 소의 동그랗게 말린 뿔이 보였다.

“정말, 저 엄마를 선택할 거냐?”

삼신할머니가 한 번 더 물었지만 작고 귀여운 송아지는 까만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저기, 저렇게 엄마들이 많은데 왜 하필…….”

삼신할머니가 한숨을 내쉬었다.

“왜 그러세요?”

만두가 삼신할머니에게 물었지만 삼신할머니는 한숨만 내쉴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삼신할머니가 몇 번 더 송아지에게 다른 어미 소를 골라보라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오랜 고민 끝에 삼신할머니가 말을 했다.

“엄마를 한 명 더 줄 거란다! 너하고 생김새도 다르고 말도 안 통하겠지만 너를 정말 사랑할 수 있는 엄마란다.”

삼신할머니가 작고 귀여운 송아지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조금 안쓰럽게 웃었다.


오늘도 많은 아기들이 엄마를 찾아냈다. 그리고 그들만의 신호로 연결되었다.

삼신할머니가 한 아기를 기특한 듯 흐뭇하게 쳐다보았다.

“그래! 너라면 저 엄마를 웃게 할 수 있겠구나!”

삼신할머니가 가리킨 엄마는 힘없이 울고 있었다.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또 어떤 날은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않는 엄마였다.

“제가 가서 엄마를 꼭 안아 줄 거예요! 제가 엄마를 웃게 할 거예요”

삼신할머니는 엄마를 꼭 웃게 만들어 주라며 아기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아기의 따뜻한 미소는 어떤 얼음이라도 녹일 수 있을 것 같았다.


한아기가 엄마를 찾았다며 삼신할머니 곁으로 왔을 때, 삼신할머니는 작고 귀여운 송아지를 만났을 때처럼 조금 슬픈 얼굴이었다.

“정말 이 엄마가 마음에 쏙 드느냐?”

“네! 이 엄마가 정말 정말 마음에 들어요. 그런데 사실 저 엄마도 마음에 들어서 조금 고민을 했는데.. 그래도 이 엄마가 더 좋아요!”

한아기가 두 엄마를 마음에 들어 했고 오히려 그 사실에 삼신할머니의 얼굴이 밝아졌다.

“그래! 이 엄마로 하자꾸나. 이 엄마는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할 거야!”

“정말요? 아이 좋아라!”

반달같이 웃고 있는 아기에게 삼신할머니가 작은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런데, 저 엄마도 너를 아주 많이 사랑하는구나!”

삼신할머니의 뒷이야기는 아기에게 들리지 않았다.


만두가 엄마를 만나러 가기 위해 아기들과 삼신할머니를 향해 인사하고 있는 그때, 멀리서 망원경을 든 아기가 뛰어왔다.

“이제 가는 거야?”

한껏 부푼 마음이 얼굴까지 퍼진 아기를 보며 만두가 말했다.

“응 먼저 갈게. 너도 빨리 마음에 쏙 드는 엄마를 찾으면 좋겠어”

만두가 아기에게 손을 내밀자 아기는 두 손으로 만두의 손을 잡았다.

“나도 드디어 엄마를 찾았어! 세상 수많은 엄마 중에 엄마를 드디어 찾았어!”

만두가 감격한 듯 기뻐하며 어떤 엄마냐고 물었다.

“나처럼 나를 오랫동안 기다린 엄마야! 내가 오지 않아서 슬프고 마음이 아팠지만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나를 계속 기다려 준 엄마!”

만두가 세상 수많은 엄마 중에 아기 엄마를 찾아냈다. 병원에서 나오는 부부의 입이 하늘에 닿을 듯 춤추고 있었고 엄마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여 있었다. 오랫동안 아기를 기다렸던 엄마였다.

“축하해! 엄마도 너처럼 정말 기뻐하고 계시네!”


만두가 모두에게 인사하고 기다리고 있던 백 호랑이 등에 올라탔다. 백 호랑이는 만두를 태우고 모두의 위를 한 바퀴 날고는 세상에 하나뿐인 만두의 엄마에게 달려갔다.

“응애! 응애!”

2022년 X월 X일 남자아이 3.3kg 건강상태 양호, 태명 만두.

그렇게 만두가 엄마 품에 안겼다. 노란 얼굴을 한 엄마 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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