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정이 긍정으로 변하는 다채의 과정 #01
살다 보면 정리에 봉착하는 순간이 있다. 심각한 더티 아티스트인 나는 그 순간을 회피하고 외면하며 돌이킬 수 없이 처참해지지만 대다수의 일반적인 사람들은 때가 찾아오면 부지런히 바닥을 닦고 빨래를 개고 불필요한 물건을 버리는 행위로 쾌적함을 유지시킨다. 하지만 정리라는 게 단순히 3차원의 ‘질서 유지’로 정의 내릴 수는 없다. 단순히 오와 열을 맞춘다고 해결되지 않는 정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불현듯 우리 생활에 찾아와 걷잡을 수 없는 혼돈을 야기하고 급기야는 극심한 부정과 우울을 동반하기도 한다. 그건 바로 까다로운 <생각 정리>라는 것인데. 이를 잘 활용하면 갑갑한 생각 정리에서 삶의 건강함으로 방향을 전환할 수 있다.
생각 정리를 위해선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 보통은 ‘나의 집, 나의 방’을 떠올리겠지만.
가만 보면 그 공간들은 그다지 독립적이지 않다. 휴대폰에 연달아 올라오는 알림들. 노트북에 쌓여있는 할 일들. 괜히 신경 쓰이는 리모컨이나 시끄러운 말들이 쏟아지는 텔레비전을 떠올려봐라. 우리는 개인의 공간에서 가만히 있어도 전혀 독립적이지 않은 세상에서 살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독립적인 공간을 가져야 하는가? 방법은 간단하다. 우선 기능성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고 블루투스 이어폰을 꽂고 튀어나가 주변의 가장 가까운 러닝코스를 찾는다. 그리고 가사가 귀에 걸리지 않는 발랄한 템포의 음악을 재생하고 달린다. 사실 달리기 기록은 전혀 신경 쓸 부분이 아니지만, 휴대폰의 존재를 잊을 정도의 속도를 유지하며 달리는 것이 중요하다. 괜히 애매하게 산책으로 변모할 경우. 우리는 타인의 삶에 좋아요를 누르는 데에 소중한 생각 정리 시간을 할애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달리다 보면, 생각하려고 하지 않아도 머릿속에서 단어들이 둥실거린다. 그것은 이미지처럼 나타나기도 하며 몇 가지 단어들로 조합된 문장이 되기도 한다. 혹은 그동안 해결되지 않았던 순서에 대한 문제가 스케쥴링된 일정표로 좌르륵 나열되기도 한다. 여기서 주의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생각들이 휘발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단계에서 어느 정도 구체화 된 생각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즈음 점차 속도를 줄이고 걸음으로 바꾼다.
방금까지 차오르던 심박수가 줄어들면서 약간의 땀과 가쁜 호흡이 동반될 텐데 이 박자에 맞춰 투박했던 생각을 알아보기 쉬운 문장으로 다듬는 과정을 갖는다. 이때에는 휴대폰을 이용해도 괜찮다. 메모장에 바로 옮겨진 글은 이후 많은 퇴고를 거치겠지만. 방금 태어난 이 생각들은 뇌 속에서 선택받아진 귀한 방향성들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다.
생각이 많을 때 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들어보는 것도 물론 큰 도움이 되지만. 생각 정리의 기저에는 취사선택의 기로라는 숨은 뜻이 숨겨져 있다. 이때 너무 많은 의견은 도리어 선택이라는 궁지의 기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에 보다 빠르게 스스로 판단을 부추길 독립적 시간이 필요하다.러닝은 하나의 예시이고, 러닝이 힘든 사람은 수영이나 등산, 사이클 등 다양한 지구력 운동을 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당신이 스스로에게 생각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 시간의 끝에 따라붙는 신체적인 성취까지 느꼈다면 오늘도 당신의 생각 정리는 가히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생각은 지극히 독립적인 부분이다.
하지만 우리는 생각을 충분히 할 만큼의 독립적인 시공간을 얻기 힘든 세상에 살고 있다. 특히 바쁜 현대인들에게 디지털 디톡스를 권하며 생각을 강요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우리는 무한한 시간을 살지도, 현실에 멀어질 수도 없는 평범한 사람들이기에-.
그렇기에 당신이 생각 정리를 해야겠다고 인식한 이 순간, 꽤나 중요한 반증이 수면에 오른 것이다. 오롯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뇌의 표현. 자, 이제 슬슬 뛰어볼까.
1) 생각 정리는 오롯이 스스로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뇌의 신호이다.
2) 생각 정리를 위해선 독립된 시공간이 필요하다.
3) 독립된 시공간은 러닝, 수영, 등산 등 지구력 운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4) 운동 중 디지털 기계에서 멀어진다.
5) 운동 중 떠오른 생각들은 잊지 않도록 노력한다.
6) 템포를 줄이며 다양한 방식으로 생각을 다듬고 기록한다.
7) 생각 정리가 필요할 땐 위 방법을 반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