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206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06

by 김정수

CA1026. 잉그마르 베르히만, 〈마법(요술) 피리〉(1975)

클로즈업의 일대 향연. 얼굴의 표정이 모든 것을 진술하는 마법 같은 영화. 모차르트는 그것만으로도 위대한 예술이 된다. 또는, 모차르트의 위대함이 마법처럼, 요술처럼 등신대로 드러난다. 어떻게? 잉그마르 베르히만의 손으로―.


CA1027. 필립 카우프만, 〈외계의 침입자〉(1978)

인간이 외계인과 원숭이 사이의 교미로 태어난 존재라는 설에 대한 고래로부터의 끈질긴 집착이 낳은 상상의 세계, 또는 그런 세계관. 이 영화의 경우는 ‘침입’이나 ‘강탈’보다는 ‘복제’가 더 어울리는 개념이다. 돈 시겔의 것과 아벨 페라라의 것 사이에 놓인, 잭 피니 원작소설 《신체 강탈자의 침입(Invasion Of The Body Snatchers)》의 두 번째 영화화.


CA1028. 카메론 크로우, 〈제리 맥과이어〉(1996)

아메리칸드림의 또 하나의 영웅 신화. 연봉 34만 달러짜리 미식축구 선수가 졸지에 천만 달러 연봉의 거물급 선수로 탈바꿈하는 과정은 동시에 그 성공이 하루아침에 휴지 조각이 될 수도 있는 것이어서 다소 의심스럽다. 하지만 서로의 순수한 의도를 존중하는 두 남자의 감격스러운 포옹은 씁쓸한 뒷맛을 깡그리 잠재울 만큼 강렬하게 감정선을 건드린다.


CA1029. 뤽 베송, 〈제5원소〉(1997)

중세 연금술사들의 다섯 번째 원소, 곧 ‘에테르’에 대한 끝없는 탐구, 또는 그에 대한 상상은 미래에도 여전히 유효한가? 이 영화는 그렇다는 전제를 바탕으로 고고학적 관심과 오락적 상상력을 다소 억지스럽게 엮어놓는다. 하지만 이 억지스러움은 우리 모두가 자발적으로 눈감아주는 영화 고유의 것이다. 마치 마술이 눈속임이라는 것을 넓은 아량으로 눈감아주는 것처럼.


CA1030. 마이클 윈터바텀, 〈쥬드〉(1997)

부모의 불행이 세 아이를 자살로 몰고 간다는 충격적인 결말이, 또는 그런 결말의 충격이 주제의 강화에 넉넉히 이바지하지 못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케이트 윗슬릿이 미스 캐스팅인 탓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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