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 Eb장조 CD
♬20. 교향곡 BEST TOP20 /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Eroica)’ Eb장조 CD / 지휘 – 빌헬름 푸르트벵글러 / 연주 –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 EMI CLASSICS
최근에 영국 BBC 뮤직 매거진이 전 세계 151명의 지휘자들에게 역사상 최고의 교향곡을 뽑아달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음의 20편이 선정되었다고 발표했네요.
1위 – 베토벤 3번 ‘에로이카’ Eb장조.
2위 – 베토벤 9번 ‘합창’ D단조.
3위 - 모차르트 41번 ‘주피터’ C장조.
4위 - 말러 9번 D장조.
5위 - 말러 2번 ‘부활’ C단조.
6위 - 브람스 4번 E단조.
7위 - 베를리오즈 ‘환상’ D장조.
8위 - 브람스 1번 C단조.
9위 - 차이코프스키 6번 ‘비창’ B단조.
10위 - 말러 3번 D단조.
11위 - 베토벤 5번 ‘운명’ C단조.
12위 - 브람스 3번 F장조.
13위 - 브루크너 8번 C단조.
14위 - 시벨리우스 7번 C장조.
15위 - 모차르트 40번 G단조.
16위 - 베토벤 7번 A장조.
17위 - 쇼스타코비치 5번 D단조.
18위 - 브람스 2번 D장조.
19위 - 베토벤 6번 ‘전원’ F장조.
20위 - 브루크너 7번 E장조.
무엇보다도 제가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3번 ‘영웅’ Eb장조가 당당 1위로 뽑혀 흐뭇합니다.
살펴보니 몇 가지 흥미로운 요소들이 있어서 짚어볼까 합니다.
무엇보다도 전체적으로 장조 교향곡이 10편, 단조 교향곡이 10편으로, 정확히 절반씩을 차지하였다는 점이 저한테는 먼저 눈에 띄었습니다.
작곡가별로 살펴보면, 우선 베토벤이 다섯 편(3번 ‘영웅’, 9번 ‘합창’, 5번 ‘운명’, 7번, 6번 ‘전원)으로 가장 많다는 점이 ‘역시!’ 하고 무릎을 치게 만듭니다. 베토벤 하면 교향곡, 교향곡 하면 베토벤이지요. 충분히 동의가 됩니다.
브람스가 네 편으로 바로 뒤를 잇는데, 이는 그 자신이 만든 교향곡 네 편이 모두 뽑힌 유일한 사례라, ‘역시 브람스!’ 하게 됩니다. 그의 교향곡 제1번 C단조를 ‘베토벤 10번 교향곡’이라는 별명으로 부르곤 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는, 또는 그럴 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 편(9번, 2번 ‘부활’, 3번)이 뽑힌 말러가 바로 그다음 자리를 차지하고 있네요.
두 편이 뽑힌 작곡가는 모차르트(41번 ‘주피터’, 40번)와 브루크너(8번, 7번)입니다.
나머지는 다 한 편씩으로, 베를리오즈(‘환상’), 차이코프스키(6번 ‘비창’), 시벨리우스(7번), 쇼스타코비치(5번)가 그들입니다. 여기서 베를리오즈의 ‘환상교향곡’은 그가 쓴 유일한 교향곡이라 의미가 조금 다르지요?
저한테 개인적으로 매우 이채로운 것은 제가 얼마 전에 소개했던 시벨리우스의 제7번 C장조 교향곡이 당당 14위에 뽑혔다는 점입니다. 그 유명한 D장조의 제2번 교향곡이 이 TOP 20 안에 들지 못했다는 점이 신기합니다. 예, 지휘자들은 아는 겁니다. 시벨리우스 7번의 가치를요. 그래도 이 시벨리우스의 7번이 모차르트40번, 베토벤 7번(!), 쇼스타코비치 5번, 제가 그렇게나 좋아하는 브람스 2번, 베토벤 6번 ‘전원’, 브루크너 7번을 모두 제쳤다는 점은 놀랍습니다.
지휘자 또는 연주자들의 감식안과 일반 애호가들의 감식안이 서로 다르다는 점은 익히 알고 있었지만, 그 진상을 막상 조사 결과로 확인하는 놀라움은 매우 신선하면서도 이색적이네요.
물론 여기에 포함되지 못한 다른 수많은 명곡이 있고, 저도 그 점은 아쉽게 여기지만, 이 리스트에 대체로 동의는 됩니다.
마지막으로, 당당 1위에 뽑힌, 제가 가장 좋아하는 교향곡인 베토벤 3번 ‘에로이카’의 푸르트벵글러 판을 소개하겠습니다.
물론 제가 가장 좋아하는 연주는 이미 소개한 바 있는, 저 오이겐 요훔이 지휘하는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 연주의 LP판이지만, 가장 위대한 연주를 꼽으라면 단연 푸르트벵글러입니다.
저는 여러 작곡가의 음악을 듣다가 결국은 베토벤으로 돌아오게 되는 것처럼, 베토벤 교향곡의 경우도 다른 여러 지휘자의 연주를 듣다가 결국 마지막에는 푸르트벵글러로 돌아오게 되더라고요. 이는 그저 좋아하는 차원을 넘어서는 느낌입니다.
저는 그처럼 베토벤 교향곡의 본향 같은 느낌으로 푸르트벵글러를 듣습니다. 다른 지휘자들한테서는 도저히 채워지지 않는 어떤 중핵과 같은 것이 푸르트벵글러에게는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한테는 베토벤의 경우 다른 지휘자들에게서 항상 2프로 부족하게 느껴지는 부분을 채워주는 지휘자가 바로 푸르트벵글러입니다.
이 CD는 푸르트벵글러가 지휘하는 빈 필 연주의 1953년도 모노 녹음입니다. 1956년도 녹음의 베토벤 교향곡 제1번 C장조가 함께 수록되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