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14
CA1066. 팀 버튼, 〈화성 침공〉(1996)
인류가 직면하게 될 거대한 세기말의 위기는 아주 간단한 해결책으로 극복할 수 있을는지도 모른다. 이 경우 ‘간단하다’는 것은 ‘인간적’이라는 말과 동의어일 가능성이 높다.
CA1067. 앤서니 밍겔라, 〈잉글리쉬 페이션트〉(1996)
지나치게 시각적 스펙터클에 신경을 쓰다 걸작의 반열에서 살짝 멀어진 영화라고 하면 지나치게 가혹한 평가일까.
CA1068. 질 미무니, 〈라빠르망〉(1996)
히치콕 영화의 형식미가 프랑스 영화의 스타일 속으로 들어와 섞이면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가에 대한 실험. 그래서 영화는 정확한 봉합을 지향하고, 또 성공하지만, 어쩐지 생경한 부조화의 기미를 완전히 감추지는 못한다. 봉합은 본디 억지의 결과인 경우가 많으니까. 의문 한 가지. 가짜 리사인 로만느 보랭거는 과연 대(對) 여성 팜므파탈인가?
CA1069. 빌리 와일더, 〈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1960)
한쪽에는 상처받은 여인(셜리 맥클레인)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그 여인을 맹목적으로 좋아하는 남자(잭 레먼)가 있다. 하지만 이 여인은 자기 상처를 치유할 방법을 모른다. 그래서 두 사람의 해후는 마지막 순간까지 미루어지는데, 이 결말이 해피 엔딩이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어인 까닭일까?
CA1070. 조엘 코엔, 〈파고〉(1996)
코엔 형제의 원점 회귀. 스스로에 대한 패러디. 어쩌면 창의적인 자기 복제? 아마도 그즈음 그들은 가장 자신 있는 곳에서 다시 시작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