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33
CA1161. 가렛 에드워즈, 〈쥬라기 월드: 새로운 시작〉(2025)
로라 던과 줄리안 무어를 거쳐 스칼렛 요한슨으로―. 이 계보에서 브라이스 댈러스 하워드는 오히려 번외편에 가까운 느낌이다. 스칼렛 요한슨의 원탑, 비로소! 아마도 원제인 ‘REBIRTH(재탄생, 부활, 거듭남, 갱생)’바로 여기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또는, 이걸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 오래된 영화관에서 오래된 영화를 보는 익숙하면서도 생경한 느낌. 이 모순된 체험. 한 세대 전의 편안함과 현재의 낯섦 사이, 그 조화와 길항. 돌연변이 공룡의 모티브에서 모험이 공포로 전이되는 순간. 이 계열의 첫 번째 영화인 〈쥬라기 공원〉(1993, 스티븐 스필버그)의 정서에 이상하게도 가장 가까이 다가간 느낌. 한데, 어째서 ‘이런 류’의 영화에서는 언제나 회사에 충성하는 직원이 기어이, 가장 잔인하게 죽음을 맞이하는가.
CA1162. 사뮤엘 퓰러, 〈마담 엠마〉(1989)
성대(聲帶)를 잃고 거리의 부랑자로 몰락한 전직 인기가수가 경찰서에서 탈출하는 이유는 그곳 경찰서장이 과거 자신의 열렬한 팬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부끄러움의 발로라기보다는 애정에 대한 보은에 가깝다. 이 영화의 분위기가 세기말적인 암울함에 흠뻑 젖어 있는데도 그렇게 느껴지고 새겨진다.
CA1163. 앤소니 월러, 〈무언의 목격자〉(1995)
저예산, 신인, 기발한 소재. 한데, 어째서 ‘소(少)’예산이라고 하지 않고, ‘저(低)’예산이라고 하는 걸까. 긴 복도에서 감행되는 눈부신 카메라 워크. 이 영화의 내용대로라면, 러시아는 ‘스너프 필름(snuff film: 실제 살인 장면이 나오는 영화)’이 불법적으로 유통되는 사회다. 그렇다면 인간은 이미 카메라로 ‘할 수 있는 짓’은 다 해보았다는 이야기가 된다. ‘해도 되는 짓’이 아니다.
CA1164. 데이비드 밀러, 〈달라스의 음모〉(1973)
올리버 스톤의 〈JFK〉(1991)의 다큐멘터리스러운 원전. 케네디 암살이 기획되고 실천에 옮겨지기까지의 과정을 그리고 있는 이 영화는 그 기획에 관련된 우익 보수주의자들이 꾸민 음모의 정체를 밝히는 데에까지는 나아가지 못하는 한계를, 어쩌면 당연히, 지닌다. 하지만 〈JFK〉의 성과도 이 영화보다 그리 많이 나아간 자리에 놓인다고 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CA1165. 폴 마주르스키, 〈독재자 파라돌〉(1988)
이반 라이트먼의 대통령 이야기인 〈데이브〉(1993)의 쌍둥이 같은 원전. 하지만 〈데이브〉에 견주면 이 영화는 상당히 철든 느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