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35
CA1171. 김의석, 〈죄 많은 소녀〉(2018)
많은 것은 소녀의 죄가 아니라, 세상의 죄다. 그것이 소녀의 죄라면 그 죄는 세상이 소녀한테 강제로 떠안긴 죄다. 소녀가 벌이는 것은 무죄를 주장하는 법정 투쟁이 아니라, 자신의 존재 가치, 또는 존재 그 자체를 증명하기 위한 ‘인정투쟁’이다. 그래서 소녀는 죽음도 불사하려는 의지로 불타오른다. 소녀의 호소는 억울함을 소명하려는 목적이 아니다. 그건 복수하고도 다른 것이다. 그래서 이 영화가 착목하는 곳이 놀랍다. 전여빈 연기의 때 이른 정점―.
CA1172. 배창호, 〈러브 스토리〉(1996)
부부가 함께 출연하여 영화와 삶의 경계를 지우는 것은 감독 자신의 영화 인생에 대한 성찰을 감행하기 위해서다. 그러므로 이 영화는 러브 스토리가 아닐 것이다. 그는 미래의 자신을 현재형이 아니라, 미래형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영화 속에서 미래형이란 무슨 의미일까.
CA1173. 켈리 마르셀, 〈베놈: 라스트 댄스〉(2024)
마지막에 추는 모든 춤이 라스트 댄스가 되는 것은 아니다. 베놈은 지나치게 가벼워졌고, 톰 하디는 지나치게 무기력해졌다. 그건 그냥 라스트일 뿐, 결코 댄스는 아니다.
CA1174. 포레스트 휘태커, 〈사랑을 기다리며〉(1995)
이 영화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1995, 오병철)와 견줄 수 있는 까닭은 주요 등장인물인 네 여자가 제각기 자신이 처한 삶의 특정한 상황과 맞서나가는 방식의 발랄함 때문이다.
CA1175. 존 바담, 〈위험한 게임(War Game)〉(1983)
컴퓨터 게임처럼 인간을 완전히 사상(捨象)시키는 전쟁 시나리오는 해피엔딩으로도 그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여 주지 못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