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36
CA1176. 장선우, 〈꽃잎〉(1996)
똑같은 ‘오버’ 액션이지만, 문성근의 연기에 견주어 외려 이정현의 연기에서 절제미가 엿보인다. 이 영화는 광주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죄책감에 관한 이야기다. 광주는 그 죄책감의 원인을 제공했다는 점에서만 ‘서사적으로’ 의미가 있다. 적어도 이 영화 속에서는. 이것으로써 앞으로 이 문제를 영화로 만들 감독들의 운신의 폭이 조금 넓어졌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따라서 이 영화는 분명히 ‘영화적인’ 이바지의 사례다.
CA1177. 이스트반 자보, 〈파랑새〉(1980)
폴란드 남자와 독일 여자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들은 해마다 열리는 학술회의 때에만 만나 서로 사랑을 나눌 기회를 누린다. 이 두 사람이 찾아낸 초록빛 새가 새장 속에 갇혀 있는 것은 그들의 빼도 박도 못하는 상황의 고착성을 상징한다. 이것을 동구가 무너진 유럽 전체의 상황으로 비약시키는 것은 관객의 몫이기도 하다.
CA1178. 마틴 스콜세지, 〈카지노〉(1995)
루이 말의 〈사형대의 엘리베이터〉(1958)처럼 죄를 지은 사람에 대한 단죄의 신학적 원리를 보여주는 서사. 세 시간 가까운 러닝타임이 지루하지 않은 데에는 마술 같은 편집의 힘이 크다.
CA1179. 쿠엔틴 타란티노, 〈저수지의 개들〉(1992)
장르적으로 수많은 요소가 한데 뒤섞여 있지만, 여기서 빚어지는 것이 풍성함보다는 과잉의 느낌에 가까운 것은 나만의 취향 탓일까, 아니면 안목의 한계일까.
CA1180. 김영빈, 〈나에게 오라〉(1996)
이 영화의 유일한 약점은 여자에 대한 몰이해다. 한데, 그 하나의 비중이 너무 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