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37
CA1181. 제임스 건, 〈슈퍼맨〉(2025)
메시아 콤플렉스에서 벗어난 슈퍼맨(데이비드 코런스웻)의 등장. 물론 이는 콤플렉스에서 벗어났다는 뜻이지 사명감을 내려놓았다는 의미는 아니다. 슈퍼맨의 휴머니즘은 여전하다. 상당히 마음에 드는 슈퍼맨이지만, 〈맨 오브 스틸〉(2013, 잭 스나이더)의 헨리 카빌에 대한 그리움을 온전히 지워버릴 만큼은 아니다.
CA1182. 김태용, 〈거인〉(2014)
아마도 영재(최우식)가 그 모든 환경의 불리(不利)를 이겨 내고 훌륭한 어른으로 성장한다면 그는 문자 그대로 ‘거인(巨人)’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은 ‘Set Me Free’다. 영재한테 필요한 것은 현실 극복의 의지가 아니라, 자유다. 그는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그 모든 삶의 굴레로부터. 하지만 영재한테서 엿보이는 것은 자유를 얻으려는 의지보다는 ‘잔기술’이다. 이 점이 조금 위태롭게 느껴진다.
CA1183.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거미의 계략〉(1970)
어쩌면 베르톨루치는 고다르를 흉내 내고 싶었던 것일까. 왠지 나는 이것이 이 영화가 지나치게, 또는 불필요하게 난해해진 원인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CA1184. 짐 셰리단, 〈카인의 반항(The Field)〉(1990)
심리적 동기가 무엇이든, 어떤 대상에 대한 지독한 소유욕을 지닌 사람이 스스로 파멸의 구렁텅이로 걸어 들어가는 과정의 서사―. 그 화법(話法)이 섬뜩하다. 설득력 있는 연기, 종교적 분위기, 심오한 주제 들과 이 섬뜩한 화법의 날 선 부대낌, 또는 길항(拮抗)이 이 영화의 서사가 진짜로 겨냥하는 지점이 아닌지.
CA1185. 조지 쿠커, 〈가스등〉(1944)
미스터리에 대한 영국식 해법 또는 처리 방식의 차분함. 그러나 하녀 엘리자베스(바바라 에버레스트)의 정체는 끝내 밝혀지지 않는데, 그녀는 과연 마님(잉그리드 버그만) 편인가, 주인(샤를 보와이에) 편인가. 아마도 감독은 바로 이 모호함이 미스터리의 성격과 썩 잘 어울린다고 판단한 듯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