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38
CA1186. 알란 파커, 〈벅시 멜론〉(1976)
아이들이 버젓이 갱영화를 찍었다는 것. 한데, 이것은 동화인가, 우화인가, 악몽인가. 무엇보다도 어린 조디 포스터의 재기 넘치는 연기―.
CA1187. 존 싱글턴, 〈포에틱 저스티스(Poetic Justice)〉(1993)
시적(詩的) 정의(正義)―. 하지만 ‘저스티스’는 주인공 여자의 이름이기도 하다. 가장 인상적인 대사. “흑인들이 싸우지 않고 이렇게 많이 모인 것은 처음 봐.” 이 영화에서 흑인들은 끊임없이 싸운다. 한데, 그 양상이 너무도 자연스럽다. 왜냐하면, 그들에게 싸움은 이미 살이의 방식이 되어 있는 탓이다. 그래서 그들은 싸우면서 사랑도 한다. 아니, 싸우면서도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CA1188. 프란치스코 로지, 〈죽음의 연대기〉(1987)
《백 년 동안의 고독》의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원작. 현실과 과거를 분방하게 넘나들면서도 그 경계를 감쪽같이 봉합하는 기묘한 서사. 끊임없이 써 보내는 편지가 떠나버린 사랑을 되찾게 하여 준다는 진부한, 그러나 바로 그 진부함이 이색적으로 느껴지는 영화. 왜? ‘마르케스의’ 진부함이니까.
CA1189. 아톰 에고이양, 〈엑조티카〉(1994)
의사소통의 문제를 섹슈얼 이미지와 연결시키는 것은 훔쳐보기의 심리가 지니는 범죄성 때문이다. 여기에 신체접촉의 금지라는 금기사항이 부가된 덕에 영화는 포르노그래피의 범주를 가까스로, 또는 교묘하게 벗어났다. 이 또한 솜씨다.
CA1190. 베리 소넨필드, 〈겟 쇼티〉(1995)
쿠엔틴 타란티노식 영화의 모범적인 90년대식 구현? 존 트라볼타의 연기는 그에 걸맞게 시종일관 생뚱맞다. 아마 감독도 배우도 이 생뚱맞음이 이 영화가, 또는 이 영화의 서사가 겨냥하는, 또는 겨냥해야 하는 지점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던 모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