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40
CA1196. 찰스 샤이어, 〈베이비 붐〉(1987)
일과 아이 가운데서 아이를 택한 여자가 사업으로 대성공을 거둔다는 이야기. 하지만 이것을 반드시, 일과 아이 가운데서 택일해야 할 경우, 일을 포기하고 아이를 택하라는 전언으로 읽을 필요가 있을까.
CA1197. 마이크 피기스, 〈라스베가스를 떠나며〉(1995)
사랑을 나누는 두 사람은 결코 과거를 돌아보지 않고 줄기차게 직진, 또 직진한다. 아마 영화 전체를 관통하여 줄곧 세기말스러운 느낌이 나는 것도 결국은 이 탓이 아닐까.
CA1198. 피터 예이츠, 〈불리트〉(1968)
자동차 추격 장면이 압권인 이유. 집요함, 정확함, 박력, 충분한 시간, 원활한 교통 상태, 유려한 운전 솜씨, 넓은 골목길, 그리고 먼지―. 한낮의 누아르? 한데, 스티브 맥퀸을 괴롭히는 빌런으로 왜 하필이면 그 점잖은 로버트 본을 캐스팅했을까.
CA1199. 빅터 플레밍, 〈오즈의 마법사〉(1939)
꿈을 꾼 자는 성장한다. 하지만 꿈의 주체가 가정으로 복귀한다는 이야기 구조는 이제 가장 쉬운 선택이면서도 가장 위험한, 또는 퇴행적인 선택 아닐까. 도로시 역의 주디 갈란드가 지나치게 나이 들어 보이는 것은 이 영화의 제작 당시 그녀가 원작 속 도로시보다 적어도 예닐곱 살 위인 열여섯 살이었던 탓이 크다. 그래서 극의 분위기도 원작과 얼마간 다르다. 하지만이 이 다름이 장점이 된 것은 역시나 주디 갈란드 덕분임을 부정하기 어렵다.
CA1200.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노스텔지아(향수)〉(1983)
‘꿈’과 ‘속도’로 향수라는 정서를 표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영화. 하지만 무엇보다도 향수 자체에 대하여 어떠한 가치 판단도 내리지 않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