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241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41

by 김정수

CA1201. 이지원, 〈미쓰백〉(2018)

아마 미쓰백(한지민)의 남자(이희준)를 강력계 형사로 설정한 것은 현실의 가혹함을 충분히 감안한 선택이 아니었을까. 만일 그가 형사가 아니었다면 미쓰백은 결코 그 아이(김시아)를 구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것이 엄연한 현실이다. 그러니까 영화의 모든 설정은 그 아이를 구원하는 서사를 위한 목적에 복무한다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


CA1202. 로버트 와이즈,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1961)

연극이나 뮤지컬을 영화로 옮길 때 그것을 영화답게 만드는 비결 가운데 하나는 연극이나 뮤지컬의 관객들에게는 허용되지 않는 모양새의 시각 체험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영화가 빈번히 하이 앵글이나 로 앵글을 쓰는 까닭이다.


CA1203. 안제이 바이다, 〈아이 원트 유〉(1983)

이차대전 당시 독일의 후방에서는 어떤 삶이 펼쳐지고 있었을까. 남자들이 전쟁터에 나가고 없는 빈틈을 채워준 것은 전쟁포로들이었다. 그들이 남편 부재의 유부녀들과 ‘놀아나는’, 또는 남편 부재의 유부녀들이 그들과 ‘놀아나는’ 양태에 대한 한없이 불편한 고찰―.


CA1204. 올리버 스톤, 〈닉슨〉(1995)

인물을 매개로 한 역사의 탐구는 여기에서도 계속된다. 하지만 그 방식은 〈JFK〉(1991)에서보다 더 예술적이다. 물론 언제나 그렇듯 예술적인 영화에 호감을 느끼는 관객은 적다.


CA1205. 베르너 헤어조그, 〈이자벨 아자니의 뱀파이어〉(1979)

클라우스 킨스키와 이자벨 아자니의 화장법(化粧法)은 속절없이 흑백 무성영화 시대의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그래서 영화는 한층 더 짙은 세기말스러운 황량함에 휩싸여 있다. 〈베를린 천사의 시〉(1987, 빔 벤더스)에서 사람의 따뜻한 체온이 그리워 천사이기를 포기하였던 브루노 간즈가 이 영화에서는 끝에 가서 흡혈귀가 된다. 노스페라투가 쥐떼를 몰고 와 도시를 파멸시키는 과정은 가슴을 섬뜩하게 하는 묵시록스러운 광경. 죽어가는 사람들은 선언한다. “우리는 모두 페스트에 걸려 죽을 것이다. 그래서 삶을 즐기기로 했다.” 그들은 절망적으로 먹고 마시며 방탕에 빠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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