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Cinema Aphorism_251

-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51

by 김정수

CA1251. 연상호, 〈정이〉(2023)

기억이란 모든 것이다. ‘그것’이 AI가 아니라, 인간의 두뇌를, 정확히는 그 두뇌의 기억을 고스란히 복제한 것이기에 서사가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 것이다. 정이(JUNG_E, 김현주)가 끝내 서현(강수연)의 엄마일 수밖에 없었던 까닭이 바로 거기에 있다. 그러니 그들의 정치적이자 상업적인 기획은 처음부터 실패할 운명이었다.


CA1252. 조던 필, 〈놉〉(2022)

돈 되는 사진. 오프라 샷. 성인 흑인 남매 시골 UFO(미확인비행물체, Unidentified Flying Object) SF 스토리. 물론 지금은 UAP(미확인변칙현상, Unidentifed Anomalous Phenomena)라고 부르지만. 이미 UFO 사진들이 공식 공개된 시점. 이미 확인된 비행물체지만, 그 비행물체 속의 그 어떤 외계 생명체에 대한 정체를 알 수 없다는 것. 그러니 UFO라는 명칭은 시효가 다 되었다. ‘그것’과 맞서서 무언가를 지키거나, ‘그것’으로부터 도망치려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사진으로, 그것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 돈이 될 만한 사진으로 찍자는 것. 이보다 더 ‘상업적인’, ‘상업적인 의도로 가득 찬’ UFO 또는 외계인 영화를 본 기억이 없다. 문제는 상대가 지극히 적대적인 포식자라는 점. 그러니 사진을 찍으려는 행위는 기본적으로 저항이 될 수밖에 없다. 저항과 촬영의 충돌, 길항, 대립, 갈등―. 물론 당연히 그 상대에 대하여 영화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고, 아무것도 설명하지 않으며, 그저 보여줄 따름이다. 한데, UFO는 어째서 늘 접시 모양일까. 그리고 그들 남매는 사진을 ‘아날로그 원판’으로 찍어야 한다.


CA1253. 대니 보일, 〈쉘로우 그레이브〉(1994)

무덤을 파려면 최대한 깊게 파라? 히치콕과 코엔의 행복한 얽힘―. 사람이 죽었는데도 영화는 끝까지 그가 왜 죽었는지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 이 해괴함!


CA1254. 제임스 아이보리, 〈브리지 부부〉(1990)

이제는 사라져 가는, 또는 거의 다 사라져 버린 전통적인 부부상. 완고하지만 가정에 충실한 남편과 다소곳하고 순종적인 아내. 하지만 그들의 자녀는 이혼을 당연지사로 여기는 세대다. 그런데도 어머니의 질책에 아들은 자기가 아버지를 닮아서 그렇다고 대꾸한다. 자식은 아무리 제멋대로여도 자신이 부모와 닮았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는 이 아이러니. 실제로도 부부인 폴 뉴먼과 조안 우드워드의 모습을 함께 볼 수 있는 영화.


CA1255. 휴즈 형제, 〈사회에의 위협〉(1993)

이 영화가 독특한 것은 흑인을 사회에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사회를 위협하는 것의 정체를 밝히는 도구로 쓰고 있기 때문이다. 경찰이 두 흑인 청소년을 남미계 사람들이 사는 동네에 버리고 가는 대목은 의미심장. 이 지점에서 관객은 생각하게 된다. 진짜 사회에 위협이 되는 것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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