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53
CA1261. 야마자키 타카시, 〈고질라 마이너스 원〉(2023)
그래, 맞다. 고질라는 애초 빌런이었어. 그랬던 고질라가 어쩌다가 인류 또는 지구의 구원자가 되었을까. 일본 영화의 전쟁 배경 ‘서민극’을 보는 듯한 느낌. 고질라와 서민극의 조합.
CA1262. 정용기, 〈옥수역 귀신〉(2023)
참조한, 또는 참조된 영화들의 목록이 너무 많이 떠올라 외려 감정이입이 잘 안 된다. 원한을 품은 귀신이라는 설정 말고 거듭되는 죽음의 사유를 설명할 다른 길은 없는 걸까.
CA1263. 우디 앨런, 〈범죄와 비행〉(1989)
범죄가 단순한 비행(非行)의 차원으로 강등되는 부르주아의 삶의 양식은 그 자체가 거대한 범죄 생산 조직이라는 통렬한 고발.
CA1264. 리처드 아텐보로, 〈섀도우 랜드〉(1993)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고통은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지냈던 행복한 시절의 일부다. 그때는 그것이 감추어져 있었을 뿐, 우리는 이미 고통을 겪고 있었다. 그것이 고통으로 인식되지 않았던 것이야말로 그 사랑이 진정한 사랑이었다는 증거의 하나다. 마치 백신의 원리처럼 고통의 면역체계라는 것도 있는 법 아닌가. 그러니 진짜로 사랑하지 않으면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세상에서의 고통을 온전히 견뎌낼 수 없다.
CA1265. 최진수, 〈헤어드레서〉(1995)
영화의 이미지는 상업광고의 이미지와 본질적으로 다른 것이다. 이 영화는 그 점을 혼동하고 있으며, 그 혼동에 마음껏 도취하고 있다. 어쩌면 이것이 이 영화에서 편집이 가장 취약한 부분이 된 이유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그 혼동마저도 무의미한 시절이 되어 버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