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만의 영화 잡설(雜說)_261
CA1301. 메기 강 & 크리스 아펠한스, 〈케이팝 데몬 헌터스〉(2025)
헌트릭스와 사자 보이즈의 멤버 수가 하필이면 각각 셋과 다섯인 것은 역시 3과 5라는 완전수를 염두에 둔 설정일까. 이 애니메이션의 서사가 호소력을 갖는 것은 선악 이분법의 단순성을 벗어났기 때문이다. 곧, 헌트릭스의 리더 루미와 사자 보이즈의 리더 진우가 모두 선과 악, 이 두 가지 면을 한 몸에 지니고 있다는 설정이 요체다. 그 덕에 서사가 풍부해질 수 있었다.
CA1302. 알프레드 히치콕, 〈로프〉(1948)
한 쇼트로 영화 전체를 찍어내려는 실험의 도전성을 카메라 워크와 시나리오가 보증한다.
CA1303. 알프레드 히치콕, 〈마니〉(1964)
창녀인 어머니가 해군 병사를 끌어들이자, 딸인 소녀 마니(티피 헤드런)는 그를 살해한다. 어린 소녀도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건장한 병사를 끝장낼 수 있다는 통찰! 당연히 이때의 극한 기억은 그녀의 온 생애를 좌우한다. 그러니 그 트라우마의 치유가 수월할 턱이 없다. 하지만 영화를 통틀어 마니가 도벽에 빠진 원인이 설명되지 않고 있는 것은 감독의 실수일까. 그리고 왜 하필 도벽일까.
CA1304. 셈 페킨파, 〈가르시아〉(1974)
장르영화의 관습을 비트는 데 온 힘을 다 기울이면 어떤 결말에 이르게 될까, 하는 의문 또는 질문을 마지막까지 과도하게 밀어붙이며 실험해 본 영화. 그 탓에 결말이 지극히 상투적이고 상식적인데도 몹시 생소하게 느껴진다. 기대가 배반당하는 쾌감이 바로 이런 것이다.
CA1305. 박철수, 〈301, 302(삼공일 삼공이)〉(1995)
먹기와 요리하기의 길항. 거부하기와 먹이기의 충돌. 하지만 형사 김추련은 왜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한 채 서사 밖으로 사라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