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뱀사골 단풍에 젖어

by 헤비스톤


가지들이 랑빨강 펜으로 편지를 쓰고 있다

한 줄 한 줄 마음을 담아

하늘에 닿을 만큼 깊어진 색으로


지나가던 바람은 어깨너머

색깔 속에 감춰진 사연을

땅에게 그 이야기를 한다


계곡에 펼쳐진 편지지

추억이 주렁주렁

가까이 다가가니

얼굴 붉히며 고개 숙


땅에게 들킨 빨강 사연은

바람 타고 멀리 달아

노랑 친구에게 리친다


내년 봄에 다시 만나!






2024.10.31

지리산 뱀사골 계곡과 와운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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