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상 84

첫사랑

by 헤비스톤

음악 감상실

클래식 기타 선율 사이

“수첩, 떨어졌어요”

그녀의 한마디에

사월의 캠퍼스가 살짝 흔들렸다


도서관 자리 잡아주기와

계곡 발 담그기 사이

그녀의 아르페지오가 흘렀고


오월의 미소가 스카프 되어

구름 위를 투명하게 덮은 날

손 한번 잡아보려고

조심스레 그녀의 눈빛만 바라보았다


미리내 계곡에서 마주 앉아

오선지에 그려보는 단어들은

나 잡아봐라 깔깔거렸는데


금세 낙엽이 떨어졌고

나는 군 입대 통지서 받았지

내가 웃으며 말했다

"기다려 줄래?"

그녀도 웃으며 말했다

“나, 지금 학과 선배랑…”

그 뒤는 들리지 않았다

심장이 먼저 무너졌기에


찢어진 마음은 '님이여'를 울부짖으며

연병장을 뛰고 또 뛰었다

그렇게

긴 그리움의 시간은 흘러갔고



제대 다음 날, 어떤 힘이 내 몸

그 계곡 벤치로 끌었다

지나가는 바람 붙

함께 그렸던 악보를 더듬고 있었는데


어떤 느낌이 스치는 순간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님이여 (조용필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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