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음악 감상실
클래식 기타 선율 사이
“수첩, 떨어졌어요”
그녀의 한마디에
사월의 캠퍼스가 살짝 흔들렸다
도서관 자리 잡아주기와
계곡 발 담그기 사이로
그녀의 아르페지오가 흘렀고
오월의 미소가 스카프 되어
구름 위를 투명하게 덮은 날
손 한번 잡아보려고
조심스레 그녀의 눈빛만 바라보았다
미리내 계곡에서 마주 앉아
오선지에 그려보는 단어들은
나 잡아봐라 깔깔거렸는데
금세 낙엽이 떨어졌고
나는 군 입대 통지서 받았지
내가 웃으며 말했다
"기다려 줄래?"
그녀도 웃으며 말했다
“나, 지금 학과 선배랑…”
그 뒤는 들리지 않았다
심장이 먼저 무너졌기에
찢어진 마음은 '님이여'를 울부짖으며
연병장을 뛰고 또 뛰었다
그렇게
긴 그리움의 시간은 흘러갔고
제대 다음 날, 어떤 힘이 내 몸을
그 계곡 벤치로 이끌었다
지나가는 바람 붙들고
함께 그렸던 악보를 더듬고 있었는데
어떤 느낌이 스치는 순간
뒤를 돌아보니
그녀가 걸어오고 있었다
가슴이 뛰기 시작했다
우리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님이여 (조용필 노래)